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 인증받은 생딸기 듬뿍 넣어 딸기청 만드는 <박인숙 꽃뫼농원 대표>

농업은 사전적 의미로 농작물을 심어 가꾸고 거둘어 들이는 생산 분야나 산업을 일컫는다. 현대 농업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각박한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기능도 제공하는 것이다. ‘치유농업’이란 개념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체험농장, 주말농장, 도시텃밭 처럼 농업에 대한 체험이나 경험에 그치지 않고 신체적·정신적 회복과 치유라는 적극적인 활동까지 부여하게 된 것이다.

농촌 활동은 도시민들에게 나이와 관계 없이 유익한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자연 체험, 청소년들에게는 정서 안정, 청장년층에게는 스트레스 감소, 노년층에게는 신체 기능 유지 등의 효과가 있다.

인천 검암동 아라뱃길 인근에 자리 잡은 꽃뫼농원은 주말농장, 체험농장 전문이다. 인천 청라지구에 인접해 항상 꼬마 농부들로 북적인다. 박인숙 꽃뫼농원 대표(50)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딸기를 체험 작물로 기르면서 직접 생산한 딸기로 딸기청과 잼을 생산하고 있다. 도심 속 안식처 같은 꽃뫼농원에서 박 대표와 그의 딸 이민지 실장(23)을 만나 딸기같이 새콤달콤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역서 소문난 주말농장·체험농장

단단하고 당도 높은 인천 딸기 재배

꽃뫼농원 체험농장에선 딸기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더농부

인천 부평에서 살던 박 대표는 1996년 결혼을 계기로 검암동으로 왔다. 어릴 적 피난 생활하며 터전을 꾸린 시아버지가 꾸준히 땅을 사서 일군 곳이다. 결혼 당시 남편은 건축업을 하고 있어 자신이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1998년 둘째인 이 실장을 갖게 되면서 시부모님 아래서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짓게 됐다.

꽃뫼농장은 검암동 일대 1만6500㎡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주말농장, 딸기체험농장, 그밖에 박 대표 가족이 재배하는 밭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체험농장은 2012년 인천시농업기술센터가 수행한 농촌 교육농장 사업을 통해 시작했다. 하필이면 작물을 딸기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처음에는 토마토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토마토를 따긴 해도 잘 먹지는 않더라고요. 남편이 아이들이 더 좋아할 만한 과일로 바꾸자고 해서 2015년부터 딸기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이민지 꽃뫼농원 실장이 딸기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더농부

한국인들에게 딸기 하면 떠오르는 고장이 있다. 논산이나 담양이 대표적이다. 인천 딸기라니 조금 생소했다. 게다가 인천은 수도권이자 도시 아니던가. 박 대표는 의의로 인천에서 딸기를 기른 역사가 오래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알게 됐는데 인천에서는 1970년대부터 딸기를 키웠다고 해요. 서울 사는 연예인들이 인천에 놀러 와서 딸기를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인천은 중부지방이다 보니 아래 지방보다 기온이 낮아서 과육이 단단하고 달콤한 것이 특징이랍니다. 한겨울에는 난방비 부담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요.”

꽃뫼농장의 한 해 딸기 생산량은 5t 가량으로 품종은 설향이다. 겨울보다 3월쯤 생산량이 늘어나는데 이때 가장 큰 수요가 체험농장이다. 박 대표는 “마케팅하는 재주가 없다”며 웃었지만 꽃뫼농장은 인천 지역에선 이미 입소문이 날만큼 난 곳이다. 생산량 중 80%는 체험농장 손님들이 가져간다. 겨울에는 딴 만큼 시세대로 값을 매겨 팔고, 3월부터 6월 사이에는 농장에서 마음껏 따고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람들 손길 안 주는 못난이 딸기

생과육 살린 과일청으로 재탄생

박인숙 꽃뫼농원 대표가 딸기청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더농부

꽃뫼농장은 2020년 가공상품으로 딸기청과 딸기청 두 가지를 내놓았다. 체험농장으로 안정적 판매가 가능할 듯한데 굳이 가공상품을 해야 할까 의문이 들었다.

“딸기를 재배하다 보면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못난이’들도 있어요. 시기마다 다르지만 평균을 내보니 총 생산량의 10% 정도가 되더라고요. 이걸 잼이나 청을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우유에 타 드렸어요. 정말 맛있다고 하셔서 이걸 사업화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꽃뫼농원에서 생산한 벌이 만든 딸기청은 스파우트 파우치에 80g이 담겨 있다. 뚜껑을 여니 주둥이가 넓었다. 일반적인 파우치 주둥이 지름은 15㎜인데 벌이 만든 딸기청은 22㎜다. 따르기 편하게 하려고 크기를 키운 것이냐 묻자 의외의 답이 나왔다. “호호! 우유 넣기 편하라고 크게 만든 거예요!”

민지 실장이 딸기청 포장팩의 넓은 주둥이를 이용해 우유를 따르고 있다. 우유를 넣고 팩을 흔들면 딸기라떼가 등장한다. ⓒ더농부

직접 기른 GAP 인증 생딸기 사용

농수산대 졸업한 딸이 든든한 우군

박 대표가 권하는 대로 딸기청 표시선까지 우유를 채웠다. 우유는 160㎖가 들어간다. 우유를 붓고 잘 흔든 뒤 한 모금 마셨다. 어느 카페 못잖은 고급스러운 딸기 라테 맛이 났다. 아이들과 소풍 갔을 때 먹는 건강 간식으로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딸기청을 그대로 먹어보니 생각보다 달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박 대표는 “제가 너무 단 것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당 부담을 낮춘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민지 실장은 박 대표의 든든한 우군이다. 2021년 한국농수산대 농수산가공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꽃뫼농원에 합류했다. 상품 가공, 마케팅은 물론 상품 생산시설 설계 작업도 야무지게 해낸 일꾼이다. 이 실장이 벌이 만든 딸기청 자랑을 이어갔다.

박 대표와 이 실장이 딸기 이야기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더농부

“저희 딸기청의 최대 장점이라면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받은 국산 생딸기를 아주 듬뿍 넣었다는 거예요. 대부분 냉동딸기를 활용하는데 저희는 식감을 위해서 직접 생산한 생딸기를 원료로 사용합니다. 딸기청을 만들 때 으깨지 않고 채썰기 방식으로 딸기 과육의 식감을 최대한 살렸다는 것도 특징이죠. 주변에서 딸기는 채썰기가 안 될 거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밀어붙이셨어요. 결과적으로 잘 돼서 기뻐요.”

설명을 듣고 살펴보니 포장지 투명 포장 사이로 딸기 과육이 잘 보였다. 음료에 타서 한 모금 입에 넘긴 뒤 입을 우물거리면 과육 씹는 맛도 즐길 수 있다.

박 대표와 이 실장은 농원을 찾은 손님들이 행복하게 웃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행복한 추억을 쌓기 위한 꼼꼼한 배려도 이곳만의 자랑거리다. 먼저 딸기 재배 베드 높이를 85㎝로 낮췄다. 일반적인 딸기 농장보다 10㎝ 낮다. 서너살짜리 꼬마 손님들이 쉽게 딸기를 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벌이 만든 딸기청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하우스 안에는 벌통이 있다. 체험객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딸기 재배 베드의 높이를 낮추고 간격을 넓혔다. ⓒ더농부

베드 사이 간격도 휠체어 손님들이 편하게 다니도록 폭을 넓혔다. 그만큼 딸기 수확량은 줄어들겠지만 즐거운 경험을 위한 꽃뫼농원의 선택이다. 체험 중에는 철판 아이스크림 만들기가 있는데 어린이집, 유치원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딸기청에 우유와 크림을 섞은 뒤 꽁꽁 얼린 철판에 올려 잘 섞어주면 먹음직스러운 딸기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다. ⓒ더농부

박 대표는 내년 중 딸기 가공품 생산시설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을 인증받을 계획이다. 그리고 딸기 재배와 가공량을 늘려가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꽃뫼농원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손님들에게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장기적으로는 이곳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예쁜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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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농부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인천=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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