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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삼선, 유니, 사천, 마라, 쟁반…다양한 짜장면, 그 차이 알려드립니다!

김희중 에디터 조회수  

입학식. 졸업식, 이삿날….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짜장면!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국민이 아는 음식이죠. 하지만 막상 일반 짜장과 간짜장이 뭐가 다르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일반 짜장보다 1000원씩이나 더 비싼 걸 보면 뭔가 다르긴 다를 텐데 말이죠.

보통 이사하는 날에는 빠르게 먹고 간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짜장면을 선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삼선 짜장, 유니짜장 같은 메뉴도 듣긴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무엇이 다른지 몰라 결국은 항상 먹던 일반 짜장을 시키게 되지 않나요? 여러분의 짜장 세계를 넓혀드리기 위해 더농부가 짜장면 종류를 총정리해드리겠습니다.

간짜장은 정부가 만든 음식?

살길 찾기 위한 작은 반항

간짜장이 무엇인지 알려면 1970년대 한국 정부의 정책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아니, 맛있는 짜장 이야기나 들으러 왔는데 웬 역사 수업이냐고요? 간짜장의 유래를 설명하려면 당시 사회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2022년 물가상승률은 5.1%였다. ©게티이미지뱅크

21세기에도 늘 ‘과자 하나 사 먹기도 무섭다, 물가가 너무 오른다’고 말들 하지만 1960년대와 70년대에 비하면 애교 수준입니다. 당시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자릿수였거든요. 1960년대에는 12.1%, 1970년대에는 13.1%였습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도 10%대 상승률을 보이며 불안정한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을 억지로 묶어 두기 시작했습니다. 국민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짜장면 가격은 ‘가격협정요금’이라는 제도로 눌러 놓았죠. 재료비부터 인건비까지 오르지 않는 게 없는데 짜장면집은 어떻게 살라는 걸까요?

가격협정요금 제도는 1970년대 초반에 시작됐다. 1981년에야 대중 음식값이 자율화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식당 주인들은 고민 끝에 짜장면 이름을 조금 바꿔 규제를 피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짜장면’은 규제 대상이지만 ‘간짜장’은 규제 대상이 아니니까요. 이런 역사 속에서 탄생한 변종 짜장면은 간짜장 외에도 더 있습니다. 삼선짜장, 유니짜장, 사천짜장, 쟁반짜장 같은 짜장 형제들도 모두 이 시기에 탄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식당 주인들이 정부의 압박을 피하고자 어떤 방법을 동원했는지 각 메뉴를 자세히 보면서 알아볼까요?

간 맞춰 먹는 짜장면?

건조하게 먹는 짜장면!

간짜장은 보통 면과 소스가 두 접시에 따로 담겨 나옵니다. 그래서 원하는 만큼 간을 맞춰 먹는 짜장이라 간짜장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간짜장은 사실 마를 건(乾)에 짜장을 붙인 ‘건 짜장’입니다. 건(乾)의 중국식 발음이 ‘간’이라서 간짜장이라고 부르죠. 왜 ‘마른 짜장’일까요?

간짜장의 ‘간’을 ‘음식에 짠 맛을 더하는 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반 짜장은 소스를 만들 때 채소와 고기를 볶다가 물과 전분을 넣고 걸쭉하게 끓입니다. 그러나 간짜장에는 물을 넣지 않습니다. 재료를 오로지 기름에만 볶아서 소스를 만듭니다. 그래서 재료의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간짜장은 소스만 다른 게 아닙니다. 기름을 두른 중화요리 팬에 튀기듯이 구운 달걀이 추가됩니다. 노른자는 익히지 않고 반숙 상태로 짜장면 위에 올리는 게 ‘국룰’이죠. 노른자를 톡 터뜨려서 짜장 소스에 비벼 먹으면 별거 아닐 것 같지만 색다른 고소함이 혀를 감싸줍니다. 먹거리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으로서 충분했죠.

육∙해∙공 총출동!

짜장면 속 어벤져스

삼선짜장의 정체도 한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삼선(三鮮)은 ‘셋’을 뜻하는 석 삼과 다양한 뜻이 있는 ‘선’ 자를 붙인 단어입니다. 그래서 해석 방향이 한 가지가 아닙니다.

삼선 짜장은 이름의 뜻을 두 갈래로 해석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첫 번째 해석 방법은 선(鮮)을 ‘좋다’로 보는 것입니다. 이 경우 삼선은 바다, 육지, 하늘의 맛있는 재료를 가리키는 말이 됩니다. 바다의 해산물과 땅에서 자라는 버섯, 하늘을 날 수 있는 꿩을 넣어서 육∙해∙공을 한 그릇에 담습니다. 하지만 비싼 꿩고기를 넣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통 식당은 ‘꿩 대신 닭’을 씁니다.

두 번째 해석은 비교적 담백합니다. 선(鮮)을 해산물로 풀이하는 방향인데요. 생선은 제외하고 새우, 오징어, 해삼, 홍합, 미더덕 같은 해산물 중 세 가지를 넣는 음식이라 삼선 짜장이 됐다는 설입니다.

아이도 어르신도 OK 유니짜장!

고기·채소 갈아 부드러운 식감

이름이 귀여운 유니짜장은 간짜장과 정 반대입니다. 간짜장은 물기 없이 재료 본연의 식감이 살아있는 짜장을 좋아하는 손님이 주로 찾습니다. 그래서 재료를 더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양파 같은 것들을 일반 짜장보다 더 큼직하게 썰어 넣는 경향이 있죠.

유니짜장은 다진 돼지고기를 넣어서 만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니짜장은 반대로 재료를 곱게 갈아서 만드는 짜장입니다. ‘유니’는 다진 고기를 뜻하는 중국어 ‘肉泥’의 산둥 지방 발음을 가져온 단어고요. 하지만 고기뿐 아니라 채소도 갈아 넣기 때문에 아주 부드럽습니다.

‘맵찔이’는 절대 조심!

화끈한 맛의 사천짜장

중국 사천 지역은 거대한 양쯔강 윗부분에 위치한 산지 지역입니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곳이죠. 더운 여름에는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추운 겨울에는 땀 뻘뻘 나게 만드는 매운 음식이 ‘딱’이기 때문에 사천 지역에서는 향신료와 매운 음식이 발달했습니다. 특히 중국식 고추장인 두반장을 요리에 많이 넣습니다.

두반장은 대두와 누에콩을 발효해 만든 장이다. ©오뚜기몰

사천짜장은 이곳 사천 지역 스타일로 만든 짜장면입니다. 식당마다 사천짜장을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두반장을 기반으로 소스를 만듭니다. 그래서 짜장이 붉은빛을 띱니다. 춘장을 섞어서 덜 맵게 만들기도 하고 고추기름이나 청양고추를 넣어서 더 맵게 만들기도 합니다.

일부 식당에서는 청양고추보다 강력한 베트남 고추를 넣어 매운맛을 극대화합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맵찔이’라면 신중하게 도전해야 하는 메뉴입니다.

일부 업체에서는 마라 짜장도 사천식 짜장이라고 설명한다. ©2020마라연구소

이렇게 ‘매운 짜장’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던 사천 짜장에 도전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마라 유행을 타고 등장한 마라 짜장입니다. 2021년에는 한 중국 기업이 마라짜장면을 컵라면으로 출시해 GS편의점에서 판매하기도 했죠. 과연 마라 짜장은 사천 짜장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우리 짜장면 먹으러 갈래?

여럿이 나눠 먹는 쟁반짜장

일반 짜장면은 삶은 면 위에 짜장 소스를 올려서 내놓으면 손님이 직접 비벼서 먹는 음식입니다. 쟁반짜장은 중화요리 팬에 면과 짜장 소스를 한 번에 넣고 볶아서 만듭니다. 비빌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얕은 쟁반 그릇에 담아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쟁반짜장에는 보통 해물이 들어간다. ©게티이미지뱅크

보통 큰 쟁반을 쓰기 때문에 2인분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죠. 여럿이 모여 앞 접시에 도란도란 나눠 먹는 재미가 있지만, ‘혼밥’할 일도 많은 요즘 소비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1인분 쟁반짜장을 파는 곳도 생겼습니다.

쟁반짜장은 식당에서 미리 뽑은 면이 남았을 때 직원끼리 짜장 소스와 함께 볶아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일반 짜장에 비해 면이 붇는 속도가 느리고 불 향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채로운 짜장의 세계. 이제 머리로 알게 됐으니 입으로도 직접 탐험해보고 싶지 않나요? 정부의 압박과 식당 사장님들의 고뇌로 탄생한 메뉴가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 골라 먹는 즐거움을 선사했네요. 다음에 짜장면을 먹을 때는 일반 짜장 말고 취향에 맞는 짜장에 도전해보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경사회, <한국노총 “올해 임금인상률 9.1% 제시…물가 폭등 고려”>

경향신문, <짜장면값 올리면 ‘위생’ 보복…민주화 이후 ‘MB물가’ 감시, ‘통계 조정’도>

국제신문, <[박상현의 끼니] 간짜장과 계란프라이>

문화일보,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건빵의 친구 간짜장>

글로벌이코노믹, <블랙데이(Black Day) 커피 짜장면 (炸酱面) 뜻과 유래>

지역N문화, <하얀 초마면에 고춧가루를 넣은 짬뽕>

부산일보, <[뇌가 먹는다] 잊으려 하면 더 생각나는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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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에디터
fv_editor@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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