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밥상 주요 키워드는 단백질”…‘푸드 트렌드 2022’ 펴낸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여러분이 생각하는 ‘건강한 음식’이란 무엇인가요.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인가요? 혹은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무해해야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습니다.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고를 때 과대 포장한 음식을 꺼리고, 동물복지 닭고기를 구입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와 그가 이끄는 푸드비즈니스랩이 펴낸 ‘푸드 트렌드 2022’도 코로나19 이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합니다. 책은 ‘건강’이라는 키워드가 반영된 소비자의 식품 선호도와 구매 행동을 설명합니다. 그중에도 ‘3色단백’이란 제목처럼 ‘단백질 시장 성장’에 주목했습니다.

‘푸드 트렌드 2022’는 푸드비즈니스랩이 조사한 소비자 식품 구매 데이터 및 온라인 마켓 판매 데이터 등을 토대로 국내 식품 소비 행동 트렌드를 예측·분석한 책입니다. 매년 발간하는데 이번이 다섯번째입니다.

지난 10일 문 교수를 만났다 ⓒ더농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고기류부터 두부, 유제품, 단백질바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엔 구체적으로 어떤 단백질 제품이 성장할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문 교수를 서울대에서 만났습니다. 그와 이야기하며 온라인 장보기, RMR의 등장에 따른 외식 트렌드, 대체 단백질 시장에 대한 전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문정훈 교수의 목소리로 듣는 2022 푸드 트렌드▽

2022년은 ‘단백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저서에서 단백질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셨습니다.

여러 종류의 가축 가운데 닭고기에 대한 소비가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닭 한 마리를 전부 구매하기보다 다리, 가슴살 등 부분육으로 구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닭고기 부분 가공육이 성장하는 걸 보며 ‘백색육’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백색육으로 넘어가면서 수산물 단백질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마켓컬리 등 온라인 식품 마켓에서 주꾸미볶음이 인기를 끌고, 전복 구매가 늘었습니다. 앞으로 생선 등 해산물을 활용한 간편식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단백질 제품이 운동보조, 일상형, 시니어, 간식용 바 등으로 구분하셨더군요. 무엇이 가장 크게 성장할까요.

MZ세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일상형 프로틴이 가장 성장할 거라 생각합니다. 일상형 프로틴은 식사 대용으로 먹는 단백질 제품입니다. 2019년께 샐러드 전문점이 늘면서 이것으로 점심을 때우는 직장인이 많아졌죠. 이젠 이들이 식사로 닭가슴살 가공품을 먹지 않을까 싶습니다.

업체들도 맛있고 다양한 식사대용 단백질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닭가슴살의 퍽퍽함을 줄이기 위해 고기를 갈아 만든 바 제품을 출시합니다. 두부바, 생선살바 등 제품 다양성도 늘리고 있습니다.

문 교수가 ‘푸드 트렌드 2022’에 소개한 일상형 단백질 가공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더농부

단백질 음료 시장은 어떤가요

편의점 점주로부터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 고객들은 출근 시간 대 대용량 커피를 많이 산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닐라 라테, 캐러멜마키아토 등 달콤하고 우유가 들어간 음료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는 거죠.

이 수요가 콜라겐이나 단백질 음료로 이동했습니다. 단백질 음료로 아침,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라 봅니다.

대체 단백질 시장의 가능성

대체육 패티는 외국에서 소비가 활발한데 왜 한국은 그렇지 않을까요

미국은 대체육 활용 제품이 그들의 식생활에 녹아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1주일에 3번 넘게 햄버거를 먹고,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은 평생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죠.

한국인들은 패티나 소시지를 집에서 구워서 음식으로 먹는 문화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제품들이 한국에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기엔 다소 무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19년 코엑스에서 열린 비건페스타에서 채식버거를 만드는 모습. ⓒ뉴시스

한국에서 가능성 있는 대체육 아이템이 있을까요.

우리는 고기를 큼직하고 두툼하게 잘라 구워 먹는 문화죠. 이런 수요에 맞춘 제품이어야 할 겁니다. 얼마 전 ‘지구인 컴퍼니’에서 만든 대체육을 보니 겉모양이 완전 고기 그 자체였습니다. 근육, 힘줄, 지방 마블링까지 구현했더군요. 그걸 잘라 구웠을 때 정말 스테이크 같다면 국내 대체육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가격이라는 요소도 고려해야겠죠.

풀무원이 출시한 비건 인증 대체 요거트 ‘식물성 액티비아’ 우유 대신 코코넛으로 만들었다. ⓒ뉴시스

대체육 말고 주목하는 대체 단백질이 있다면요.

식물성 발효유가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장 건강에 관심이 많아 유산균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요거트를 먹자니 유당불내증 때문에 속이 불편하고, 보조제를 먹자니 가격이 비싸거든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식물성 발효유입니다.

우유 대신 어떤 소재를 써야 하느냐고 할 때 코코넛껍질을 꼽습니다. 우유와 비슷한 식감을 내는 게 힘든데 코코넛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특유의 향을 느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한계입니다.

온라인 장보기 시장 전망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온라인 장보기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십니까.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엔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선 식품 등을 직접 구매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주로 주부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샀다가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이었죠.

그랬던 50-60대 주부들이 온라인 구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여러 번, 주기적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구매가 주는 ‘편리함’은 한 번 경험하면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변화를 보면 온라인을 통한 식재료 구매가 활발할 것이라 봅니다.

늘어나는 빠른 배송(퀵커머스)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에 익숙해졌죠. 이 말은 ‘더 이상 빠른 배송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수 없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각 회사마다 상품의 신선도, 구색 등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SSG는 신세계, 이마트에서 출발해 오랜 경력의 MD들이 구축한 좋은 산지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이를 살려 신선 식품 배송을 특화할 수 있지요. 마켓컬리는 상품 구색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흔히 접하기 힘든 식재료로 간편식을 발굴합니다. 이런 차별화 포인트가 각 기업의 특징을 만듭니다.

또 다른 성장 요인은 누가 일상적 장보기 점유율을 많이 차지하느냐입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주문에 익숙해지고 있는데 5000원, 1만원짜리 상품 하나만 주문하는 경우도 있죠. 업체 입장에선 한 번 배송에 담아가는 상품 개수와 금액이 커져야 합니다. 이 장바구니 크기를 키우기 위해선 일상적 장보기를 자신의 기업으로 끌고 와야 합니다.

RMR, 밀키트 시장의 새바람

유명 프랜차이즈 전문점 ‘봉추찜닭’ RMR. 간단 조리로 집에서도 매장과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 ⓒCJ프레시웨이

레스토랑간편식(RMR)은 이제 대세라고 할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고요?

지금까지 우리는 RMR을 유명 음식점의 부수적인 수입사업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외식업을 하다 RMR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죠. 최근엔 RMR을 주 사업으로 내세우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현상이 있습니다. ‘RMR 먹으면 오프라인 매장 안 가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라는 겁니다. 전문점의 주력 상품을 RMR로 맛본 소비자는 오리지널 음식을 더욱 먹어보고 싶어 합니다. 단돈 8000원에 레스토랑 음식을 먹고 나면 ‘꼭 한번 가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이런 시너지가 RMR 시장의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재택 근무 등으로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늘며 밀키트 소비도 늘었는데요.

그래서 냉동 밀키트가 전망이 좋다고 봅니다. 밀키트는 간편식이지만 조리를 해야 먹을 수 있고 신선재료가 들어가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냉장 밀키트는 유통기한이 길어야 7일입니다. 위드코로나가 되면 집밥을 먹는 빈도가 낮아집니다. 냉장고에 있지만 못 먹고 버려지는 밀키트가 많아질 것입니다.

냉동 밀키트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우선 유통기한이 6개월로 넉넉합니다. 조리과정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냉동 음식을 먹을 때 프라이팬, 냄비를 쓴다’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를 번거롭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냉동 간편식과 냉동 밀키트를 같은 것으로 인식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신선 재료가 들어가 프리미엄 음식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FARM 인턴 박지윤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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