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는 어떤 사료 먹을까?…소화율과 생산성 높이는 TMR 사료! [재미있는 농업이야기 41]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 그해 4분기부터 조금씩 상승하던 국제곡물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하게 상승해 왔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서 발표한 국제곡물 6월호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사료용 곡물수입단가 지수는 176.9(2015년=100)로 전망되며, 이는 2020년 4분기 84.3에서 약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원료사료가격 상승은 배합사료 가격에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한우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TMR 기술은 현재도 비육 및 낙농 농가와 사료회사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었는데, 최근 배합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식품부산물 활용 자가 섬유질 배합사료 제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섬유질배합사료는 편식 막는 혼합사료

덕분에 질병 발생 줄고, 생산성 좋아져

TMR 사료는 소에게 급여할 모든 사료를 혼합해 하나로 만든 것이다. 사료의 어떤 부분을 먹든 영양 균형이 골고루 맞춰진다. ⓒ국립축산과학원

일반적으로 한우는 배합사료와 조사료, 두 가지 종류의 사료를 먹고 자란다. 소의 편식으로 한 가지 종류의 사료만을 먹게 되면, 영양 불균형으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 이러한 편식을 예방하고 영양소 섭취를 골고루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TMR사료라고 하는데, TMR은 Total Mixed Ration의 약자로 소에게 급여할 모든 사료를 혼합해 하나로 만든 것이다. 우리말로는 반추가축용 섬유질배합사료라고 한다.

이 사료는 가축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를 알맞은 비율로 혼합했기 때문에, 사료의 어떤 부분을 먹든 영양 균형이 골고루 맞추어진다. TMR 사료의 장점은 소가 특정 사료만 골라 먹는 편식을 예방하는 완전 영양식이기 때문에, 소의 반추위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TMR 사료를 먹을 때에는 건물 섭취량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반추위 발효 조건을 최적 상태로 만들어 소화율을 극대화하고, 질병이 감소하고 생산성이 증대된다.

1950년대 등장…생산성 중요해지며 관심 늘어

2014년 기준, 미국 대규모 축우 농가 90% 사용

농식품 부산물로 만든 TMR 사료. 생산성 향상이 중요해지며 소한테 TMR 사료를 먹이는 방법에 관한 관심이 시작됐다. ⓒ국립축산과학원

TMR 사료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사실 100년 전에는 TMR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알려진 TMR의 역사는 1950년대로, ‘완전 사료’라는 개념으로 짧게 등장했다. 이후 1966년 본격적으로 ‘TMR 사료’라는 이름이 등장했으며 농후사료와 함께 조사료를 섞어서 급여하는 것에 대한 사양 관리 시스템 연구가 시작되었다. 1960년대 전에, 대부분의 미국 낙농가에서는 보통 조사료 더미 위에 농후사료를 뿌리는 식으로 사료를 급여했다.

축산농가의 규모가 커지며 농후사료 급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따라 소에게 농후사료를 먹이는 방법에 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2014년 미 농무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규모 축우 농가의 90% 이상은 TMR 사료를 급여하는 반면, 100두 이하의 소규모 농장에서는 20% 이하 비율만이 TMR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이는 TMR의 영양학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료 준비를 위한 시설 투자 등의 초기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 연구 시작

국립축산과학원 ‘한우 배합비 프로그램’ 개발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TMR 사료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배합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뉴시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TMR 사료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2002년 송아지 45두를 이용하여 기존 사료급여 방식 대비 혼합 사료, 즉 TMR의 급여 효과를 검증 실험하였다. 이때 특징은 농가 경영의 가장 큰 걸림돌인 사료비를 절감하고자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였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근내지방도와 1등급 이상 출현율이 TMR 사료 급여 시 모두 우수하였고,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효과가 있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TMR을 이용한 가축 사양관리 프로그램을 위한 연구가 꾸준히 계속되었다. 최근 축산원에서는 비육기간 단축을 위한 28개월 성장모델 설정을 위한 사료 급여 체계뿐 아니라 농가에서 직접 TMR사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우 배합비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전산 교육을 하여 농민들이 직접 자신이 키우는 한우를 위한 사료배합비를 직접 짜고, 저렴한 농산부산물을 원료사료로 이용해서 농가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어떻게 배합할지 궁금하다면?

축산원에서 무료로 배합비 따져보자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체계적인 사료급여와 배합비 작성을 지원하는 한우 사양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국립축산과학원

한우농가에서 사료비 절감이나 고급육 생산을 목적으로 직접 농식품부산물을 이용해 사료를 배합할 때는 사육하고 있는 한우에 대한 생후월령별 TDN(가소화 영양소 총량), 영양소 권장량, 조‧농 비율과 조사료원을 따져봐야 한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체계적인 사료급여와 배합비 작성을 지원하고자 한우 사양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우 영양소 요구량에 근거를 둔 거세우, 비거세 한우와 암소에 대한 전 축종의 한우에 대한 사료배합을 지원한다. 한우농가 입장에서 가능하면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성별과 성장단계별 적정 배합비 예시를 함께 제시했다. 프로그램은 국립축산과학원 누리집(www.nias.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배합비 프로그램 이용이 익숙하지 않다면?

‘농사로’ TMR 제조 길잡이 통해 알아보자

농사로에서는 배합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농사로

개발 프로그램은 한우에 필요한 영양소 총량과 원료의 영양소 함량, 가격을 고려하여 사료의 혼합비율을 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컴퓨터를 활용한 배합비 프로그램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농가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하여 전산교육 및 전화 상담을 통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쉽게 해당 기술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배합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본 동영상에는 프로그램의 설치 방법, 원료의 선택, 배합비 작성 및 주의사항을 설명을 해주며, 특히 농가에서 활용하는 원료를 선택하여 스스로 실습할 수 있도록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 동영상은 농사로 누리집(http://www.nonsaro.go.kr)에서 영농기술-동영상정보에서 한우 자가 TMR 제조 길잡이로 검색하면 무료로 시청 가능하며,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TDN은 소가 소화 가능한 영양소의 총량

TDN 높을수록, 한우 한 마리 생산성 ↑

TDN(총가소화영양소함량)은 소가 소화할 수 있는 영양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뉴시스

한우에서는 식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칼로리라는 단위를 쓰지 않고 TDN(총가소화영양소함량)이라는 단위를 쓴다. ‘열량(칼로리)’와 ‘TDN’의 차이는 무엇일까? 실제로 축산학과 졸업생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완전히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었다. 열량은 우리가 음식을 섭취할 때 흔히 이용하는 개념으로, 물질의 에너지를 그 물질을 태웠을 때 올라가는 온도의 정도로 표현한다. 1칼로리는 물 1g의 온도를 1℃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의 양이다. 이와는 다르게 TDN은 Total digestible nutrients의 약자인데, 총 가소화영양소함량을 뜻한다.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가소화’로, 이를 풀어서 쓰면 TDN은 소화가 될 수 있는 영양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TDN을 실험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은 원하는 사료를 일정 기간 가축에 급여하여 분과 뇨를 수집한 후에, 먹은 영양소 총량과 배설된 영양소 총량을 차감하는 것이다. 분과 뇨로 배설된 영양소는 가축의 체내에서 이용하지 못한 영양소를 의미한다. TDN을 사료 영양성분으로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TDN = 가소화 단백질 + 가소화 조지방×2.25 + 가소화 탄수화물

백문불여일견…“섬유질배합사료 농장 견학가세요”

축산원, 지역별 거점농장 2009년부터 적극 육성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2009년부터 신규농가에 모델이 될 수 있는 지역별 거점농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뉴시스

섬유질배합사료 자가배합을 하기 위해서는 배합비와 원료의 특성을 아는 것도 중요 하지만 실제적으로 만드는 과정이나 농식품부산물의 원료 및 완성된 섬유질배합사료의 보관 등 교육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을 잘하고 있는 농가의 견학이 필수적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신규농가에 모델이 될 수 있는 지역별 거점농장을 2009년부터 적극적으로 육성하였다. 진주의 삼솔농장의 경우에는 기술 지원 전·후 사료비는 50만원 감소하였고, 1++육질 등급이 20%이상 증가 하였으며, 또다른 거점 농가인 대전의 석청농장에서는 1998년부터 자가 배합을 시작해서 1.000여명이 넘는 농가가 견학을 하여 기술보급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는 2세 섬유질배합사료 농가의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글=백열창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영양생리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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