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깨질 듯한 숙취, 뭘 먹어야 깰까?

김희중 에디터 2023.09.26 조회수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프고 속은 울렁거립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이라면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이죠. 술을 과하게 마실수록, 그만큼 더 괴로운 숙취가 찾아올 겁니다. 숙취는 왜 찾아오는 걸까요?

음주 후 숙취는 왜 생길까?

알코올이 몸에 미치는 영향

술을 많이 마신 뒤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설사, 복통, 두통, 근육통 등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음식물이 장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위와 대장의 점막을 손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음한 다음 날 우리는 복통에 시달리기도 하지요.

두통이나 근육통이 찾아오는 원인은 알코올이 몸에서 분해되면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입니다. 이 물질은 독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아직 분해되지 못한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쌓이면서 숙취, 구토, 두통 등을 유발합니다.

독성 물질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 구토, 두통 등을 유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의약품도 건강기능식품도 아닌 일반식품

숙취해소제는 숙취 해소에 효과 있을까?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숙취해소제를 찾곤 합니다. 숙취 해소제가 숙취에 정말 도움이 될까요? 술 마신 다음 날은 유독 목이 마르고 당이 부족한데요. 설탕 함량이 높은 숙취해소제가 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는 간 손상을 막거나 알코올을 해독해주는 등 숙취 해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숙취해소제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합니다. 의약품처럼 임상을 토대로 안정성과 효과 등을 인증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죠. 반대로 숙취해소제를 먹고 숙취에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의 경험담도 있습니다. 숙취해소제 효과의 사실 여부를 놓고 더욱 궁금증만 커지는 상황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숙취해소제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식품의약안전처는 2024년까지 숙취해소제 제조·판매자들이 제품이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숙취 해소’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숙취해소제 제조 업체들은 해당 식품이 특정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인체적용 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만큼 엄격한 기준을 거치는 것은 아니지만 숙취 해소 효과를 검증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1월 1일 이후, 숙취해소제가 정말 숙취에 효과가 있는지 알게 되겠네요.

숙취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음식으로 속을 달래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음식으로 해장하시나요? 꿀물, 콩나물국, 짬뽕, 라면 등을 많이 떠올리실 겁니다. 울렁거리는 속을 매콤하고 얼큰한 국물로 해결하고 싶어질 때도 있죠. 그러나 그동안 얼큰한 국물로 해장해 오셨다면 당장 멈추는 게 좋습니다! 매운 음식은 전날 과음으로 자극받은 위장에 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숙취에 좋은 음식을 살펴봤습니다.

숙취에 도움 되는 음식

얼큰한 것 말고 ‘이것’

배는 수분 함량이 많아 심한 갈증을 느끼는 술 마신 다음날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게티이미지뱅크

호주에서 주목받는 한국 배

배는 숙취 해소에 좋은 과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죠.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한 ‘갈아만든 배’는 숙취 해소에 좋다고 입소문을 타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배는 수분 함량이 많아 심한 갈증을 느끼는 술 마신 다음날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한국 배로 만든 숙취해소 음료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관(CSIRO)은 한국산 배가 서양 배보다 숙취 효능이 더 우수하다며, 한국 배에는 알코올 대사 핵심 요소인 ‘ADH(항이뇨호르몬)’, ‘ALDH(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풍부해 알코올 흡수를 없애거나 억제하는 것에 탁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스파라거스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2. 숙취에 좋다는 콩나물보다 훨씬 더 좋은 아스파라거스

콩나물이 해장에 좋은 음식으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콩나물에 풍부하게 함유된 ‘아스파라긴산’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간 기능의 회복을 돕죠. 이 성분의 이름이 아스파라거스와 비슷하지 않나요? 아스파라거스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입니다.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도 풍부하게 들어있지만, 아스파라거스에는 콩나물에 함유된 것보다 10배 이상 들어있습니다. 아스파라거스가 숙취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느껴지시나요? 또 각종 비타민과 사포닌 성분도 풍부해서 술 마신 다음 날 피로를 회복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스파라거스는 과일과 함께 믹서에 갈아 먹거나 물에 30초 데친 후 섭취하면 됩니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이뤄져 갈증 해소에 탁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3. 갈증을 해결하려면 오이

술 마신 다음 날 유독 목이 말라 새벽에 일찍 깨는 경우가 있습니다. 칼칼하게 말라버린 목에 물을 왕창 들이붓곤 하죠. 이럴 땐 물보다 갈증 해소에 탁월한 오이를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몸속 알코올 성분뿐만 아니라 나트륨과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주죠.

음주 후 물을 마셨을 때보다 토마토주스를 마셨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약 30%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4.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토마토

토마토는 서양에서도 숙취 해소로 잘 찾는 채소입니다. 주로 토마토를 갈아 주스로 마시죠. 2012년 일본 맥주업체인 ‘아사히그룹홀딩스’와 음료업체 ‘가코메’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 후 물을 마셨을 때보다 토마토주스를 마셨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약 30%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에서는 토마토가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를 활성화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외국의 숙취 해소 음식

‘느끼함’이 큰 특징?

미국 CNN 방송의 여행 전문 사이트 ‘CNN 트래블’에서는 세계의 숙취 해소 음식과 음료를 소개했습니다. 다른 나라는 숙취를 어떤 음식으로 해결하고 있을까요?

독일 베를린은 소시지에 커리 케첩과 파우더를 뿌려 먹는 것으로 해장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독일은 소시지로 유명한 나라답게 해장도 소시지로 합니다. 베를린에서 흔한 길거리 간식인 ‘커리부어스트’를 먹습니다. 튀긴 돼지고기 소시지에 매콤한 커리 케첩과 커리 파우더를 뿌린 간식인데요. 여기에 감자튀김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감자튀김에 치즈커드와 그레이비소스를 올려 먹는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캐나다는 기름진 음식으로 속을 달래는 편입니다. 얼큰한 국물부터 찾는 한국과 정말 상반되는데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감자튀김에 우유를 응고시켜 만든 간식인 ‘치즈커드’와 고기 육즙으로 만든 ‘그레이비소스’를 올려 먹습니다. 미국에서는 잉글리시 머핀에 계란프라이, 치즈, 베이컨, 버터를 올린 뒤 소금과 후추를 뿌린 샌드위치를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