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미숫가루와 가래떡을?”…MZ세대 ‘할매입맛’ 저격해 영세농가 살리는 <안훈민 인생쌀집·너의작은방앗간 대표> – ②

※인생쌀집·너의작은방앗간 기사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몇 해 전부터 젊은 세대들의 SNS 속 핫 키워드는 ‘감성’이었다. 뻔하지 않은, 나만 알고 싶은 특유의 ‘감성’이 있는 공간들을 찍어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다.

서울 신촌의 북적이는 거리. 여기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감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방법을 찾은 카페가 있다. ‘너의 작은 방앗간’은 커피가 아닌 곡물을 판다. 곡물은 믿을 수 있는 국산제품이다. 이미 인생쌀집으로 농가와의 협약을 맺고 있는 안훈민 대표는 쌀집에 이어 두 번째로 카페에 도전했다. ‘도심 속 정겨운 방앗간’을 모토로 건강한 곡물 음료를 만드는 ‘너의 작은 방앗간’을 더농부가 찾았다.

안훈민 대표와 김지효 부대표 ⓒ인생쌀집

커피 아닌 곡물로 맛 내는 카페

MZ세대의 ‘향수 감성’ 노리다

카페 ‘너의 작은 방앗간’은 2020년 3월 문을 열었다. 당시 이미 인생쌀집을 운영하고 있던 안 대표는 기존에 파트너를 맺은 영세농가의 농작물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다. 때마침 학부시절 한 생과일 카페에서 오래 일했던 것이 생각나 카페에 도전하고자 마음먹었다. 인생쌀집에서는 가공하지 않은 곡물을 다룬다면, 너의 작은 방앗간에서는 쌀집에서 수매한 곡물을 이용해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는 셈이다.

ⓒ너의 작은 방앗간

“메뉴를 뭘 팔까 고민하던 차에 제가 해외에 나가 있을 때 생각나던 미숫가루가 번뜩이며 생각났어요. 제가 원래 콜라를 좋아하는데, 그 좋아하던 게 질리고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주던 미숫가루가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근데 외국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죠. 그래서 그때 미봉책으로 있는 곡물을 다 갈아서 먹었어요. 의외로 너무 맛있더라고요. 곡물을 보고 어, 이거 괜찮다 생각했어요.”

미숫가루는 어릴 적 모두가 즐겼을만한 간식이지만 일반 카페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친숙하고도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미숫가루. 안대표는 MZ세대의 할매 입맛을 자극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매장 디자인부터 메뉴 선정까지 직접 고민하고 제작하며 카페의 문을 열었다.

팀원들이 손수 카페 장식을 만드는 모습. ⓒ너의 작은 방앗간

영세 농가 농작물로만 만드는 메뉴

카페에서 최고 인기는 ‘가래떡구이’

너의 작은 방앗간의 모든 음료는 전라북도 김제에서 공수해온 검은콩 서리태, 찹쌀, 메보리를 베이스로 한다. 그중 가장 기본적인 메뉴는 메보리, 찹쌀, 서리태콩으로만 채운, 일반적인 미숫가루 맛의 ‘든든이’, 이 베이스에 흑임자를 더한 ‘모락이’이다. 미숫가루 위에 크림을 얹어 먹는 음료 ‘미숫페너’ 도 카페 별미 중 하나다.

검정보리 콜드브루(왼)와 흑임자가 들어간 모락이 ⓒ너의 작은 방앗간

메뉴 중 하나인 ‘검정보리 콜드브루’ 도 가게 인기메뉴 중 하나로 검정보리와 커피원두를 배합해 커피 향을 유지하면서 카페인 함량을 줄인 음료이다. 물론 검정보리도 영세 농가로부터 수매하고 있어 믿고 먹을 수 있다.

너의 작은 방앗간 최고 베스트셀러 가래떡구이 ⓒ너의 작은 방앗간

“너의 작은 방앗간 베스트셀러는 가래떡구이예요. 갓 지은 떡을 드린다는 생각으로 메뉴를 개발했죠. 곡물 디저트 하면 우리 가게가 생각나게끔 다른 가게와 차별점을 두려고 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한 두 개씩 인스타그램에 태그로 저희 가게가 올라왔어요. 할매 입맛을 가진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했다고 생각해요.”

개업 직후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온·오프 병행, 서울 그로서리 매장도 입점

너의 작은 방앗간은 현재 온,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자체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신촌에 있는 자체 매장은 잠시 쉬고 있는 상태다. 현재는 서울 그로서리 매장에 입점해있는 자체 메뉴 ‘그래놀라’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나의 카페가 아닌 여러 경로로 너의 작은 방앗간을 넓힌 이유는 2020년 3월 개업에 맞춰 터진 코로나 때문이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 입장에서 코로나는 매출에 큰 타격이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좌절할 법도 하지만, 안훈민 대표는 그럼에도 표정이 밝았다.

너의 작은 방앗간은 원래 오프라인 주력으로 판매를 하고 싶었어요. 인생쌀집과 같이 공생하는 방식으로 원물 끌어다 오프라인에서 음료를 팔자 생각했죠. 지금은 뜻하지 않게 둘 다 온, 오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었죠.”

연희동에 있는 서울 그로서리클럽. ⓒ너의 작은 방앗간

연희동에 위치한 서울 그로서리 클럽은 그로서리 스토어 겸 팝업 식당이다.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자재부터 와인와 음료, 테이크아웃을 할 수 있는 팝업 식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너의 작은 방앗간 제품 말고도 국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는 D2C 브랜드들의 프리미엄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너의 작은 방앗간’ 야심찬 메뉴 그래놀라

쌀튀밥으로 만들어 푹신하고 고소한 식감

요즘 너의 작은 방앗간 카페가 내세우는 주력 메뉴는 ‘그래놀라’다. 국내 비건 시장을 타깃으로 간편하게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너의 작은 방앗간의 그래놀라는 원재료의 80% 이상이 직접 재배 또는 수매한 국산 곡물로 안심하게 먹을 수 있다. 또한 곡물 생산과 가공에 직접 관여한 만큼 압착곡물이 아닌 ‘통곡물’을 그대로 사용해 식감도 풍부하다. 귀리(오트밀), 현미, 멥쌀, 찹쌀, 보리, 서리태콩, 아몬드, 호두, 캐슈넛, 해바라기씨, 그릭요거트, 블루베리, 라즈베리가 들어간다.

그래놀라의 특별한 기술은 ‘퍼핑(Puffing)’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퍼핑기술은 기름에 튀기거나 굽지 않고 약 5초간 열과 압력을 줘서 곡물을 부풀리는 기술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영양소 손실은 최소화되고, 바삭한 식감은 극대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너의 작은 방앗간

“시중의 그래놀라들은 압착귀리를 쓰는데 솔직한 평으로 저는 맛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귀리의 비율을 줄이고 좀 더 다양하게 생귀리, 백미, 생보리, 생서리태, 생캐슈너 등을 다 수급해서 뻥튀기처럼 퍼핑을 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렇게 마치 쌀 뻥튀기처럼 튀밥으로 만든다음 그대로 오븐에 들어가 굽는 방식인거죠. 남녀노소 다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식감이 푹신해져서 좋더라고요.”

안 대표는 농촌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농촌에게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소비자에게는 국내 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는 의미이다. 너의 작은 방앗간의 최종 목표는 한국을 넘어 해외 진출이다. 영양이 가득하면서도 맛있는 우리 음료를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FARM 인턴 강나윤, 이슬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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