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 미래 짊어졌다…‘팜한농’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농사일

범지구적 이상 기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식량고가 동나고 있습니다. 애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식량 안보에 관심이 늘어나는데요.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이상적인 방법은 국내 식량 생산량을 늘리는 겁니다.

한국은 식량 자급률을 높일 준비가 돼 있을까요? 한국작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우리 농산물 95%가 농약을 사용해 생산됐습니다.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농약이 필수인 상황이지만 농약 원제 수입 의존도는 2019년 기준 97.6%에 달합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농약 회사가 경제 논리를 좇아 농약 원제 사업을 멈추고 해외에 의존해 왔기 때문입니다.

팜한농은 달랐습니다. 모두 ‘스톱’을 외칠 때 홀로 ‘고’를 고수했죠. 신물질 원제를 자체 개발·생산하고 글로벌 농약 기업 원제를 수탁 생산했습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 ESG 물결에 따라 일손을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데 집중합니다. 팜한농이 선보인 첨단 농기술,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팜한농은 LG화학 농업 자회사다. 1953년부터 국내 최초로 작물보호제를 생산·공급했다. ⓒ팜한농

팜한농, 최초·최고·최대 농기업

작물보호제로 세계 시장 공략

팜한농은 LG화학 자회사로 최초·최고·최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농기업입니다. 1953년 국내 ‘최초’로 작물보호제를 생산·공급한 이래 국내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국내 생산 능력은 물론 해외 수출 실적 역시 ‘최대’를 자랑합니다.

팜한농 양대 사업은 작물보호와 비료. 흔히 농약 사업이라고 불리는 작물보호 사업은 전체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효자 사업’입니다. 작물보호제 수출 규모도 2020년 33억6500만원에서 2021년 103억1200만원으로 200% 이상 늘었습니다.

팜한농은 2018년 ‘테라도’를 출시하고 202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등록했다. ⓒ팜한농

작물보호제 수출을 늘리는 일등공신은 ‘테라도’. 팜한농은 신물질 비선택성 제초제인 테라도를 2018년 국내 출시하고 202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등록했습니다. 의약품으로 치면 FDA 등록과 비견할 만한 쾌거입니다. 국내 개발 원제로는 최초입니다.

팜한농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노동력 절감형 제품 개발에 나섰습니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에서는 최근 팜한농 작물보조제가 ‘인기 만점’이라고 합니다. 농작업에 투자하는 시간과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주니까요.

팜한농 작물보호제를 쓰면 벼농사에서 허리 굽힐 일이 줄어듭니다. 논잡초를 주저앉아 뽑을 일이 없습니다. 투척형 제초제 덕인데요. 번거롭게 논에 들어가지 않고 논둑에서 던지기만 하면 됩니다. 원예작물도 편리하게 기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넓은 밭에서 약제를 살포하느라 수고로웠습니다. 팜한농 작물보호제는 묘목을 기르는 단계에서 병충해를 막아 원예작물 농사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국내 등록 무인항공기용 작물보호제 제품은 2022년 기준 총 197개다. 그중 팜한농 제품이 44개다. ⓒ뉴시스

팜한농은 약제 살포 시간과 노동력을 대폭 절감하는 무인항공기용 작물보호제 개발도 선도합니다. 드론, 무인헬기 등 원격 조종 기체를 이용한 방제 방법인데요. 2022년 국내 등록 무인항공기용 작물보호제 제품은 총 197개. 그중 팜한농 제품이 44개나 됩니다.

비료 사업, 6년째 거듭한 난항

친환경 비료로 ‘역전승’ 노리다

작물보호제 사업이 확실한 ‘캐시 카우’로 자리 잡은 데 반해 비료 사업은 6년째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비료 사업 부진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드러납니다. 2021년 기준 비료 시장 점유율은 9.9%. LG그룹으로 넘어온 후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때가 있었으나 지금은 비료 강자로 불리는 농협에 밀려 10% 밑으로 점유율이 떨어졌습니다.

밑거름과 웃거름으로 나눠 여러 번 뿌려야 하는 일반 비료와 달리, 완효성 비료 ‘한번에측조’는 한 번만 살포하면 수확 때까지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 ⓒ팜한농

팜한농은 친환경 비료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저탄소 농업에 최적화된 제품과 환경오염 물질을 막는 제품 비중을 꾸준히 늘려 나갔습니다. 환경 친화적 특수 비료라 불리는 ‘완효성 비료’가 대표적입니다. 작물의 비료 이용 효율을 높여 비료 사용량을 대폭 줄여주는 제품입니다.

완효성 비료는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밑거름과 웃거름으로 나눠 여러 번 뿌려야 하는 일반 비료와 달리, 완효성 비료는 한 번만 살포하면 수확 때까지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모내기를 시작할 무렵인 2022년 5월 18일, 완효성 비료 ‘한번에측조’는 47만포가 판매돼 2021년 같은 기간 판매량(26만포)보다 81% 많이 팔렸습니다.

2022년 7월 팜한농은 국내 최초로 ‘광분해 완효성 비료’를 개발했습니다. 이 비료는 사용량 절감, 노동력 절감, 환경 보호라는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비료 시장 판도를 바꿀 친환경 기술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광분해 완효성 비료를 햇빛에 노출하면 합성수지가 분해돼 물과 무기물만 남는다. ⓒ팜한농

광분해 완효성 비료는 기존 완효성 비료가 가진 치명적 단점을 해결했습니다. 완효성 비료에 들어가는 합성수지는 작물 수확 후에도 분해되지 않고 농경지에 남거나 하천으로 흘러드는데요. 완효성 비료에서 합성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30%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마다 전 세계에서 폐플라스틱이 약 5만6000~33만7000t 발생한다고 추정됩니다.

광분해 기술을 적용한 비료를 하루 8시간씩 햇빛에 노출하면 6개월 후 합성수지 성분이 94.6% 분해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농작업 환경에서는 3년 만에 완전 분해돼 물과 무기물만 남습니다.

아픈 스마트팜 역사 뒤로 하고

디지털 파밍 모델·솔루션 제시

국내 스마트팜 역사 중심에는 팜한농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봅시다. 팜한농이 동부그룹 계열사이던 2010년, 팜한농은 국내 최초로 대규모 유리온실을 짓고 토마토 농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토마토를 대량 생산해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수출까지 넘볼 계획이었습니다.

‘대기업 농업생산진출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농민이 2013년 4월 4일 동부팜한농에 유리온실 사업권 반납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야심찬 목표도 잠시,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농민 단체는 극렬히 반대했습니다. 팜한농은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업 진출을 포기했고 유리온실까지 헐값에 매각했습니다. 동부그룹이 380억원 들인 유리온실은 170억원에 팔렸습니다. 이후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모회사인 동부팜한농까지 LG화학에 매각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최근 들어 팜한농은 스마트팜에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2019년 ‘스마트팜 단기 모델 개발 시범사업’에 참여해 소규모 농가에 적합한 보급형 디지털파밍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이후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며 국내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파밍 솔루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팜한농 디지털파밍 솔루션은 디지털 센서를 이용해 농사일을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줍니다. 작물 재배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 기반 병해충 예측·진단·처방·컨설팅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FARM 인턴 전영주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팜한농 보도자료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한국경제신문, <폭등하는 곡물가…전쟁보다 위험한 기후 위기>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작물보호제 원제·제품 개발 정부 지원을>

한국영농신문, <[인터뷰] 팜한농 남경윤 작물보호사업부장>

더벨, <팜한농, 비료사업 5년 연속 적자…더딘 재무개선>

영농자재신문, <국내 유일의 농약원제 생산기지를 가다 ∥팜한농 반월공장>

조선비즈, <LG화학, 1분기 매출 11조6000억원… 분기 사상 최대>

뉴스1, <[스마트팜논란]②“회사는 돈잃고 농가는 피해만”…팜한농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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