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첨가물 전혀 넣지 않은 ‘산채 비건만두’ 만듭니다! <오금란 태백산채마을 대표>

건강, 환경, 동물 등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소비활동을 하는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비건 열풍이 불어닥쳤다. ‘비건(Vegan)’은 우유와 달걀을 포함해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많은 이들이 비건 문화에 도전하지만 식생활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비건 입문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은 없을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으로 만두가 있다. 비건 열풍이 불기 한참 전부터 비건만두를 빚어온 이가 있다. 곤드레, 눈개승마 등 우리 농산물을 직접 재배해 비건 만두를 만드는 오금란 태백산채마을 대표(52)를 더농부가 만나봤다.

오금란 태백산채마을 대표가 ‘No미트 산채만두’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 ⓒ더농부

인생 2막의 출발지, 강원도 태백

지금의 태백산채마을이 있기까지

오 대표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떡을 배워 28살부터 강원도에서 떡집을 운영했다. 결혼 후 남편 고향인 태백에 자리를 잡으며 귀농해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떡집을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오 대표 눈에 산채가 들어왔다. 떡에 산채를 접목시켜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통할 듯 싶었다. 2013년 ‘태백산채떡’이란 상호로 창업한 배경이다. 이후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를 늘리기 위해 상호를 지금의 ‘태백산채마을’로 바꿨다.

태백산채마을 입구 모습이다. ⓒ더농부

산채는 전국 각지에서 길러진다. 그중에서도 태백에서 나오는 산채는 ‘엄지척’이다. 바로 기후 조건이 다른 지역보다 좋기 때문이다.

태백은 일교차가 심하다. 평균 기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철원보다도 더 하다. 태백의 특징으로 ‘시원한 여름과 하얀 겨울’을 꼽는다. 여름의 시원한 기후 덕에 모기와 열대야가 드물다. 기후적 특성상 병충해가 적기 때문에 재배하는 산채에 농약을 거의 치지 않는다. 태백 산채는 이런 이유로 식감, 약성, 향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 오 대표는 이렇게 천혜의 건강한 재배 환경을 갖춘 태백에서 산채 농사를 시작했다.

태백산채마을 입구는 마치 산속 수련원 같은 느낌을 준다. ⓒ더농부

“떡집 운영을 하다가 ‘농사에는 정년이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더 늦기 전에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42살에 태백으로 귀농했어요. 이곳은 해발고도가 높아 산나물 재배에 유리해요. 병충해가 덜 생기고, 산나물 생육에도 좋은 여건을 갖췄거든요. ‘태백산채마을’의 경쟁력인 건강한 산나물은 태백에서만 받는 선물인 셈이죠. 청정한 곳에서 직접 기른 산나물로 맛있는 음식까지 만들어 내놓을 수 있어 뿌듯해요. 태백에 자리를 잡은 건 늘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기 맛 나는 산채에서 얻은 영감…

100번 넘는 노력의 산물 ‘비건 만두’

태백에서 사업을 시작한 초기에 오 대표가 내세운 주력 상품은 감자떡이었다. 본인이 잘만드는 떡에 쫀득한 식감을 살려서 만들었다. 그러다가 2015년 한 박람회에서 눈이 번쩍뜨이는 산나물을 만났다. 소고기, 두릅, 인삼 맛이 난다고 해서 삼나물이라고도 불리는 눈개승마다. 당시 태백에서는 재배하지 않는 산채였는데, 한번 맛보고 나서는 ‘고기를 넣지 않고도 만두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바로 떠올렸다.

눈개승마가 들어가는 만두 제품을 생산하려고 했더니 기반이 턱없이 부족했다. 농업기술과 연구인력 등이 전혀 없다는 현실의 문제에 부딪혔다. 포기하지 않고 농사를 짓다가 아이디어가 생기면 메모하고, 메모를 토대로 만두를 만들어보는 작업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오 대표가 자신의 밭에서 산나물을 살펴보고 있다. ⓒ더농부

오 대표가 직접 수확한 곰취를 들어보이고 있다. ⓒ더농부

“산채 만두를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 고기가 없으니 나물들이 잘 뭉치지 않는 거예요. 달걀 흰자인 난백을 넣어봤는데, 그럼 비건 제품이 아니잖아요. 결국 뺐죠. 어떻게 하면 고기나 달걀 흰자 없이 뭉치게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풀기가 힘들었어요. 곧 최고의 난제도 맞닥뜨렸어요. 어떤 식재료로 조미료를 대신할 것이냐였죠. 수도 없는 시도 끝에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숙제를 풀었죠.”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비건 만두는 엄청난 노력과 100번을 넘는 도전을 거쳐서 비로소 세상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모노레일 타고 밭 재배부터 생산까지…

포장지 없이 참가한 비건 페스타, 결과는?

오 대표가 직접 길러 채취한 곰취를 들고 있다. ⓒ더농부

오 대표는 상품에 들어가는 재료 몇 가지를 직접 재배한다. 밭은 5000평으로 숨이 탁 트이는 넓은 전경을 자랑한다. 산나물은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갈 정도로 높은 730m 고도의 청정한 땅에서 자라고 있다. 모노레일로 5분가량 올라가면 산채들과 풀들이 함께 자라는 풀 내음 가득한 밭이 나온다. 여기서 산채를 직접 기르고 수확해 비건 만두 재료로 사용한다. 오 대표는 재료 재배 및 수확, 만두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밭으로 올라가는 모습. ⓒ더농부

오 대표가 모노레일을 타고 밭에 올라가고 있다(왼쪽 사진). 밭에 올라갈 때 쓰는 모노레일과 운반기계. ⓒ더농부

해발 고도 730m 산나물 밭. ⓒ더농부

최근 가치소비가 우리 사회에 확산하면서 비건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성분과 원산지는 중요한 고려 요소다. 아주 사소한 요소라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오 대표는 스스로 “트렌드와 거리가 멀다”고 했지만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비건 만두는 우연처럼 맞아떨어지며 호재로 작용했다.

2020년 서울 강남 세텍(SETEC)에서 열린 ‘제3회 베지노믹스 비건 페스타’. 오 대표는 큰 기대 없이 참가에만 의의를 두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현장에 가져가 전시한 비건 만두는 뜨거운 반응 속에 완판됐다. 미처 구입하지 못한 50여명은 택배 주문을 남기고 갈 정도였다. 소비자 반응을 피부로 직접 느낀 그는 전시회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까지 적극 반영해 ‘No미트 산채만두’를 완성했다.

찜기에서 막 쪄낸 ‘No미트 산채만두’. ⓒ더농부

“제가 트렌드를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에요. 마침 만두를 만든 시기에 비건 페스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포장지가 나오기도 전에 참가했죠. 찜기 놓고 시식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시중에서 팔리는 채식 만두보다 훨씬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게 됐죠. 사람들이 얼마나 비건 제품에 진심인지 알게 됐어요. 그제서야 비건이 트렌드임을 깨달았죠.”

2021년 봄, 산채가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했고, 3개월 만에 파워 등급 판매자가 되었다. 비결은 뭘까?

비건 페스타, 인스타그램 등에서 산채만두를 접한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다양한 레시피를 게시물로 올렸다.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게 됐고, 기존 소비자들은 또 주문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 이 과정을 거치며 그녀는 산채만두의 ‘장수’를 확신했다.

오 대표가 ‘No미트 산채만두’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더농부

온라인 판매에 힘입어 산채만두의 매출 기여도도 두드러지고 있다. 2021년 ‘태백산채마을’ 총매출 4억3000만원의 1/3 가량을 차지했다. 국내 비건 인구가 증가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산채만두를 찾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 상반기에 비건 인증을 받으며 비건 소비자들의 리뷰가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게 됐다.

“여러 손님들이 찾아주셨는데 투병 중이신 환자분이 남겨주신 리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만두가 드시고 싶은데 고기를 먹으면 안 돼서 못 먹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러다가 저희 만두 알게 된 후로 잘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남겨주셨어요.”

안주로도 맛있는 만두 강정 해먹기!

오 대표의 맛있게 먹는 꿀팁 대공개

만두 속에 들어가는 산나물 재료(왼쪽)와 이를 만두 속으로 가공한 모습. ⓒ더농부

비건 만두, ‘No미트 산채만두’는 강원도 산나물이 50%가량 들어가있다. 합성첨가제를 넣지 않고 천일염을 이용해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오 대표의 떡집 운영 노하우를 살려서 밀가루피가 아닌 감자떡피로 만들어 쫀득한 식감과 속이 다 보이는 투명함이 특징이다.

‘No미트 산채만두’에 쓰는 감자떡피를 치대고 있다. ⓒ더농부

가장 기본적인 산채만두 조리법은 찜이다. 먼저 양배추나 배춧잎을 면포 대신 깔아놓는다. 만두를 물에 10~15분 끓이고 양배추에 싸 먹는다. 편리함과 맛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No미트 산채만두’는 피 속까지 투명하게 보인다. ⓒ더농부

‘No미트 산채만두’의 산나물로 꽉 찬 속을 보여주고 있다. ⓒ더농부

반찬과 안주로 인기 많은 만두 강정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프라이팬에 바삭하게 굽고 양념을 묻혀 먹으면 좋다. 오 대표는 간단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직접 보여주었다.

“본인 취향에 맞는 소스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저는 간장, 매실청, 레몬즙을 섞은 양념간장에 찍어먹어요. 고추장에 물엿, 깻가루를 섞어서 만두에 비벼 먹어도 좋고요. 간편하게 닭강정 소스를 구입해 비벼 먹어도 맛있어요.”

환자들에게 따스함을 전해주는 만두로

지구 반대편 미국까지 진출 꿈꾸는 산채가

올해 매출 목표를 7억 원으로 잡았다. 2023년에는 건물을 증축해 자동화 공정을 완성하게 된다. 공정을 자동화하면 산채만두 하루 생산량이 800봉에서 5200봉으로 6배 이상 늘어난다. 오 대표는 더 많은 생산을 계기 삼아 고기를 먹지 못하는 강릉아산병원 환자들에게 산채만두를 공급해보려는 계획도 세웠다.

‘No미트 산채만두’의 생산 과정 중 일부. ⓒ더농부

2021년 ‘No미트 산채만두’를 프리미엄 만두로 호주에 일부 수출한 적이 있다. 해외 판매도 목표를 삼고 있지만 현재 생산 설비 부족으로 본격적인 수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설비를 늘려 2024년 매출10억을 돌파하면서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오 대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자신의 철학으로 삼고 있다. 정직하고 건강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아낌없이 좋은 재료를 쓰고 있다.

그는 농산물 가공식품에 정성을 들이는 시간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법을 어제 배웠고, 오늘 배우고, 내일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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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 인턴 오세주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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