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보며 ‘한국의 내일’ 준비하자…《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는 어떻게 명품도시가 되었나?》

“일본의 오늘은 먼저 가본 한국의 내일이다.”

《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는 어떻게 명품도시가 되었나?》(라의눈) 서문에 등장하는 말입니다. 책은 소멸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일본 도시 8곳을 소개합니다. 저자 5명은 인구변화, 도시계획, 지역재생을 연구했으며, 일본의 지방소멸 현장 사례를 통해 지역재생의 성공 조건과 전제조건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오늘은 정말 한국의 내일일까요? 각종 통계를 보면 한국은 일본이 겪는 인구 변화, 성장 감축, 재정 압박을 똑같이 따르고 있습니다. 유사한 발전경로와 성장모델을 뒤따른 결과입니다.

인구 감소, 성장 둔화…일본 따라가는 한국

2021년 합계출산율…일본 1.3명, 한국 0.8명

2005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과 일본의 합계출산율 추이. 두 국가 모두 OECD 평균 합계출산율 1.61명(2019년 기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더농부

일본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3명이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입니다. 혼인율도 매년 떨어져 인구 1000명당 4.1명을 기록했습니다. 내각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자신의 나라는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인가’란 질문에 일본 국민은 38.3%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스웨덴이 97.1%,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82.7%, 77%가 ‘그렇다’고 답변한 것과 대조된 결과였습니다. 1990년대부터 저출산 대책을 내놨지만, 해결 기미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을 보면 일본은 차라리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2005년에 출산율 1.26명을 기록한 뒤 20년 가까이 1.3명을 유지했지만, 한국은 2002년 이후 계속 1.3명 아래로 떨어졌고, 2021년 0.81명을 기록했습니다. 혼인율도 인구 1000명당 3.8명(2021년 기준)이었습니다.

2014년 마쓰다 리포트 “일본 지차제 49.8% 소멸할 것”

한국 228개 시·구·군 중 49.6% 113개 소멸 위기 처해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2018년에 발표한 전국 소멸 위험 지역 현황. ⓒ뉴시스

인구감소는 사회 전반의 기존 체계를 뒤흔듭니다. 사회 구조를 유지하고 지속시킬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이 겪는 인구감소 문제의 원인이자 결과가 도시-농촌 간의 불균형이라고 말합니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고, 도시로 전입하면서 청년 수가 많아집니다. 경쟁 심화로 도시에 사는 청년들은 결혼을 연기하고, 끝내는 출산을 포기합니다. 이런 현상이 십수 년째 지속되며 고령화율은 올라가고, 농촌은 소멸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2014년 5월 8일. 일본 총리 직속 내각부에 속한 일본창성회의에서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보고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1799개 가운데 896개 도시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학계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를 20~39세 여성 인구로 나눴을 때, 지수가 0.5이상~1.0 미만이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합니다. ‘마쓰다 리포트’로 불린 보고서는 일본 정부의 인구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의 지방소멸 위기는 일본보다 더 심각합니다. 지방에 가보면 빈집과 빈 점포는 물론 부동산이 방치된 채 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2년 3월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28개 시·구·군 가운데 113개가 소멸위험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국토 12%밖에 안 되는 서울과 수도권에는 인구 52%가 몰려 삽니다.

소멸 위기 극복한 일본 지역 도시 8곳

극복 방법은? 민간과 행정의 긴밀한 협력

책에 등장한 도시 8곳도 지방 소멸 위기를 겪었습니다. 마니와시(真庭市)가 가성비 낮은 임업으로 쇠락했고, 시와쵸(紫波町)는 인근 광역지자체로 사람들이 떠났습니다. 단바사사야미시(丹波篠山市)는 무리한 공공재원 투자로 막대한 빚을 졌고, 히가시카와쵸(東川町)는 인구 7500명으로 소멸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8곳은 어떻게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요? 책은 각 도시의 민간과 행정이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극적인 사례로 꼽히는 단바사사야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시는 효고현 중동부에 있습니다. 1999년 인근 지자체를 합병했고, 중앙정부에서 대대적인 금전 지원을 받았습니다. 시는 정부 지원금을 공공 건설에 사용했습니다. 2006년까지 지원금 약 227억엔을 활용해 지역 지역 재생에 나섰지만 실패했습니다. 2003년에 지방부채가 1136억엔에 달했고, 지원금으로 지은 시설은 운영 부실을 겪었습니다.

의도가 엇나간 지역합병은 되레 심각한 재정악화를 낳았다….

유지불능의 폐해는 고스란히 지역에 떠넘겨졌다.

희망은 사라졌고 부채만 남았다. 관은 좌절했고 민은 낙담했다.

단바사사야마시, 에도시대 고민가(古民家)로 활력 살려

보조금 의존 벗어나 민간 자립형 구조 갖추는 것이 핵심

단바사사야마시는 에도시대 고민가를 재구성해 지역 재생에 나섰다. ⓒ단바사사야마시홈페이지캡쳐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과 지자체, 민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시는 2008년부터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에도시대 고민가(古民家)를 재구성했습니다. 마루야마지구에서 먼저 시작한 실험은 동네중심지를 하나의 호텔로 만들었습니다. 고민가에서는 관람객에게 숙박과 식사뿐만 아니라 안내까지 제공합니다. 관람객은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경험관광을 하게 됩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을 확보했으니 다음은 사업을 지속하고 확장할 차례입니다. 민간 연구소가 도움에 나섰습니다. 고민가 재생에 특화된 사단법인 NOTE가 빈집 소유주에게 고정자산을 주는 조건으로 10년간 집을 빌립니다. 이후 리모델링을 진행해 사업 희망자에게 빌려주고, 월세 수입으로 자금을 회수합니다.

여기에 지자체가 행정 지원에 나섭니다. 사업희망자가 빈집을 점포로 활용하면 지자체는 75만엔, 상공회의소는 90만엔을 각출해 투자액의 상한 50%를 지원해줍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행정 보조금을 줄이고 지역경제활성화지원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이 관광활성화 관민 펀드를 설립해 민간 자립형 구조를 갖춰나갔습니다.

고민가에서는 동네중심지가 하나의 호텔이다. 관람객은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경험관광을 하게 된다. ⓒ호텔니포니아홈페이지캡쳐

창업은 곧 고용을 낳고, 고용은 다시 지방이주를 부르는 순환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인구 4만여 명이 되는 작은 도시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공동체 유지를 위한 사회적 자본이 탄탄합니다. 또 청년 유입이 조금씩 증가하며 고령화율도 28.5%를 넘지 않고 있습니다.

부시장 출신이자 NOTE의 대표 긴노 유키오(67)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합병해야 중앙으로부터 교부금, 보조금을 받는다는 생각에 매몰돼 인구 규모에 맞지 않는 방대한 공공건설에 뛰어들었어요. 훗카이도 유비리시처럼 재정파탄의 그림자가 자욱했죠.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공간은 결국 지역입니다. 주민은 정책을 정할 때 찬반에 동원되는 대상이 아니에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주체입니다. 최종 성과는 주민자립과 지속사업에 달렸어요. 행정과 전문과는 한걸음 물러나 협력하는 게 좋죠.”

일본 지역재생 사례가 주는 교훈

‘지역자원 활용한 지방자치 필요’

일본의 오늘은 어떻고, 한국의 내일은 어떠해야 하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는 어떻게 명품도시가 되었나?》을 읽어보자. ⓒ더농부

일본의 지역재생 사례를 통해 한국 지자체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저자는 정부 기획, 재정 건설, 세금 운영 방식을 경계하고, 지역자원을 활용해 돈 버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간 기능했던 중앙주도의 균형발전론은 파기대상이다. 정책분절과 재정낭비, 그리고 도농불균형을 확대시켰다. 바꿔야 살고, 변해야 먹힌다. 중앙은 지방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행정은 민간에 공을 넘겨줘야 한다. 지방분권 지방자치 20년을 훌쩍 넘긴 한국사회다. 자치분권에 걸맞게 지방에게 주민에게, 스스로 살아갈 땅에 대한 생존카드를 맡기는 게 좋다.”

일본의 오늘은 어떻고, 한국의 내일은 어떠해야 하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는 어떻게 명품도시가 되었나?》를 읽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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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농부 인턴 김민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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