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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시장이 되다’ 프로젝트로 ‘핫플’ 된 예산시장의 낮과 밤

김희중 에디터 조회수  

2023년 1월 21일 설 연휴 첫날, 명절을 쇠러 조부모님이 계시는 충청남도 예산군에 방문했다가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산시장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북적이는 ‘핫플’로 변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2021년, 2022년에 국밥을 먹으러 종종 들렀던 예산시장은 해가 지면 장도 접고 저녁엔 썰렁한 바람만 불었습니다. 전형적인 시골 시장이었죠. 그랬던 예산시장이 깜깜한 밤에도 문을 연다니, 게다가 사람으로 북적인다니! 눈으로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어 차례상에 올릴 우럭포를 사겠다는 핑계로 밤 8시에 예산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예산군은 2016년에 예산 출신 유명 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2017년에 백종원 거리를 만들었다. ©더농부

예산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예산시장 앞 백종원 거리에 주차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차가 꽤 많습니다. 시간은 저녁 8시. 원래라면 문을 연 가게도 찾기 힘들 시간인데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환합니다.

‘핫플’ 된 예산 시장 인기

불판 위 고기만큼 뜨겁다

두 눈으로 확인한 예산 시장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방문객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장옥’이라는 공간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장옥을 꽉 채운 테이블마다 피어오르는 연기가 지금 이곳이 얼마나 ‘핫’한지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예산시장 안에는 정육점에서 구입한 고기를 바로 구워먹을 수 있는 광장이 있다. ©더농부

예산시장이 이렇게 ‘핫플’로 떠오른 이유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와 예산군이 함께 진행하는 ‘백종원 시장이 되다’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아, 여기서 말하는 시장은 지역단체장을 가리키는 시장(市長)이 아니라 채소도 팔고 고기도 파는 그 시장(市場)입니다. 백종원 대표의 사업 노하우를 발휘해 예산시장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입니다.

백종원 대표와 예산군이 손을 잡은 건 예산 시장 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한 2017년부터였습니다. 2018년 예산군과 더본코리아의 상호 협약으로 본격적인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죠.

6년 동안 정성을 들인 프로젝트.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바쁜 요식업계 스타 백종원 대표는 왜 이렇게 오랜 기간 공을 들였을까요?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음식을 주제로 고향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어’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산시장 앞마당에서 예산군 특산물 사과를 팔고있다. ©더농부

프로젝트 내용은 예산 시장 인테리어 개선과 먹거리 개발이 중심입니다. 예산군은 지역 농·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로 관광객에게 예산만의 맛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고 2023년 1월 5일 보도했습니다. 예산군에 직접 와야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산 특산물 다 이리 와봐유!

관광객 사로 잡을 백종원 표 메뉴

창업 지원을 받은 가게 다섯 곳 △금오바베큐 △신광정육점 △선봉국수 △시장닭볶음 △불판빌려주는 집이 2023년 1월 9일 문을 열면서 ‘백종원 시장이 되다’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금오바베큐의 주메뉴는 닭구이 하나다. ©더농부

금오바베큐는 예산에 있는 ‘금오산’의 이름을 딴 닭 바비큐를 팝니다. 예산 대표 명물인 예산 사과를 넣은 소스로 ‘겉바속촉’ 바비큐에 새콤달콤한 풍미를 입힙니다. 백종원 대표는 닭이 구워지는 모습을 볼거리로 제공하기 위해 직접 그릴을 제작하는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예산의 유명한 먹거리 또 하나는 수제 국수입니다. 예산시장에 가면 초입부터 국수를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습니다. 시장 안에서도 국수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 싼값으로 속을 든든히 채워주던 국수는 예산 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예산시장 안팎에서 국수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농부

선봉 국수는 이런 예산국수의 이름을 잇는 국수 맛집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시간 볶고 우려내 멸치 비린내는 날리고 고소한 맛은 끌어올린 멸치국수도 있지만 예산 특산물 쪽파를 활용한 파기름 국수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예산 쪽파는 2020년 기준 전국 쪽파 생산량 10%를 차지하는 특산물입니다. 넉넉한 물량이 뒷받침되니 파를 많이 넣어야 하는 파기름 국수를 재료 걱정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신선함은 덤입니다.

선봉국수는 관광객이 후식으로 다른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만든다. ©더농부

시장닭볶음의 주메뉴는 ‘단짠’ 소스가 입에 착 감기는 닭볶음입니다. 이 닭볶음에 매콤함을 더해주는 포인트는 예산 특산물 꽈리고추입니다. 꽈리고추는 1960년대 말에 일본에서 전해진 품종인데요, 예산은 유기질 비료를 많이 사용해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꽈리고추를 재배하기 좋은 환경이죠.

시장 닭볶음은 상황에 따라 가게 밖 좌석도 운영한다. ©더농부

떡으로 만드는 고기만두

2000원에 담긴 신념

기존에 있던 가게도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예터칼국수 △시장중국집 △또복이네 △대흥상회 △고려떡집 총 다섯 곳이 식사 메뉴나 간식 메뉴 레시피를 하나씩 지원받아 판매 중입니다.

이 중에서 유미숙 고려 떡집 대표(72)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고려 떡집의 새 메뉴는 고기만두처럼 고기소가 들어간 백설기입니다. 메뉴 이름은 ‘고기 떡’이죠. 물론 예산 쌀로 만듭니다.

고려 떡집 앞에 고기 떡 홍보 문구가 붙어있다. ©더농부

백종원 시장이 되다 프로젝트 2주 동안 고려 떡집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냥 동네 떡집이었던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고기 떡을 한 번에 6~7개씩 사 갔습니다. 아쉽게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해 한 사람당 고기 떡을 3개만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만들게 됐죠.

유 대표는 백종원 대표와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손님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저렴한 값에 팔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2000원이라는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더 맛있고 예쁜 고기 떡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재료, 피 두께, 떡 틀 등을 바꿔가며 지금도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고기 떡은 오전과 오후를 나눠 준비된 재료가 소진될 때까지 판매한다. ©더농부

손님을 위한 약속은 고수하면서도 프로젝트를 통해 받은 레시피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은 떡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야외 분위기와 실내의 편안함 공존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칠 수는 없쥬!

다음날 1월 22일 점심, 낮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 오후 2시에 예산시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입구부터 어제보다 훨씬 늘어난 인파가 느껴집니다. 전날 밤에는 없었던 줄이 가게마다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825㎡(약 250평) 규모 장옥마저도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고기와 쌈 채소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 서 있다. ©더농부

예산시장 가장 안 쪽에 위치한 장옥은 야외인 듯 야외 아닌 분위기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고기는 신광정육점에서, 쌈 채소를 비롯한 상차림은 불판빌려주는집에서 사오면 됩니다. 예산시장의 하이라이트인 이곳에서는 도래창, 토시살 등 일반 정육점, 고깃집에서 보기 힘든 특수 부위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하루 200그릇이 800그릇으로

고생도 잊게 만드는 행복한 변화

활기를 찾은 예산시장 모습을 보며 기쁜 마음으로 인파를 헤치고 시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산시장 앞 백종원 국밥·국수 거리에서 예산시장 상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홍신 예당 한우 소고기국밥 대표(67)를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예산 명물인 국밥과 국수를 묶어 백종원 거리를 만들었다. ©더농부

김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도 예산시장 인기와 함께 손님이 늘었습니다. 주말에 하루 200~300그릇씩 팔리던 국밥이 이제는 많으면 800그릇까지 팔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장 전체가 활기를 띠고 사람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 상인 분들도 프로젝트를 무척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든든한 백종원 대표가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습니다.

백종원 대표 입간판 뒤로 김홍신 대표의 소고기국밥 가게가 보인다. ©더농부

상인회 간부로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었는지 묻는 말에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안 한다’는 말처럼 지나고 나니 힘들었던 기억은 잊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저 지금 프로젝트가 잘 돼 가고 있는 상황이 만족스러워 현재를 즐기고자 한다는 김 대표의 표정에 정말 행복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예산 꽈리고추>

예산군, <예산군, 그동안 침체된 예산시장 드디어 전국의 제일 ‘핫’한 시장으로 본격 오픈!>

한경라이프, <백종원, 요즘 뭐하나 했더니…고향 '예산시장'서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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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에디터
fv_editor@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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