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느타리버섯 품종이 사용료를 받는 조건으로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버섯 품종이 사용료를 받고 외국에서 재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느타리버섯은 ‘솔타리’와 ‘세나’입니다.
농진청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한빛머쉬텍(HanViet Mushtech)과 전용 실시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빛머쉬텍은 베트남에서 영지버섯, 목이버섯 등을 재배·판매하는 기업입니다. 전용 실시권 계약을 맺으면 해당 국가 내에서는 계약 업체만 독점적으로 품종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품종의 무단 증식과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계약이죠. 솔타리와 세나는 베트남에선 한빛머쉬텍만 생산·판매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한빛머쉬텍은 한국 느타리를 생산해 유통할 예정입니다. ⓒ농촌진흥청
농진청은 베트남에 국외 품종보호출원을 마쳤습니다. 품종보호제도는 다른 사람이 품종을 복제할 수 없도록 개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품종을 개발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요, 어렵게 개발한 품종을 사용료 없이 재배한다면 개발자는 개발비용을 회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품종보호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한빛머쉬텍은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 느타리버섯 생산 설비를 갖췄습니다. 2023년 2월부터 한국 느타리 품종인 솔타리와 세나를 생산해 베트남에 유통할 예정입니다.
강현민 한빛머쉬텍 대표는 “한국 느타리버섯은 시장에서 호응이 좋아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시장성을 충분히 확인한 만큼 한국 느타리버섯을 베트남에서 계속 재배·판매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장갑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우리가 개발한 버섯 품종이 사용료를 받고 국외로 기술이전하는 첫 사례여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도 수출시장 수요에 맞춘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 한국 품종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외국 느타리 품종 대체용 ‘솔타리’
수출 겨냥해 개발한 느타리 ‘세나’
솔타리와 세나는 모두 농진청이 개발한 느타리버섯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종자를 키우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죠. 농진청은 버섯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1990년부터 국산 품종 개발에 나섰습니다. 솔타리는 한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던 외국 느타리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2015년에 개발됐습니다.
솔타리의 갓은 진한 흑갈색이며 얕은 깔때기 모양입니다. 대는 깨끗한 백색이며 두껍고 조직이 단단합니다. 육질이 부드럽고 탄탄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습니다. 품질이 우수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유통됩니다.
솔타리는 국산 품종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품종입니다. ⓒ농촌진흥청
세나는 2019년에 개발됐습니다. 수출시장을 겨냥해 만든 품종이죠. 일반적인 느타리는 갓이 회색빛인데 세나는 흰색을 띱니다. 색깔에 초점을 맞춰 육성한 품종으로 흰색 버섯을 선호하는 유럽이나 미국, 베트남에 수출하기 적합합니다. 버섯이 흰색이라 어떤 요리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 음식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나는 얕은 깔때기 모양의 갓과 곧고 긴 대를 가졌습니다. 식감은 아삭합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맛 평가에서 씹는 맛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세나를 시범 재배했던 농부는 “세나 식감은 다른 느타리보다 쫄깃해 앞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세나는 수출을 위해 개발한 품종으로 갓이 흰색입니다. ⓒ농촌진흥청
느타리버섯 국내 버섯 생산비중 31.2% 차지
수출 비중은 3.2% 그쳐 수출 시장 공략 절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버섯류 수출 확대를 위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버섯 생산량은 15만839톤입니다. 품목별 비중은 새송이버섯(33.1%), 느타리버섯(31.2%), 팽이버섯(17.9%) 순입니다. 버섯 수출액은 4451만5000달러, 한화로 약 580억4800만원입니다. 주요 수출 버섯은 새송이버섯이 59.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그다음은 팽이버섯(32.4%)입니다.
느타리버섯은 국내 버섯 생산량의 31.2%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입니다. 국산 품종 보급률은 2020년 기준 85.9%나 되죠. 그러나 수출 비중은 2021년 기준 3.2%에 불과해 수출시장 공략이 필요했습니다.
정부는 느타리버섯을 수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솔타리와 세나가 베트남에 가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땀과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봅시다.
베트남에서 시험 재배된 솔타리
현지품종보다 2.5배 높게 팔려
농진청은 솔타리의 베트남 진출을 위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협력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현지 적응성을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온도가 높은 동남아 지역에서 국산 느타리 품종이 잘 자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농촌진흥청은 베트남에 솔타리를 수출하기 위해 시범 재배로 적응성을 평가했습니다. ⓒ농촌진흥청
베트남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업체가 봉지에 배양된 배지 형태의 솔타리 2000봉지를 키웠습니다. 봉지 재배는 톱밥을 넣은 비닐봉지에서 버섯을 키우는 것입니다.
적응성 평가에서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 중인 기존 느타리와 현지에서 생산한 솔타리를 비교했습니다. 두 버섯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갓과 대 가운데 어느 부분의 품질이 더 좋은지 확인했습니다.
이후 농진청은 2021년부터 2년 동안 느타리 완성형 배지를 베트남에 시범 수출했습니다. 완성형 배지는 톱밥이나 짚에 버섯 종균을 접종한 것으로, 온도·습도·빛 등 재배 조건만 맞춰주면 버섯이 자랍니다. 시범 수출한 배지로 베트남에서 기른 솔타리는 현지 품종보다 2.5배 높은 1㎏당 7만5000동(VND)에 팔렸습니다.
외국 소비자는 어떤 버섯 좋아하나
흰색 선호하는 베트남엔 세나가 딱!
농진청은 2021년 우리 버섯의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수출에 알맞은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버섯 선호도를 조사했습니다.
선호도 조사는 미국, 호주, 일본, 베트남 4개 나라 각 400명(총 16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11월 한 달 동안 진행했습니다. 설문 참여자는 각 나라에 거주하며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20∼50대(세대별 100명) 여성입니다.
한국산 버섯 구매 경험은 베트남이 가장 많았습니다. ⓒ농촌진흥청
조사 품목은 수출 주력 품종이거나 수출을 추진할 예정인 느타리, 큰느타리(새송이), 팽이, 양송이, 표고, 느티만가닥버섯이었습니다. 조사 내용은 한국산 버섯 선호도, 일반 버섯 선호도, 품목별 버섯 선택 기준이었습니다.
버섯을 선택하는 기준은 품목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주로 맛과 품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느타리버섯은 맛과 식감이 좋은 것을 선택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호주·베트남은 갓 색이 흰색인 느타리버섯을 선호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자녀를 둔 가정에서 흰색 느타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농진청은 수출용으로 흰색 느타리버섯 세나를 개발했었죠. 세나는 베트남 소비자 선호에 적합한 품종입니다.
앞으로 느타리버섯 수출 늘리려면?
저장성 높여주는 재배기술 개발
농진청은 2021년 11월 29일 느타리버섯 수출 맞춤형 재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버섯은 주로 배로 수출하는데요, 운송 기간이 3-4주로 길어 상품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느타리버섯은 수출에 적합한 재배 지침도 없었죠. 이에 농진청은 저장성을 높일 수 있는 느타리버섯 재배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수출 맞춤형 재배 기술 적용 전(왼쪽)과 적용 후(오른쪽) 느타리버섯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기존 느타리버섯 재배에 사용하는 배지와 영양원은 같으면서 저장성을 높일 수 있는 배지 조성 비율을 확립했습니다. 재배 온도와 습도 조건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30일이었던 버섯 저장 기간이 40일로 10일 연장됐습니다. 저장 기간이 늘어나자 버섯에서 나는 냄새가 줄었습니다.
느타리버섯을 재배·수출하는 농민은 “다른 버섯보다 저장성이 떨어지는 느타리버섯의 단점을 보완하는 재배기술이 보급돼 수출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장갑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돼 느타리버섯 수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수출 맞춤형 품종 육성과 재배 기술 연구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더농부 인턴 송정민
제작총괄: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농촌진흥청, <느타리버섯 우리 품종 사용료 받고 베트남 진출>
농촌진흥청, <수출용으로 딱 좋은 ‘국산 버섯 2품종’ 개발>
농촌진흥청, <느타리버섯’ 수출 맞춤형 재배 기술 개발>
농촌진흥청, <국산 느타리, 베트남 시험 재배로 현지 시장 공략>
농촌진흥청, <버섯 수출 확대 위한 해외 소비자 선호도 분석>
농촌진흥청, <재배 쉬운 우리 품종 느타리 ‘솔타리’ 나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버섯류 수출확대를 위한 시장조사>
한국농정신문, <보급률 ‘50%’ 국산버섯품종은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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