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로 이사했어요.”…재택근무 길어지자 ‘마당 있는 집’ 산 네이버 개발자 부부

집은 더 이상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닙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집안에 자신만의 사무실, ‘홈오피스를 꾸미는가 하면, 반려견과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도 집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여깁니다.

여러분은 어떤 집에 살고 싶나요? 귀여운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타운하우스로 이주한 박슬기(28) 씨와 김창회(33)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로118번길 51-64에 있는 샤론카운티 타운하우스 단지. ⓒ박슬기

▷ 북적북적한 도심지와 달리 동네가 참 아기자기하고, 조용하네요. 도시를 왜 떠나게 됐나요?

이곳 타운하우스에는 2022년도 5월에 이사 와서 이제 8개월 정도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빌라나 아파트에만 거주해서 마당 있는 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로망은 더 커졌죠.

그런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로 남편과 재택근무를 하게 됐어요. 집에서 일과 쉼을 동시에 하려니 답답함을 많이 느꼈죠. 그래서 테라스 있는 아파트나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를 찾아보게 됐습니다.

3층은 재택근무를 위한 홈오피스 공간으로 꾸몄다. ⓒ더농부

▷ 이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부부가 지역을 고를 때 중점적으로 본 것은 세 가지였어요. ① 도시가스, 오폐수직관 ② 근무제 변동으로 출근할 때 대중교통으로 이동 가능한지 ③ 아이 계획이 있는데 초등학교 도보 통학이 가능한지.

이 지역이 3가지 조건에 꼭 맞았고, 무엇보다 이 집을 보기 전까지 대단지 타운하우스는 모두 마당이 작아서 ‘아, 이 집이다!’라는 결심이 들진 않았는데, 여기는 마당이 커서 마음이 확 꽂혔죠.

▷ (오피스텔, 아파트 등과 비교했을 때) 타운하우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파트에서 살다가 주택으로 와서 제일 좋았던 건 답답하지 않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저희 부부가 워낙 자연을 좋아하거든요.

아파트보다는 주택에서 할 수 있는 취미가 훨씬 많아요. 전원주택에 살아본 적 없어서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가드닝 매력에 푹 빠졌답니다. 저는 가만히 있으면 지루해서 잘 못 견디는 성격인데, 이런 분들이라면 주택에서 다양한 취미 활동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보통 요즘은 아파트에 살면 옆집이나 위아래층에 어떤 이웃이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여기는 총 100세대로, 대단지 타운하우스 규모인데 교류도 많고, 단지 내에는 대부분 얼굴을 아는 이웃분들이라 밤에 혼자 돌아다녔을 때도 무섭지 않더라고요.

타운하우스로 이사온 후 집안 곳곳에 식물을 들여놓고, 홈가드닝을 시작했다. ⓒ박슬기

▷ 이사를 결심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나와 있는 타운하우스 매물을 모았어요. 아파트와 달리 부동산 거래 사이트나 중개사무소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없어서인데, 타운하우스 분양 물량은 블로그나 SNS 을 찾아서 매물 가격이나 정확한 위치를 받아야 해요. 이 정보를 모아서 비슷한 위치에 있는 매물들을 한 번에 보러 다녔어요.

▷ 집을 구할 때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주택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지 계획할 때 정말 머리가 아팠어요. 아파트는 실거래가나 KB시세 등에 올라온 가격을 기반으로 대출받아서 어느 정도 대출 금액이 예상되거든요.

그런데 주택은 실거래가나 시세가 없으니 매매가가 아닌 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할 때 받는 감정가 기반으로 대출이 나와요. 실제로 은행에 대출을 진행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는 거죠. 분양받고 대출을 진행했을 때까지 기간이 1년 4개월이었는데 계속 불안했어요. 그때 당시에 부동산 정책이 바뀐 것도 한몫했죠.

▷ 도시에서 일하면서 매물을 찾으러 다니기가 힘들진 않았나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매물 찾을 때도 재택근무를 했을 때라 가까운 거리는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보고 왔고, 조금 먼 거리는 주말에 데이트 겸 다녀왔거든요. 다만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힘들긴 했어요. 하지만 마음에 꼭 맞는 집을 찾을 생각에 힘들다기 보다는 설렘이 더 앞섰던 듯해요.

넓은 마당은 반려동물의 놀이터이자, 사계절내내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슬기

▷ 많은 매물 중에서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당 크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봤던 타운하우스 중에서 마당이 제일 넓었고, 활용하기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기 타운하우스의 특징이 주황색 지붕인데요. 처음에 인터넷으로 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직접 와보니까 특색있고 좋았어요. 요즘은 거의 회색 지붕을 많이 쓰거든요. 주황색이니까 약간 북유럽 같기도 하고요. 하하.

▷ 인프라가 몰려 있는 도심지와는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아요. 문화생활이나 취미활동, 운동, 외식은 어떻게 하나요?

요즘은 도시 외곽에 대형 카페가 많잖아요. 여기 근처도 유명한 카페들이 많아요. 주말에는 웨이팅해서 먹어야 하는데 저희는 집 근처라 점심에 데이트 겸 카페에 가서 브런치를 먹곤 해요.

여기가 오래된 동네라 그런지 로컬 맛집이 많아요. 외관은 허름한데 맛은 진짜 좋은 곳들. 거기서 남편이랑 금요일에 술 한잔하면서 맛있는 저녁 먹는 게 소소한 행복이에요.

운동은 보통 집에서 해요. 집 근처에 용인시민체육센터가 있어서 주민 할인을 받아 헬스나 수영, 필라테스, 요가 등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요. 오늘 아침에도 남편과 수영도 다녀왔어요!

▷ 이웃과 교류가 많나요?

지역 커뮤니티는 사용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타운하우스 입주민 카페가 있어요. 거기에 알아 두면 좋은 정보들 공유도 많이 해주세요. 특정 이웃분들과 교류가 많아요.

특히 반려견 키우시는 분들은 산책을 많이 하니까 더 친해진 분들도 많고, 바로 옆집이나 근처 사시는 이웃분들은 하루에 한 번은 마주치니까 얘기도 진짜 많이 하고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어요.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 타면 핸드폰 들여다 보기 바빴는데, 여기는 지나다니며 이웃분들과 인사 나누는 습관도 들고 좋아요.

1층 주방 ⓒ박슬기

▷ 인테리어 곳곳에서 센스가 돋보여요. 슬기 님이 직접 하신 건가요?

아무래도 타운하우스다보니 대략적인 설계가 이미 나와 있었어요. 샘플하우스를 보고 계약했으니까요. 다만 어느 정도는 공사 전에 상의해서 구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었어요. 제일 신경 쓴 공간은 1층 주방과 2층 부부 화장실이에요.

1층 주방은 원래 오픈형이였는데 좀 분리가 될 수 있게 가벽을 올렸고,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상부장을 다 없앴어요. 대신 수납공간을 늘리기 위해 원래 주방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었는데 없애고 그 공간을 이용해서 주방 공간과 수납을 더 넣었어요.

2층 화장실은 제가 화장대를 따로 놓고 싶지 않아서 세면대 공간이 조금 널널했으면 좋겠어서 한 면을 다 세면대랑 수납장으로 쓸 수 있도록 세면대와 변기 위치를 바꿨어요.

1층 거실 ⓒ박슬기

▷ 주택 생활하는 데 있어 필수 가전이나 가구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랑 식기세척기요. 요즘은 거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신세계를 경험했답니다. 하하. 마당이 있는 주택이라면 잔디 깎기 기계를 추천해요. 처음엔 비싸서 수동 제품을 많이 쓴다고 하던데 그럼 진짜 속 터진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유선 전동으로 사긴 했는데 조금 더 돈을 들여서 무선으로 살걸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해요.

남편이 추천하는 가구는 높이 조절 책상과 모니터 암이에요. 저희 업무 특성상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회사에서도 높이 조절 책상을 선택할 수 있거든요. 집에서 근무하다보니 허리가 안 좋은 남편은 높이 조절 책상으로 셋팅했고, 책상 높이를 조절하다 보면 흔들릴 수 있어 모니터를 모니터암으로 고정했어요.

박슬기 김창회 부부와 반려동물 몽이, 쿵이. ⓒ박슬기

▷ 귀촌 이후 삶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귀촌을 추천하시나요?

사실 귀촌이라고 하기는 애매한데요. 도심 외곽에 있는 주택에서 사는 걸 추천하냐고 여쭤본다면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부지런해야 하고 도심에서 느끼는 행복보다 자연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여야 만족할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이 많고 북적이는 곳이나 웨이팅하면서 먹는 맛집으로부터 그리 큰 행복을 얻는 사람은 아니에요.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주택에 오게 된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이사오고 나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부지런해야 하고, 계절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제가 모르던 저의 취향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져서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줘요.


더농부 에디터 김이슬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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