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쉽고, 습기에 강하고…단점 뛰어넘는 ‘슈퍼 참깨’ 총출동! [재미있는 농업이야기 48]

참깨(Sesamum indicum L.)는 호마과(Pedaiaceae), 참깨속(Sesamum)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아프리카 동부, 인도 등 고온 건조한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참깨를 삼국시대 이전부터 오랫동안 재배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참깨는 신성하고 귀한 식품으로 여겨졌다. 조선시대 문종실록에는 참깨를 뇌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파피루스 의약서에는 참깨를 약으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참깨는 깨소금, 참기름 등에 쓰이는 중요한 작물이다. 중국은 아라비아 상인으로부터,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참깨를 들여왔다고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참깨는 여러 가지 음식에 부재료로써 많이 이용되며 우리 밥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이다. 하지만 국내 참깨 소비의 대부분은 중국, 인도, 에티오피아 등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성 악화로 국산 참깨 수급에 큰 차질을 빚었다. 국내산 참깨의 안정적인 생산과 자급률 향상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품종의 개발과 재배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불포화 지방산, 항산화 물질…소중한 참깨

‘밀양74호’, 리그난 함량 일반의 4배 이상

‘밀양74호’는 항산화 물질인 리그난 성분이 기존 참깨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참깨는 우리나라에서는 참기름으로 많이 이용된다. 볶은 참깨, 깨소금 등 각종 요리에도 빠지지 않는 중요한 식재료이다. 참깨 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은 주로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 리놀레산으로 이뤄지며, 필수 아미노산, 칼슘,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특히 항산화 물질인 리그난 성분은 콜레스테롤 억제, 기억력 손상 예방, 간 기능 개선 등 효과가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최초로 고기능성 참깨 신품종 ‘밀양74호’가 개발됐다. ‘밀양74호’는 종자의 리그난 함량이 1.7%로 일반 참깨보다 4배 이상 높고 인지기능 개선 효과 등 생리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밀양74호’의 기술이전이 확대되고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다면 이를 원료로 한 국산 참기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 소재로서 소비가 확대될 것이다.

2020년부터 2년간 국산 참깨 품귀 현상

긴 장마와 각종 병해 탓…가격 2배 폭등

참깨 역병에 걸려 말라 비틀어진 참깨. 역병은 습한 기후에서 생기기 쉽다. ⓒ농촌진흥청

참깨는 고온 건조한 기후를 좋아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참깨 재배기간 동안 장마, 태풍 등으로 인한 습해, 도복(작물이 비나 바람에 쓰러지는 일) 피해와 함께 역병, 잎마름병 등 병해가 생겨 안정적인 생산을 위협받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참깨 재배기간 동안 장마가 50일 이상 지속 되면서 역병과 잎마름병이 많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국내 참깨 생산량은 6천8백t으로 반 토막 났고, 가격은 두 배 이상 뛰며 ㎏당 3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국산 참깨 품귀현상이 2021년까지 지속 되면서 국내산 참깨를 사용하는 가공업체는 원료곡 수급에 큰 어려움이 있었으며 참기름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다. 결국 국산 참깨 공급은 중단됐으며, 수입산 참깨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재미있는 참깨 품종 개발의 역사

풍년깨, 안산깨…80여 품종 선봬

건백 품종은 양백 품종에 비해 참깨 역병 저항성이 높다. ⓒ농촌진흥청

우리나라 참깨 품종 개발의 역사는 1979년 풍년깨를 시작으로 순계분리법, 계통육종법, 돌연변이 육종법 등을 통해 지금까지 80여 품종이 개발됐다. 개발된 대부분의 품종은 병에 강하고 수량성이 높은 ‘3과성 소분지’ 초형(농작물의 잎 모양)이 많다. 작물의 종류별 재배 순서 상 적응성이 높고, 숙기가 빠르며, 분지가 많은 ‘안산깨, 조백’ 등이 개발됐다.

1984년도에는 돌연변이 육종법으로 안산깨가 개발됐는데, 안산깨는 숙기가 빠르고 기름함량이 높아 농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1990년대에는 병에 강하고 품질이 좋은 양백깨, 서둔깨 등이 개발됐으며, 2000년대에는 품질이 좋고 기계적성이 좋은 고품깨, 병에 강하고 재배안정성이 높은 평안깨 등이 개발됐다. 특히 2013년에 개발된 건백은 역병, 흰가루병에 강하고 수량성이 높아 현재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의 리그난 함량이 월등히 높은 고 기능성 참깨 밀양74호가 개발됐으며, 2021년에는 내탈립성이 강해 콤바인 수확이 가능한 하니올이 개발됐다.

참깨 죽이는 무서운 역병, 대책은?

역병 저항성 높은 참깨 개발한다

참깨 역병 저항성이 높다고 알려진 건백 참깨다. ⓒ농촌진흥청

참깨 역병은 매우 치명적인 병으로 주로 7∼8월 장마 기간동안 많이 발생한다. 같은 땅에 계속 참깨를 재배하면 토양 속 역병균의 밀도가 높아져 발생이 많아진다. 또한 역병균은 유주자의 형태로 물을 따라 이동하면서 전염되기 때문에 물빠짐이 좋지 않은 토양에서 발생이 더 많다. 따라서 역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배수를 철저히 하고 돌려짓기를 해야 하며 예방적·주기적 방제를 해야 한다.

기존에 강흑, 평안 등 역병, 시들음병 등 병에 강한 품종이 개발됐지만, 포장에서 평가하는 한계가 있어 진정한 역병 저항성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최근 참깨 역병 생물검정 방법의 확립과 함께 역병 저항성 품종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참깨 주산지인 나주, 예천 등 4개 지역에서 수집된 역병 균주에 대한 생물검정결과 건백, 누리, 강유 등이 역병 저항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백은 수량성이 높고, 역병 저항성을 가진데다 흰가루병에도 매우 강한 특성을 나타낸다. 2015년 품종 등록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급됐다. 향후 역병, 시들음병, 잎마름병 등 병에 모두 강한 품종 육성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깍지서 잘 떨어져 전 과정을 사람 손으로 한다?

새로 개발한 품종 ‘하니올’로 콤바인 수확 도전

참깨는 모든 수확 과정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해야 한다. 최근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품종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참깨는 보통 5월에 파종하여 8월에 수확이 이루어진다. 뜨거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골로 여행을 떠나면 길가 곳곳에 수확 후 다발로 묶어 세워 건조 중인 참깨를 볼 수 있다. 참깨는 재배 기간이 약 90일에서 100일 정도로 짧아 양파, 마늘, 무, 배추 등 채소와 이모작 재배에 유리하고 단위 무게당 가격이 높아 안정적으로 생산을 한다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다.

하지만 파종, 방제, 수확, 건조, 탈곡 등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 특히 수확은 낫이나 예초기 등을 이용하여 인력으로 작업하고 수확 후 운반, 건조, 탈곡 등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 최근 바인더를 이용한 수확기술이 보급됐지만 그 비율이 5%도 되지 않는다.

2021년 참깨 신품종 ‘하니올’을 개발해 우리나라에서도 콤바인 수확의 가능성이 열렸다. ‘하니올’은 내탈립성(종자 붙임성)이 강해 성숙기 때 꼬투리가 벌어져도 종자가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기존의 내탈립 품종인 ‘고품’보다 내탈립성은 강화되고 도복이 개선됐다. 본격적으로 ‘하니올’이 보급 확대되고 콤바인을 이용한 대규모 참깨 재배단지가 조성된다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다.


글=김성업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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