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감축에 탁월한 효과 가진 ‘벼 물관리 기술’을 아시나요! [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21]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제각기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설정하고, 사용 가능한 감축 수단들을 동원하여 온실가스 감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어떠한 노력들을 하는지 살펴보자.

지구 온난화, 상황은 엄중하다

벼 재배 방법별 온실가스 감축효과 ©농촌진흥청

국제사회는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산업화 이전 평균 기온의 2℃ 이내로 전 세계 온도를 억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3년 뒤인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는 2℃ 억제로는 전 세계적인 파국을 막기는 어려우며, 마지노선은 1.5℃라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0℃ 상승한 상황이어서, 나머지 0.5℃ 상승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시나리오상으로 보면 2030년 중·후반이면 이 마지노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2050년이 아니라 2030년 목표치를 설정하여 강도 높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메탄의 중요성, 논에서 발생하는 양을 줄이자!

메탄가스 생성 및 산화되는 과정 메탄저감을 위한 개선책 ©농촌진흥청

온실가스의 대기 중 수명을 보면, 이산화탄소(CO2)는 100년 이상인 데 비해 메탄(NH4)은 약 12년 정도로 짧다. 그래서 20년간의 온실효과만 보면 메탄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86배 크지만, 100년간으로 확장하면 메탄은 조기에 소멸하므로 이산화탄소의 21배로 그 크기가 줄어든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2030년까지의 짧은 기간에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한다면 메탄가스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미국과 EU에서는 지구온난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메탄가스 감축을 위해 2021년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 Pledge)’을 발족했다. 여기에 한국도 참여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이상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논 농사, 폐기물 매립 이어 두번째 많은 메탄 발생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농축산분야도 예외일 수는 없다. 환경부의 ‘2020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2020.12)’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메탄 발생량은 2800만t CO2 eq(온실효과를 고려하여 이산화탄소로 환산된 값)로, 이 중 22.5%인 6300만t CO2 eq가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는 27.9%를 차지하는 폐기물 매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벼 농사에 적용되는 온실가스 감축기술은 총 14종이 있다. 물관리 외에도 담수 기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생육기간이 짧은 조․중생종 재배, 담수 기간이 짧은 건답직파 재배, 담수하지 않는 밭작물 재배 등이 있다. 물 빠짐을 좋게 하는 암거설치, 최소경운 등도 동원된다.

그밖에 쉽게 분해되어 메탄을 증가시키는 볏짚을 제거하거나 난분해성인 퇴비 및 바이오 차를 시용하는 방법 등도 있다. 질소시비량이 많으면 메탄보다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2O)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재배, 완효성비료 등을 이용해 질소비료 이용효율을 높이는 기법도 사용된다.

이 중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논 물관리 기술이다. 중간 물떼기 2주 이상, 이후 논물 얕게 걸러대기 등을 하면 메탄가스 발생량이 약 63% 감축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좌)온실가스 발생 저감 (우)농업용수 절약 효과 온실가스 배출저감 및 농업용수 절약 효과 ©농촌진흥청

논 농사에서 메탄은 어떻게, 왜 발생하는 걸까?

메탄 줄이기 효과 탁월한 간단관개 등 물 관리

산소는 거의 없고, 이산화탄소가 많았던 수십억 년 전 지구환경에서 번성했던 일부 고세균(古細菌, Archaebacteria)들은 혐기조건에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메탄을 생성하면서 살았다. 이후 광합성 세균들이 많아지면서 대기 중에 산소가 많아졌고, 현재는 고세균들이 혐기조건이 유지되는 땅속 등에서만 생존하고 있다.

밭작물과 달리 벼는 논에서 담수 재배하게 되고, 이러한 조건이 고세균이 번성하기 좋은 혐기조건을 만들어 메탄 발생을 증폭시키게 된다. 담수상태에서 잘 자라는 벼는 통기조직이 매우 발달해서 토양 중에 생성된 메탄을 통기조직을 통해 빠르게 대기 중으로 방출하게 된다.

벼 생육 시기별 논 물관리의 배치 모식도 ©농촌진흥청

간단관개(間斷灌漑, Intermittent irrigation)란 생육기간 중 1회 이상 간헐적으로 단수(斷水)하는 물관리 기술이다. 상시 담수 대신에 간단관개 등으로 토양에 산소를 공급해주면 혐기조건에서 번성했던 고세균들은 생명작용을 하지 못해 밀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메탄가스 발생량이 줄어들게 된다. 산화조건에서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전환시키는 메탄산화 세균들이 번성하게 되면서 그나마 만들었던 메탄마저 잡아 이산화탄소로 전환한다.

그래서 간단관개 등의 물관리를 하면 혐기상태와 호기상태를 반복하게 되면서 메탄생성 고세균의 밀도는 낮추고, 메탄산화 세균의 밀도는 반대로 높이게 된다.

간단관개 물 관리 기술은 나라마다 차이

수위기반 간단관개 물 관리 기술( AWD)용 원통에서 수위측정장면과 AWD의 수위그래프 ©농촌진흥청

쌀을 재배하는 국가에선 저마다의 상황에 맞게 간단관개 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중간 물떼기와 얕게 걸러대기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선 저투입농법인 SRI(System of Rice Intensification, 벼 강화 농법)을 적용하여 최소한의 물만 관개하여 얕게 대기 이후 논 표면이 실금이 가도록 마르면 다시 관개하는 것을 반복한다.

국제벼연구소(IRRI)가 중심이 되어 동남아시아에 보급하고 있는 수위 기반의 간단 관개(AWD, Alternate Wetting and Drying) 기술은 지하수위를 측정하여 기준수위(보통 지표에서 –15) 밑으로 내려가면 관개하는 것을 반복하는 간단관개 기술이다. 그밖에 중국 등에서도 물 절약 관개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 또한 간단관개 기술의 한 가지이다.

이러한 간단관개 물 관리 기술은 20~30%의 물 절약뿐만 아니라, 메탄가스 발생량을 30~70%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아가, 쌀 수량 감소 및 품질 저하가 없는 정도이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기술로 최적화된 것이다.

정부 저탄소 물 관리 면적 확대 추진

2030년까지 38.4%→61.1% 목표

보급형 자동물꼬의 포장 설치 전·후 광경 ©농촌진흥청

현재 중간 물떼기를 2주 이상 하는 면적은 38.4%(2018년 기준) 정도인데, 정부는 2030년까지 61.1%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계획된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는 47만4000t CO2 eq를 감축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얕게 걸러대기 기술을 적용하면 감축량을 더 높일 수 있지만, 물관리에 노동력이 더 들어가게 되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미리 설정한 논물 높이에 따라 자동으로 물을 대거나 차단하는 ‘자동 물꼬’ 등의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저탄소 물 관리기술들이 널리 보급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수단들도 동원되어야 하겠지만, 농업인들도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연구기관 등에선 저탄소 효과가 큰 기술개발과 저탄소 물 관리기술 보급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

정책·기술개발·현장 적용 이 3박자가 조화롭게 움직였을 때 저탄소 물관리 면적을 조속히 늘려 감축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글=이희우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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