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찜질방 되는 온실, 이 방법 쓰면 시원~해져요! [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38]

우리나라 시설채소 온실 면적은 1990년 25,450㏊에서 2019년 52,09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귀농 인구 숫자도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귀농인이 가장 선호하는 영농방식이 바로 온실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시설원예이다.

온실은 농부가 환경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작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좋은 재배 방법이다. ⓒ농업진흥청

시설원예의 인기가 높아지며 기존에 노지에서 재배되던 작물들이 이제는 온실에서 재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 밭에서 재배되던 여름철 수박도 이제는 대부분 온실에서 출하한다. 이렇듯 온실 면적과 온실 안에서 재배되는 작물의 종류가 늘어나는 이유는 온실이 내부의 환경을 조절하기 용이해 작물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실(溫室)은 그 이름에서 보이듯 난방에 적합한 시설이다. 겨울철 보온 용도의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여름철에 필요한 시원한 환경을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여름철 태양빛 그대로 받는 온실

천장 없는 온실 안은 ‘찜질방’

온실의 경우 식물 광합성을 위해 천장이 투명하므로, 햇빛의 강한 열이 그대로 들어온다. ⓒ게티이미지뱅크

태양은 초당 약 9.2×1022㎉ 만큼의 에너지를 전자기파 형태로 우주로 방출하고 이 전자기파는 약 1억5000만㎞를 날아와 지구 표면 ㎡당 약 1000W 크기로 에너지를 전달한다. 한 시간 동안 지구 전체에 내리쬐는 햇빛에는 인류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건물의 경우에는 지붕이 햇빛을 막아주기 때문에 건물 냉방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 온실의 경우에는 식물의 광합성을 위해 햇빛이 유입돼야 하므로 온실로 들어오는 햇빛의 커다란 열량이 온실 냉방을 어렵게 한다.

식물은 여름을 좋아한다.

단, 온실 식물은 빼고

2019년 한 여론조사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 1위와 2위는 봄(42%)과 가을(40%), 3위와 4위는 겨울(10%)과 여름(8%)으로 나타났다. 만약 식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여름과 겨울 중에서는 당연히 여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만약 설문 대상을 온실 식물에 한정하게 되면 결과가 꼭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름철 낮에 냉방을 하지 않는 온실의 기온은 아주 쉽게 40℃를 훌쩍 넘겨 버린다.

온실은 여름철엔 내부 온도가 40~50℃까지 올라가곤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로 세포를 이루는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 환경이 꼭 필요하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세포 내 결빙 등의 원인으로 동사하기도 하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단백질의 변성 등으로 고온 피해를 입기도 한다.

식물 생육에 적합한 온도는 식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0~30℃ 범위 내에 있다. 열대성 식물의 경우에는 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살아갈 수 있지만 몇몇 소수를 제외하고 40℃가 넘는 환경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식물은 그리 많지 않다.

여름철 온실, 시원~하게 만드는 법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알려드립니다!

쉽고 보편적인 온실 냉방 ① 환기

냉방의 기본은 환기!

(좌) 온실 창문을 여는 방식으로 자연환기를 하고 있다. (우) 환기 팬을 통한 강제환기 방식이다. ⓒ농촌진흥청

온도를 낮추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 중의 하나는 환기이다.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환기창을 열거나 온실 벽이나 지붕에 환기 팬을 설치해 온실 내부 공기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환기를 한다.

전자인 환기창으로 공기를 배출시키는 것을 자연환기라 하고, 후자인 환기 팬으로 공기를 배출시키는 것을 강제환기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자연환기의 환기율이 강제환기에 비해 떨어진다.

온실의 기온을 바깥 온도와 6~7℃ 차이 이내로 관리하기 위한 환기율은 분당 약 1회를 권장한다. 이는 온실 전체의 공기가 한번 교체되는데 1분이 소요되는 정도의 환기율을 말한다.

쉽고 보편적인 온실 냉방 ② 차광

뜨거운 여름 태양, 가려서 막자

온실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으면서 작물이 적당히 광합성 할 수 있는 차광 스크린을 이용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여름철에 온실의 온도를 낮추기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햇빛이다. 이 햇빛을 막아 온도 상승을 막는 것이 바로 차광이다. 다만 온실에 유입되는 햇빛을 전부 차단하면 작물이 광합성을 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온실에서 재배되는 작물의 종류에 따라 적당한 빛 투과율을 가지는 차광 스크린을 사용해 차광을 한다. 작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엽채류에 비해 과채류의 햇빛 요구도가 더 큰 편이다.

물을 사용하는 온실 냉방 ① 포그

시원한 물안개로 온도 낮추기

포그 냉방설비는 일종의 물안개를 이용한 냉방 방식이다. ⓒ농촌진흥청

최근 여름에도 온실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포그 냉방설비를 설치하는 온실도 늘어나고 있다. 포그 냉방이란 온실 공간에 물을 미세한 방울로 분무시켜 물이 증발될 때 열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한 냉방 방식이다. 우리가 여름철에 숲이나 계곡에 갔을 때 시원하게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원리 덕분이다. 나무의 증산작용이나 계곡 물의 증발에 의해 주변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물 1g이 증발돼 수증기로 변할 때 주변으로부터 약 539㎉ 만큼의 열량을 흡수한다. 포그 냉방설비를 온실에 설치할 때는 두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째는 온실의 습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환기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분무된 물이 잘 증발되도록 물을 미세한 방울로 분무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물방울의 직경이 50㎛ 이하가 되도록 분무하면 증발이 쉽게 일어난다.

물을 사용하는 온실 냉방 ② 팬앤패드

증발하는 물과 함께 더위도 안녕~

팬앤패드 냉방은 물이 흐르는 패드에 공기를 통과시키는 냉방 방식이다. ⓒ농촌진흥청

팬앤패드 냉방은 포그 냉방과 마찬가지로 물의 증발을 이용한 냉방 방식이다. 다른 점은 포그냉방은 온실 공간 내에 물을 직접 뿌려 증발을 유도하고 팬앤패드 냉방은 물이 흐르는 패드에 공기를 통과시켜 증발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팬앤패드 냉방설비는 팬과 패드로 구성되는데 패드를 온실 벽면에 설치해 물이 흐르도록 하고, 팬을 돌려 물이 흐르는 패드 면으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설치한다. 팬앤패드 냉방의 경우 냉방을 위해 패드를 순환시켜주는 물과 항상 젖어있는 패드에 곰팡이 등 병원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온실 냉방 : 지하수

시원한 지하수는 천연 냉방 도구

수막재배는 원래 겨울철 비닐하우스 온도가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농법이다. 비닐하우스 지붕 사이에 지하수를 뿌려 수막을 만들고, 온도 유출을 막는다. ⓒ게티이미지뱅크

호수나 하천변과 같이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에서는 지하수를 이용해 온실 냉방을 할 수 있다. 지하수를 이용한 가장 보편적인 온실 냉방은 수막재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온실을 2중으로 설치하고 1중과 2중 사이 온실 피복재에 지하수를 뿌려 온실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깊은 땅속의 지하수는 말할 것도 없고 강변 사질 토양 수 m 깊이에서 흐르는 지하수의 경우에도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 이 물을 뽑아 올려 여름철에는 냉방에 겨울철에는 난방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 이외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온실 냉방 : 히트펌프

온실 전용 에어컨으로 시원하게

히트펌프는 온실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에어컨이다. ⓒ농촌진흥청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어컨과 유사하게 온실에서는 히트펌프로 냉방을 할 수 있다. 히트펌프는 에어컨에서 응축기 역할을 하는 실외기와 실내에 설치되는 증발기 위치를 밸브 제어를 통해 서로 변경되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밸브를 조절해 겨울철의 난방과 여름철의 냉방을 하나의 설비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온실의 히트펌프는 주로 겨울철 난방에 사용되고 여름철 냉방에 사용되는 경우는 드문데 이는 여름철 낮에 온실에 내리쬐는 햇빛의 에너지가 너무 커서 히트펌프로 냉방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일 히트펌프로 온실 전체 냉방을 하려 할 때는 해가 진 이후 야간에 한시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를 아끼는 온실 냉방 : 부분 냉방

아까운 에너지, 조금이라도 절약하려면?

냉수를 배관으로 순환시켜 냉방하는 히트펌프를 ‘지열 히트펌프’라 한다.ⓒ농촌진흥청

온실에서 히트펌프로 냉방을 할 때 에어컨처럼 냉풍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히트펌프로 물을 차갑게 만든 다음 이 냉수를 배관으로 순환시켜 냉방을 한다. 이렇게 냉방을 할 때 냉수 배관을 작물 부근에 설치하면 온실의 기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물의 온도를 더 낮출 수 있어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냉수 배관이 설치된 FCU(Fan Coil Unit)를 이용해 냉풍을 만들고 이 냉풍을 덕트를 통해 작물 부근으로 공급해 주는 방식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렇게 작물 근처에 부분적으로 냉방을 하는 경우 소비되는 냉방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일상에 성큼 찾아온 기후 위기…

온실 냉난방도 절약해야 산다

국내 열대과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후가 변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열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온도 변화에 따라 작물의 주산지도 점차 북쪽으로 올라오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것들을 보며 이제는 일상에서도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더 나아가 다가올 기후 위기를 염려하게 되는 시대가 됐다.

이를 반영해 시설농업에서도 뜨거워지는 기후에 적응할 여름 나기 전략이 필요해졌다. 온실에서 온도 환경을 개선해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졌고, 온실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여 기후 위기를 늦추는 일이 중요해졌다. 기후 위기는 이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라는 먼 곳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새 조금씩 스며든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됐다.

어떤 면에서 지구는 온실과 비슷하다. 햇빛을 받으면 그 열을 내부에 간직하고 그 열기를 품은 공기가 내부에서 순환되며 오염이 발생하면 동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온실처럼, 약 100km 높이의 대기권을 가진 지구도 하나의 공간을 갖는 닫힌 시스템(closed system)이다.

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2026년 내에 지구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약 1000년 전 백두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그린란드 빙하 위에 재를 뿌렸다. 산업혁명기에 영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산성비를 내리게 하기도 했다. 지구의 대기권은 온실 내의 대기와 비슷하게 하나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온실은 공기의 갱신이 필요할 때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서 새로운 공기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구는 우주 공간에 덩그러니 떠 있는 한 동 뿐인 온실과 같아서 그럴 기회가 없다.

환기가 되지 않는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것은 여름철 온실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에게 기후 위기는 알프스의 빙하가 녹거나 북극의 얼음이 녹는 것처럼 흥미로운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예전보다 높아진 기온에 더욱 뜨거워진 온실에서 여름을 견디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포그 냉방 설비를 통해 온실 안 온도를 낮추고 있다. ⓒ농촌진흥청

더 늦기 전에, 아직 회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실천해야 할까? 뜨거워지는 온실의 기온을 낮추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냉방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뜨거워지는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경제학의 회색 코뿔소*가 인류의 생존이 걸려있는 기후 분야에는 등장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


글=김진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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