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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인문학’ 한 강좌 들어보실래요?…‘우리술 박사’가 쓴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

김희중 에디터 조회수  

평소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말에 “술은 잘 못 마시는데 술자리는 좋아해”라고 답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술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웃고, 떠들며 일상을 나누는 활기찬 술자리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유형인데요.

술자리에서는 어떤 이야기든 훌륭한 안주가 됩니다. 기쁜 일, 슬픈 일, 즐거운 일 등 많은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되는데요.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좋지만, 오늘만큼은 우리가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것 어떨까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술자리 ‘인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술자리보다 재미있는우리 술 이야기》는 우리 술 전문가 이대형 박사가 전통주에 대한 바른 정보와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더농부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 (시대의창)는 우리 술의 시대별 역사와 문화를 담은 책입니다. 책을 쓴 이대형 박사는 ‘전통주 행사 #프로참석러’로 통하는 우리 술 전문가입니다. 대학생 시절, 막걸리가 항아리에서 발효되는 소리에 매료돼 술 연구원을 꿈꾸기 시작한 그는 양조 회사를 거쳐 지금까지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개발하는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는 다섯 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 장에서는 ‘우리 조상도 외국 술을 마셔 보았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며 우리 술이 다양하게 변화해온 역사를 짚어봅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조선시대 한양에 술집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살펴보며 조선인의 술 문화를 들여다봅니다. 세 번째 장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 우리 술의 변천사와 금주령에 따른 우리 술 암흑기를 담고 있습니다. 4장과 5장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우리 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마구 뿜어냅니다.

왕실 궁중 연회에 오른

서양식 요리와 포도주

<조일통상장정 체결 기념 연회도> (1883, 숭실대학교 부설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는 와인이 왕실의 궁중 연회에 올랐음을 엿볼 수 있다. ⓒ더농부

식탁 중앙에는 꽃을 꽂은 화병이 놓여 있고, 여섯 접시의 조선 전통 고임 음식이 배치되었다. 서양식 접시와 포크, 나이프, 스푼 그리고 포도주 잔을 비롯한 몇 개의 술잔과 물컵이 놓여 있다. (중략) 작은 그릇에 각설탕이 담긴 것은 아마 식사 후에 나오는 커피에 넣어 마시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서양의 코스 요리를 즐기거나 와인을 마시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1883년 당시 일반적으로 백성들이 와인을 즐겨 마시진 않았겠지만, 최소한 왕실의 궁중 연회나 주요 외국인 참여 연회에서는 사용됐다는 사실에 놀라는데요. 이를 계기로 조상들이 마신 우리 술 외에도 외국에서 들어온 다양한 술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술의 역사에 대해서도 한 겹 두 겹 이야기를 펼쳐 갑니다. 해외 무역은커녕 국내에서조차 물류 이동이 원활치 않던 시대에 언제부터, 어떤 경로로 외국 술이 들어오게 됐으며, 어떻게 알려지고 널리 퍼져나갔는지, 그리고 백성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증을 풀어나갑니다.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 특징은?

한국은 한상 차림의 식문화

한식은 한상 차림으로 모든 음식이 동시에 차려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음식을 먹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다. 첫 번째 이유는 살아가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중략) 음식 맛을 향상 시키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울리는 음료(술)를 찾거나 때로는새로운 음료를 만든다. 반대로 새로운 음료를 만들게 되면 그 음료와 어울리는 음식을 찾거나 만들면서 보완한다.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음식과 술은 같이 발전해 왔다.

저자는 음식이 발달하는 만큼 음식에 곁들이는 음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면서 음식과 술은 상화보완적 발전을 이어왔다고 말합니다. 외국에서도 술과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마리아주인데요. 마리아주는 마실 것과 음식의 조화가 좋은 것을 의미합니다. 마리아주 대신 페어링(pair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리아주이던 페어링이던 두 단어 모두 ‘음식과 술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으며, 둘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와인이 성공한 바탕에는 ‘프랑스 요리에 어울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요. 사케 역시 일식(특히 스시) 문화와 함께 해외로 전파됐습니다. 우리 술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대표 음식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식탁 위에 한 가지 이상이 차려진 모습이 연상됩니다. 한식과 전통주의 페어링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한상차림 문화 때문입니다.

서양식은 시간 간격을 두고 순서에 따라 음식이 나오는 반면 한식은 한창 차림으로 모든 음식이 동시에 나오는데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는 이를 ‘시계열형’과 ‘공간전개형’으로 규정하고 술과의 조화를 설명했습니다. 시계열형은 정해진 순서대로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는 술을 차례로 페어링할 수 있지만, 공간전개형 상차림에서는 전채요리부터 메인, 디저트까지 모든 음식에 맞는 술 한 종을 페어링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식사 문화도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먹는 한상 문화에서 벗어나 메인 메뉴 한 가지에 반찬 가지 수는 줄인 형태로 변하고 있는데요. 외국의 코스 요리 형태인 시계열형으로 술과 음식을 제공하는 한식당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식문화가 시대에 맞게 새롭게 변화하면서 한식과 전통주의 페어링도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술잔 모양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와인은 잔의 모양에 따라 산도, 타닌, 향 등이 다르게 느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오늘은 어떤 술집에 가서 어떤 술을 마실까? 또 안주는 무엇으로 고를까? (중략) 우리 일상에서 술과 잔의 매칭은 고정되어 있다. 잔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소주는 작은 소주잔에 맥주는 맥주잔에 와인은 와인 잔에 마시게 되고 서빙 역시 그렇게 하게 된다.

잔은 술을 마실 때 쓰이는 필수 도구입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과학적 요소를 담은 물건이 잔이라고들 합니다. 어떤 이들은 술의 종류와 잔의 크기가 ‘알코올 도수’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각각의 술마다 한 잔을 마실 때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이 비슷하도록 잔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큰 잔으로는 도수가 낮은 술을, 작은 잔으로는 도수 높은 술을 마시라는 얘기죠. 하지만 단순히 알코올 도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술의 맛과 향에 집중해 보면 다른 해석이 나옵니다. 같은 술이라도 잔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만큼 술잔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저자는 전통주도 잔의 형태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잔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술의 향과 맛이 바뀌고, 그로 인해 술을 마시는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요. 우리 술도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전용 잔을 만들어 볼 때라고 제안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그동안 몰랐던 내용들로 가득해, 마치 새로운 세계를 여행한듯합니다. 우리 술 전문가의 손끝에서 쓰인 책에 걸맞게 역사부터 문화, 그리고 전통주의 현주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알수록 궁금해지고, 볼수록 만들어보고 싶은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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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농부 에디터 김이슬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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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에디터
fv_editor@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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