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 젊은 기운 불어넣어 상생 꿈꾸는 광장시장 토박이 <365일장 추상미 대표&류시형 이사>

노포가 즐비한 광장시장 속에서 새로운 외관을 자랑하고 있는 ‘365일장’을 찾았다.ⓒ더농부

빈대떡, 육회, 김밥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광장시장에 들어서면 어르신과 젊은이, 한국인과 외국인 가릴 것 없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쉽게도 광장시장에 포목점, 한복점, 식재료점 등 다양하고 질 좋은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점점 줄고 있다.

시장 토박이들이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밀려나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품고 새로운 청사진을 그린 이가 있다. 바로 ‘365일장’의 추상미 대표다. 광장시장에 자리 잡은 조금은 이질적인 공간 이곳. 식료품부터 이색음식, 굿즈까지 모두 판매하는 힙한 가게를 더농부가 찾아가 탄생 비화를 물었다.

‘365일장’ 오픈과 함께 준비한 수제맥주 ‘광장시장1905’를 손에들고 있는 추상미 대표와 류시형 이사. ⓒ더농부

워라밸 위해 떠났던 빈대떡집 딸

공직생활 접고 다시 광장시장으로

추 대표의 어머니 성을 딴 ‘박가네 빈대떡’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더농부

추 대표는 광장시장의 인기 매장인 ‘박가네 빈대떡’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다. 365일 바쁜 부모님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 다짐하며 시장을 떠나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공무원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손님이 끊겨 어깨가 축 처진 상인들을 보며 그는 광장시장으로 돌아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렇게 다시 시장으로 돌아와 365일 문을 여는 ‘365일장’을 탄생시켰다.

“어려서부터 광장시장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이곳은 제 삶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존재예요. 그러다 보니 늘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이 보였죠. 광장시장이 단지 먹거리가 주를 이루는 시장으로 비치는 게 안타까웠어요. 사실 광장시장은 예전부터 질 좋은 원단, 신선한 식자재로 유명했거든요.

할머니와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박가네 빈대떡’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를 잘 잡았기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 제가 더 신경 쓸 일이 많지 않았어요. 공무원으로 일하다 광장시장에 다시 돌아온 지도 8년이 되었는데 그 당시 저는 광장시장만의 재밌고 새로운 마케팅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365일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추 대표. ⓒ더농부

물건과 자리만 좋으면 ‘장땡’?

전략적인 브랜딩 뒷받침돼야

광장시장이 다채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 그녀는 시장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시장 골목엔 커피를 파는 매장조차 없어 카페를 열기도 했고 과일상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자리 잡지 못하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단지 음식을 만드는 기술, 좋은 과일을 고르는 안목만 가지고는 장사가 어렵더라고요. 저희 부모님 세대가 터만 있으면 물건을 파셨던 때와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래서 이번 365일장을 준비할 땐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브랜딩과 공간 디자인까지 많은 공을 들였어요.”

초록색을 메인 컬러로 구성한 ‘365일장’ 내부. ⓒ더농부

1905년부터 터를 잡아 100살이 넘은 광장시장에 이단아처럼 등장한 ‘365일장’은 이질적으로 느껴질 만큼 현대적인 감성이 듬뿍 담겼다. 추 대표는 셰프, 브랜딩 전문가, 공간 기획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와 협업해 세상에 없던 힙한 가게를 탄생시켰다. 1년 넘게 준비한 끝에 지난 10월 말 매장을 오픈했다.

외관부터 내부까지 기존 상가와 차별화

상생과 위로의 공간 자리잡은 ‘365일장’

‘365일장’은 광장시장의 기존 상가들과는 외관부터 내부까지 전부 다르다. 365일 장을 방문하면 화려한 초록색 간판이 먼저 눈길을 끈다. 1층은 그로서란트, 2층은 식품 개발 연구실, 3층은 사무실 4층은 와인바 히든아워로 구성돼 있다.

그로서란트란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이 합쳐진 합성어로 식료품점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가게를 의미한다. ‘365일장’ 1층에선 다양한 로컬 식료품과 와인, 광장시장 맥주, 기념품 등을 구매할 수 있고 이국적으로 재해석한 광장시장 인기 음식도 만나 볼 수 있다.

1층 그로서란트 전경 ⓒ더농부

‘365일장’의 메뉴 개발과 식품 연구를 담당하는 류시형 이사는 추 대표와 ‘365일장’의 시작을 함께한 원년 멤버다.

“추 대표가 제안한 상생과 위로라는 슬로건에 깊게 공감해 함께하게 됐어요. 1층 그로서란트는 상생을 위한 공간 4층 와인바 히든아워는 위로가 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준비했죠. 시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일 수 있는 외관이지만 시장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려고 해요. 그래서 기존 광장시장 인기 메뉴들을 모티브로 빈대떡 츄러스, 오소리감투 만두, 김치 콘까르네 등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

365일장의 오소리감투 만두, 빈대떡 츄러스, 김치 콘까르네. 광장시장 1905맥주는 365일장의 전 메뉴와 잘 어울리는 가벼운 에일맥주다.ⓒ더농부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술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광장시장의 이름을 딴 수제 맥주와 광장시장이 생긴 연도와 이름이 같은 1905 와인을 비롯해 다양한 한국 술을 만나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 식품 스타트업에서 판매하는 로컬 식료품부터 요즘 세대가 찾는 문구류까지 없는 게 없다. ‘365일장’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광장시장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광장시장 굿즈도 있다.

매장 한편에 진열되어 있는 ‘365일장’ 굿즈. ⓒ더농부

“광장시장으로 사람 끌어모으는

앵커 스토어가 되기를 원합니다”

직접 제작한 2022년 달력을 들고 미소짓는 추 대표 ⓒ더농부

“시장 지도를 바탕으로 2022년 달력을 만들었어요. ‘365일장’이 광장시장 방문율을 높이는 앵커 스토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광장시장엔 먹거리 말고 다양한 가게가 많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주변 상인들도 추 대표의 새로운 도전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 환하고 이쁜 가게 덕에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호의적인 반응이다.

주류 코너 앞에서 미소 짓는 추 대표(사진 왼쪽)와 류 이사. ⓒ더농부

추 대표와 류 이사에게 앞으로 ‘365일장’이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냐 묻자 이렇게 답했다.

“방문하신 모든 분들께서 예쁘고 깔끔한 인상을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저희가 잘 되면 주변 상인분들도 벤치마킹하실 수 있도록 말이죠.”(추 대표)

“기존 시장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과 참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또한 ‘시장 토박이가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일으켜보려 애쓰는구나’ 하고 이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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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 에디터 김지연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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