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에도 족보가 있다? 토양의 역사와 중요성 알아보자! [재미있는 농업이야기 42]

당족보는 씨족의 계통과 혈연관계를 체계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집안마다 오랜 세월을 자랑하며 전통과 통합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족보가 없다면 조상이 누구인지, 내 자신의 존재가 형성되기까지 어떤 시간과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토양이란? 자연작용 거친 암석에 생긴 층

기후, 지형, 시간에 따라 토양 특성 달라

토양은 각종 암석이 여러 자연작용을 거쳐 생긴 0~2m 층을 말한다. 토양생성인자는 기후, 인간의 영향이 포함되며 이에 따라 다른 토양이 생성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토양학자들에 따르면 토양은 각종 암석이 풍화 등의 여러 가지 자연작용에 의해 제자리나 옮겨져서 쌓인 뒤 표면에 유기물질이 혼합되면서 토양생성인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층(0~2m)을 말한다. 토양생성인자는 기후, 지형, 모재, 식생, 시간 및 인간의 영향이 포함되며 토양생성인자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갖는 토양이 생성된다.

기후는 강우량과 증발산량에 의한 물의 이동에 영향을 미치며, 습윤한 지역은 점토 이동이 활발한 반면 건조한 지역은 점토 이동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위쪽으로 이동하기도 하며 층위 분화가 미약하다. 지형은 기후인자의 영향을 완화시키거나 심화시키는 역할로 경사지의 경우에는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려가고, 경사지에 인접한 평탄지의 경우에는 강우량과 경사면을 따라 흘러온 물이 토양표면에서 수직으로 하향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경사가 심할수록 토양유실이 증가하고 토심이 얕은 특을징이 있다.

모재(모암)는 어떤 암석에서 생성되었느냐에 따라 그 성분들이 다르고, 또 어느 시기에 생성되었는가에 따라 풍화의 정도가 다르게 된다. 우리나라의 식생은 기후조건에 따라 식생의 종류가 결정되는데 해발이 높고 증발산량이 낮으면 산림이 우세하고, 저지대의 평탄지의 경우에는 자연초지가 우세한다. 토양생성작용을 받는 상대적인 시간이 중요한데 시간이 짧수록 모재의 특성을 많이 반영하게 되고, 오래될수록 다른 환경인자와 평형되게 영향을 받아 복합적인 토양특성을 가지게 된다.

농업 생산량 늘리려면 토양 성격부터 파악해야

토양마다 영양물질과 물 보유 능력은 제 각각

재배에 적합한 토양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은 농업인에게 큰 도움을 준다. 토양에 따라 영양물질과 물 보유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화강암과 현무암이라는 모재로부터 생성되는 토양은 내륙과 제주도의 토양이 다르듯이 다른 특성을 가진다. 동일한 암석이라도 열대와 한대지방에서는 서로 다른 토양으로 분화되며, 산에 있는 것과 평야지에 있는 토양은 다르며, 시간에 따라 다른 토양으로 발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도시와 사회의 발달에 따라 인간에 의해 파괴되거나 새로이 만들어지는 토양도 존재한다.

이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토양은 생성원인이 다르면 토양의 조성, 물리성, 화학성도 다르므로 식물에 공급해 줄 수 있는 영양물질도 다르고,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물을 보유하고 이동시키는 능력도 다르다. 영양물질과 물 보유 능력이 다른 토양을 대상으로 농업적 활용을 하는 것은 생산성과 농자재 투입 등에 따른 경제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을 주는 시기나 양, 비료를 투입하는 양이 달라 생산성에 차이가 생기며, 이로 인해 수입과 지출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재배가 적합한 토양인지 아닌지, 물빠짐이 좋은 토양인지 아닌지 등을 아는 것은 농업인이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어느 땅에 농사를 지을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토양도 동·식물처럼 토양 족보인 ‘토양통’ 있어

같은 토양통들은 영양물질과 물 보유 능력 비슷

농촌진흥청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우리나라 전 국토에 대한 토양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405개의 토양통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동·식물 분류와 마찬가지로 토양도 비슷한 것끼리 한 집안을 이루도록 묶어주고 있는데, 이를 ‘토양통’이라 한다.

자연체인 토양도 족보를 가지고 있다. 유사한 동물이나 식물들을 묶어 구분하기에 편리하도록 하는 동·식물 분류와 마찬가지로 토양특성이 비슷한 것끼리 한 집안을 이루도록 묶어주고 있는데, 이를 ‘토양통’이라 하며, 토양 족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토양통은 유사한 토양조성과,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영양물질과 물의 보유·이동도 비슷하다. 그래서 토양의 족보를 알게 되면 그 토양통의 역사와 토풍(土風), 생성원인을 알 수 있어 토양이 비옥한지, 작물 재배에 적합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민과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토양의 비옥도나 재배작목의 적절한 구분이 필요하며, 경쟁력 향상에는 발달된 기술이 필요함으로 농경지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전 국토에 대하여 토양을 조사하여 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405개의 토양통에 대해서 밝혀졌으며 그 중에서 391번째로 분류된 토양이 독도통이다. 우리나라의 최동단에 있는 독도도 토양의 족보가 있는 것이다. 독도는 울릉도와 유사한 토양생성학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며, 독도통은 독도에 약 10.6ha(독도 전체 면적의 16.7%), 울릉도에 809ha(울릉도 전체 면적의 11.1%)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

독도 토양은 풍화 겪은 화산암으로 만들어져

얕은 토심에 표토와 암반 2개 층으로 구성돼

토양조사에 따르면 독도 토양은 화산암의 일종인 조면안산암, 조면암 등의 풍화로 만든 사양질의 토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독도에 대한 토양조사 결과 기존에 울릉도 토양과 같을 것으로 추정해 분류했던 ‘초봉통’ 과는 토양특징이 다르게 나타나 독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기에 상징성 있게 ‘독도통’으로 명명하였다. 토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도 토양은 화산암의 일종인 조면안산암, 조면암, 유문암 등의 풍화로 만들어진 사양질의 토양이며, 작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층은 평균 25cm 미만으로 조사되었다.

토양단면을 보면 겉흙에서 15cm까지는 짙은 암갈색의 바위가 많은 사양토이고, 입상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15cm 이하 하부 토양은 암갈색의 자갈이 있는 사양토로 되어 있다. 일반적인 토양은 50~100 cm의 토심에 표토(용탈층), 심토(집적층), 암반(모재층 및 암반층)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독도통의 토양구조는 얕은 토심에 표토와 암반의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독도토양의 특성을 밝힌 학술적 성과를 일본, 중국 등 10여개 국가의 토양학자들이 참석한 동남아시아 토양연합 국제학술대회(ESAFS, 2009)에서 발표하여 독도의 족보를 세계에 알리기도 하였다.

토양 특성에 맞는 작물을 기르고 싶다면?

농진청에서 제공하는 토양 정보로 알아보자!

농촌진흥청에서는 토양 족보를 확인할 수 있다. 흙토람은 토양특성에 맞는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토양 정보를 제공한다. ⓒ흙토람

토양 족보는 일반인들이 구분하기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ICT 시대에 부합하도록 전자화되어 농촌진흥청에서 운영하는 흙토람(토양환경정보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되고 있다. 흙토람은 ‘토양의 정보를 열람한다’는 의미로 농사를 짓고자 할 때 토양특성에 맞는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토양정보를 제공하고, 알맞은 비료량을 추천해 주는 인터넷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전 국토의 토양을 정밀 조사하여 토양특성에 따른 작물선택과 토양개량에 활용하고자 토성, 유효토심, 배수등급 등 31항목의 토양특성과 사과, 배추, 마늘 등 64작물에 대한 작물별 토양적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떤 토양이 비옥한지, 작물 재배에 적합한 토양은 어떤 것인지, 비료나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또한 토양특성에 대한 조사․분류․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토양 족보에 대한 이러한 서비스는 공익직불제를 이행하는 농업인에게는 토양 검정이 필수항목이어서 더욱 중요하며, 지속적으로 수집되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도록 더욱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


글=손연규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농업연구관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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