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보약, 버섯의 매력에 빠져 볼까요?[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44]

많은 사람들이 버섯은 식물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곰팡이(균류)의 일종이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과 달리 스스로 필요한 유기물을 합성하지 못해 주변에서 얻는 종속영양생물로서 주로 동·식물의 사체를 분해해 양분을 얻으며, 일부는 생물에 기생 또는 공생하며 살아간다. 이들이 만드는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크기의 다육질로 구성된 유성생식 기관인 자실체를 우리는 버섯이라 부르며 영양학적 가치가 높은 식재료로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버섯

東 ‘불로장생’…西 ‘신의 음식’

버섯은 예로부터 종교화 신화에서 성스러운 의미이자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게티이미지뱅크

버섯은 예로부터 종교와 신화에서는 성스러운 의미이자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졌으며, 서양인들은 버섯의 독특한 향미를 즐겨 신의 음식이라 칭하였다. 버섯을 이용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35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알제리의 타실리에서 발견된 벽화인데, 여기에는 버섯 여러 개를 손에 쥐고 있는 무당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메두사를 죽인 페르세우스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버섯물을 마시고 그 자리에 버섯도시를 뜻하는 미케네(Mycenae)를 건립하였다고 전해진다. 로마의 네로 황제는 달걀버섯을 매우 즐겨 찾았으며, 이를 진상하는 사람에게는 버섯의 무게와 같은 양의 무게의 황금을 하사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동양에서 버섯을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믿었으며, 오래 전부터 버섯을 채취하거나 재배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장생의 명약을 찾기 위해 제주도까지 사람을 보냈으며, 이 때 영지(불로초)를 가져갔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선덕여왕 3년에 금지(영지)라는 버섯을 왕에게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버섯을 약으로 사용한 기록은 동의보감 탕약편에 나오는데, 표고, 목이, 송이, 영지, 복령 등 20여종의 버섯에 대한 용법과 효능에 대하여 기록되어 있다. 또한 ‘세종실록지리지’(1454)와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 표고와 송이가 등장하고, ‘음식디미방’(1670)에도 버섯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쫄깃한 식감 자랑하는 느타리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버섯

느타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먹는 버섯이다. 영양학적 균형이 높고 육질이 부드럽다. ⓒ게티이미지뱅크

느타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가장 많이 먹는 버섯으로 칼로리는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하다. 레티오닌 성분이 있어 독특한 향미를 가지고 있어 감칠맛 나는 국물요리에 알맞다. 비타민 B₂, 니아신, 비타민 D₂, 엽산, 식이섬유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저칼로리 식품이며, 항산화 영양소인 셀레늄 함량은 100g당 18.4㎍으로 당근의 8배, 양파의 12배나 많이 들어 있다.

식사 후 포도당의 흡수를 천천히 이뤄지게 함으로써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인슐린을 절약해 결과적으로 비만을 방지한다. 또 칼륨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느타리는 영양학적 균형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향이 강하지 않아 성장기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영양 반찬으로 꼽힌다. 뼈와 치아의 주성분인 칼슘과 혈액을 구성하는 인, 철분 함량이 특히 높으며 비타민 D의 전구체인 에르고스테롤의 함량이 높아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고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만드는 등 성장기 신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육질이 부드럽고 질감이 닭고기와 유사해 다이어트를 위해 식이조절 하는 사람들에게 샐러드의 고기 대용 재료로도 많이 이용된다.

식탁 위의 팔방미인 팽이버섯

특유의 시원한 맛과 감칠맛 일품

팽이버섯은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으며, 식물에 부족한 라이신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팽이버섯의 원래의 명칭은 기주로 하는 나무의 명칭에서 유래한 ‘팽나무버섯’이지만, 팽나무의 첫 글자인 ‘팽’에 버섯을 뜻하는 한자어 ‘이(茸)’를 붙여 ‘팽이’ 또는 ‘팽이버섯’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팽이버섯은 다양한 유리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균형에 도움을 주며, 활성산소 제거 능력이 탁월해 젊음을 유지하는데 좋은 식품이다.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으며 특히 채소류 등 식물에 부족한 라이신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글루타민산과 타우린의 함량이 높아 음식에 특유한 시원한 맛과 감칠맛을 내는데 활용된다.

갈색 팽이버섯에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GABA(gamma-minobutyric acid)의 함량이 높게 나타난다. 또한 식이 섬유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예방 및 치료에 좋고 대장암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면역증강(조절)작용, 항암, 항염증, 항바이러스 등의 기능성도 알려져 있다.

서양의 송이, 양송이(洋松栮)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버섯

양송이는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버섯이다. 우유와 비슷한 수준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양송이는 유럽에서 재배가 시작되어 현재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버섯으로 감칠맛과 향이 우수한 버섯이다. 우유와 비슷한 수준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어린이 신체 발달에 좋고, 체내에서 단백질 소모량이 많은 암환자에게도 아주 유용한 식품으로 꼽힌다. 구이, 찜, 조림, 수프 등 여러 요리에 이용되며 특히 육류와 궁합이 좋다. 육류 섭취 시 인체에 축적되기 쉬운 각종 유해물질의 흡수를 저해하고 소화를 도우며, 비타민 D, 비타민 B₂, 타이로시나제, 엽산 등이 풍부하다.

양송이의 대를 따고 뒤집어 구우면 갓 안쪽에 물이 생기는데 이는 양송이 자체에 있는 수분이 열에 의해 응축되어 고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보양 효과를 내는 엄청난 성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송이에서 유리된 아미노산 및 당을 함유하고 있어 맛과 향을 돋우어 준다. 둥근 갓과 통통한 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버섯으로 조리 시 색깔이 변하지 않게 하려면 조리 직전에 썰거나 레몬즙을 뿌려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혈관을 튼튼하게 만드는데 도움되는 표고

감칠맛 내는 글루탐산 풍부, 조미료로 쓰여

표고는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풍부해 국물맛을 내는 조미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표고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널리 재배되는 식용버섯이며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표고는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풍부해 국물맛을 내는 요리에서 조미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생표고는 주로 찌개, 잡채, 튀김 등에 쓰이며 말린 표고는 물에 불려 조림, 비빔밥, 볶음 등에 사용한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기름을 사용하는 요리나 육류와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미국심장학회에서는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추는 10대 음식 중 하나로 표고를 꼽은 바 있다.

빈혈 예방에 좋고 비타민 B1 및 뼈대 구성에 필요한 비타민 D₂가 풍부해 임산부에게 좋은 식품이다. 항종양 효능이 있는 다당체 물질인 렌티난이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증가 및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알려져 있다. 표고를 고를 때는 갓이 적당하게 펴져 있고, 갓 안쪽에 있는 주름이 뭉개지지 않고, 줄기가 통통하고 짧은 것이 좋다. 보관은 손으로 불순물을 가볍게 털어낸 뒤 마른행주로 표면을 닦고 랩으로 싸서 냉장이나 냉동실에 보관한다.

버섯, 어떻게 먹어야 할까?

삶거나 볶을 땐 마지막에 넣자!

버섯은 너무 센 불에 조리하지 말고, 삶거나 볶을 때에는 제일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버섯은 다양한 모양과 질감, 향을 가지고 있어, 오래 전부터 많은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재배버섯은 배지 부분만 다듬어 씻은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즉, 과일처럼 껍질을 벗기는 등의 번거로운 전 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찌개, 전골, 탕수육 등 다양한 요리의 주재료로 사용 가능하고 특유의 향미가 있어 요리의 맛과 풍미를 돋우는 부재료로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버섯은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 버섯에 공통적으로 함유된 기능성물질인 베타글루칸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능이 있다. 버섯의 먹을 때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기 위한 팁을 소개하면, 버섯의 기능성 성분은 대부분 수용성이므로 물에 너무 오래 씻지 않는 것이 좋다. 너무 센 불에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고, 삶거나 볶음요리에 쓸 때는 버섯은 제일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수확 후 시간이 경과하면 기능성 성분이 감소하므로 되도록 신선한 버섯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글=한재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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