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차를 마시듯 일상적인 일이라는 뜻의 ‘일상다반사’. 이 단어를 보면 과거엔 차 마시기가 당연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우리에게 차는 어떤 존재일까? 바쁜 하루하루 보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여유로움이 아닐까 싶다. 일상다반사가 옛말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차와 가까워진다면 ‘일상다반사’는 더 이상 옛말이 아니게 된다. 차를 왜 마시는지, 어떤 차가 나에게 맞는지 알아보며 차와 가까워져보자.
취향에 맞는 차를 찾아 일상에서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해보자. ⓒ농촌진흥청
차나무 잎으로 만들면 차!
한자로 차의 의미를 살펴보자. 차(茶)는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 잎을 따는 모습을 나타낸 문자다. 이때 나무는 차나무를 가리킨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차나무는 일반적으로 관목형은 3m 내외, 교목형은 10m 이상 자란다. 예전에는 높이 자란 차나무에 올라가 잎을 땄을 것이라 예상한다.
교목형 차나무는 10m 이상 자란다. ⓒ농촌진흥청
한국은 보리차, 유자차, 생강차 등 식물을 원료로 우려낸 물을 차라고 부른다. 법적으로 차는 차나무 잎 등을 이용해 제조한 것을 말한다.
차의 기원은 중국 신농이 차를 마셔서 차의 효능을 알게 된 전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차나무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문헌을 연구 중이다. ‘삼국사기’에 의한 중국설과 ‘조선불교통사’의 인도설에 의한 자생설 등이 기원으로 알려졌다.
같은 찻잎으로 다른 차가?
가공 방법이 다르기 때문!
녹차, 홍차, 흑차, 백차, 청차 그리고 황차. 같은 찻잎으로 만들었지만 모두 다른 차다. 가공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가공 방법을 달리해 다른 차를 만들었는지, 만들면서 우연히 다른 차가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같은 찻잎이라도 가공 방법에 따라 다른 차가 만들어진다. ⓒ농촌진흥청
가공 방법에 따라 어떻게 다른 차가 만들어질까? 찻잎 가공에 가장 중요한 과정은 살청이다. 살청은 찻잎에 열을 가해 이뤄진다. 열을 가하면 찻잎의 산화효소는 비활성 된다. 즉, 산화효소를 비활성화하는 것을 살청이라고 부른다. 산화효소는 산소와 반응하는 효소 중 하나다. 찻잎 속의 산화효소는 잎의 산화를 촉진시켜 맛과 향 등 차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살청을 했는지, 미생물 반응으로 찻잎을 발효했는지에 따라 차 종류가 달라진다. ⓒ농촌진흥청
녹차는 살청으로 산화효소를 비활성화 한 차다. 홍차, 백차, 청차, 황차는 산화효소를 활성화 한 차다. 흑차는 미생물 반응으로 찻잎을 발효한 차다
차 마시게 된 이유?
효능과 모임 때문
차를 마시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차의 효능을 알았기 때문이다. 차의 기원과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차는 유용한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차가 인체에 좋은 효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차의 대표 성분은 카테킨, 테아닌, 카페인이다. 이런 성분 때문에 차는 항산화 작용, 항암효과가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 상승도 억제한다.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두 번째는 차를 통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모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차 문화, 영국의 홍차 문화를 보면 차는 상류층의 사교를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 이 문화는 점차 일상에 스며들었고, 차가 널리 퍼졌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혹은 타인과의 교류를 위해 차를 마셨다. ⓒ농촌진흥청
내가 원하는 차를 찾아보자!
①가장 익숙한 녹차
녹차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 차 문화권에서는 익숙한 차다. 그래서 흔히 차를 생각하면 녹차를 먼저 떠올린다. 녹차는 살청 과정으로 산화효소 활성을 억제한 차다. 찻잎의 풋풋한 맛과 향이 살아있다.
동양에서 가장 익숙한 차는 녹차다. ⓒ농촌진흥청
가루로 분쇄한 가루녹차를 쉽게 볼 수 있다. 가루녹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루녹차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보자. 봄에 찻잎을 따 차를 만들면 첫물차라고 부른다. 첫물차는 2∼3주간 빛을 차단해 재배하고, 증기로 살청해 멧돌 방식으로 분쇄해 만든다. 품질 좋은 가루녹차는 라테나 베이커리에 많이 활용한다. 평범한 녹차가 지겹다면 진한 가루녹차의 맛에 도전해 보자.
내가 원하는 차를 찾아보자!
②꽃향·과일향이 풍부한 홍차
홍차는 서양에 자리 잡은 차다. 홍차는 주로 중국, 스리랑카, 케냐,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해 다른 나라로 수출된다.
서향에서 가장 익숙한 차는 홍차다. ⓒ농촌진흥청
홍차가 탄생하게 된 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다양한 설의 공통점은 홍차가 찻잎을 산화해 만든 차라는 것이다. 홍차의 산화도는 100%에 가깝다. 홍차를 ‘완전산화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화가 잘 된 차는 떫은맛이 없다. 우린 물은 투명하고, 색은 짙은 주황빛을 띤다. 카테킨을 포함한 폴리페놀 성분은 산화효소에 의해 구조가 변한다. 구조가 변하면 꽃향이나 과일향이 풍부해진다. 홍차는 찻잎을 산화했기 때문에 향이 풍부하다.
홍차 고유의 향과 맛을 그대로 즐기는 것은 매력적이다. 진하게 우린 홍차를 우유와 향신료 등을 첨가해 밀크티로 즐길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차를 찾아보자!
③맛과 향이 강한 흑차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보이차를 마셔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이차는 흑차 종류 중 하나다. 흑차는 미생물 반응으로 찻잎을 발효시키기 때문에 만드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흑차를 통해 세월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맛과 향이 세지만 마실 때 부드러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미생물 반응으로 찻잎을 발효한 흑차는 맛과 향이 강하다. ⓒ농촌진흥청
흑차에는 청태전도 있다. 청태전은 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고유 야생 수제 전통차다. 전남 장흥군에서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중국과 일본의 흑차와 한국 청태전의 미생물을 군집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청태전의 독창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냈다.
내가 원하는 차를 찾아보자!
④조금씩 다른 맛과 향, 청차·백차·황차
차는 산화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백차와 황차는 약하게 산화한 차라서 녹차와 맛과 향이 비슷하다.
우롱차는 청차의 종류 중 하나다. ⓒ농촌진흥청
청차는 만드는 지역 또는 품종에 따라 산화 정도가 다양하다. 같은 종류의 차인지 모를 정도다. 대표적으로 우롱차나 철관음이 많이 알려졌다. 대홍포, 단총, 그리고 암차 등 다른 종류의 청차를 마셔보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차가 처음이라면?
블렌딩차나 티백으로!
처음부터 맛과 향이 센 차를 마시면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차를 많이 마시기 어렵기도 하다. 차에 처음 입문한다면 대중적인 맛을 내는 블렌딩차나 먹기 간편한 티백 형태를 추천한다.
블렌딩차는 무난하게 마시기 좋아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농촌진흥청
블렌딩차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차다. 한 가지 재료로 만든 차의 부족한 2%를 채워줄 수도 있고, 맛과 향의 시너지 효과를 주기도 한다. 녹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쌉싸름한 맛을 즐긴다. 그러나 기호에 따라서는 녹차의 쌉싸름한 맛을 단점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블렌딩차는 녹차의 쌉싸름한 맛을 없애준다. 홍차처럼 풍부한 향을 낼 수도 있다. 녹차가 어렵다면 블렌딩차로 색다른 맛을 즐겨보자.
티백형태는 차를 우리기 간편하다. ⓒ농촌진흥청
차를 일상에서 가볍게 즐기려면 티백 형태가 가장 편리하다. 녹차와 홍차, 블렌딩차는 티백으로도 많이 판매되기 때문에 구매하기 쉽다.
글=이소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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