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딸기 수확이 한창입니다. 딸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과일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딸기 수출액은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요. 2005년 440만달러였던 수출액은 2019년 5444만달러, 2020년 5374만달러, 2021년 6467만달러로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2021년 딸기 수출액은 2020년보다 20% 늘었죠.
딸기 주요 수출국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가 90%를 차지합니다. 그중에서도 홍콩(34.13%), 싱가포르(23.68%), 태국(14.00%)이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2021년 세 나라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7.1%, 14.7% 증가했습니다.
딸기 수출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있을까요? 수출이 증가하려면 딸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해외 판로를 확보하고, 수출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해야 합니다. 세 가지 관점에서 2022년 한 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면 향후 딸기 수출을 전망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단단하고 강해진 킹스베리
신기술로 수출량 늘었다!
딸기 수출량이 증가하려면 딸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요. 딸기 생산 농가들은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한 신기술을 이용해 ‘킹스베리’를 안정적으로 생산 중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 수출량이 190% 늘었고, 두바이와 캄보디아에 처음으로 킹스베리를 수출했습니다.
킹스베리는 기존 딸기보다 2배 크고 당도가 높아 수출 품목으로 인기입니다. 동남아에선 프리미엄 딸기로 인식되죠. 그러나 흰가루병에 약하고 초기 기형률도 높아 안정적인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단단하지 않아 이동할 때 상처가 나거나 물러지기도 했죠. 국립농업과학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했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흰가루병 발생을 줄이고 과일의 단단함을 높이는 ‘클로렐라 대량 배양 최적화 기술’과 딸기 수정에 필요한 꿀벌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안정적으로 딸기를 생산하는 ‘맞춤형 화분 매개용 꿀벌 관리·이용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수출할 때 완충 효과를 높이도록 ‘라텍스 재질의 수출형 포장재’도 개발해 농가에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수출량이 2021년 1.6t에서 2022년 3t으로 190% 늘었습니다.
논산킹스베리연합회는 2022년 12월 6일 킹스베리를 두바이와 캄보디아로 처음 수출했는데요. 박형규 논산킹스베리연합회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보급한 클로렐라 처리 기법이 수출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됐다”며 “수출금액이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클로렐라 대량 배양 최적화’는 30ℓ 배양하던 클로렐라를 2t 배양해 딸기 재배에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잎과 토양에 클로렐라를 처리하죠. 킹스베리 당도가 1.1브릭스, 단단함은 10~30% 높아졌습니다. 흰가루병 발생은 24%까지 줄었습니다.
‘맞춤형 화분 매개용 꿀벌 관리·이용’은 스마트 벌통을 이용해 꿀벌의 먹이와 환경 온도를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화분 매개용 꿀벌 공급기준과 이용 기술도 표준화했죠. 꿀벌 수명이 53일 연장됐고, 딸기 정상 과율이 6% 높아졌습니다.
‘라텍스 재질의 수출형 포장재’는 3D 인쇄기로 만든 라텍스 포장재입니다. 새로운 포장재를 사용하자 수확과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던 딸기 상처 등의 문제 발생률이 1%까지 떨어졌습니다.
딸기 수출 비행기 전용노선
동남아 8개 지역으로 확대
수출을 위해 안정적인 운송경로 확보가 중요합니다. 농림축산품부는 딸기 수출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2020년부터 딸기 전용 비행기 노선을 운영했는데요. 2022년엔 8개로 2021년보다 6개 늘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22년 11월 17일 서울 aT센터에서 케이베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신선농산물 항공물류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유통기간이 짧은 딸기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수출 물량의 99%를 비행기로 운반하는데요.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률이 줄면서 안정적인 딸기 수출을 위해 2020년 딸기 전용 노선을 운영했습니다. 2022년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됐지만 물류 정상화가 더뎌 딸기 전용 항공기 노선과 기간을 늘렸습니다.
기존에 운행하던 홍콩, 싱가포르 2개 노선에 태국(방콕), 베트남(하노이, 호찌민),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필리핀(마닐라)을 추가해 8개 노선이 됐는데요. 비행기가 날아가는 곳은 2021년 딸기 전체 수출 물량의 97%를 차지하는 나라들입니다.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만 운영하던 기간은 11월부터 5월까지 7개월로 늘었습니다.
업무협약에 참여한 대한항공과 아니사아항공은 시중 운임보다 저렴한 운임을 제시했습니다. 농가의 물류비 부담은 낮아지고, 수출 딸기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졌습니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딸기 수출 전용 항공기는 항공 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딸기 수출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동남아 시장에 안정적인 공급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진출한 금실
단단하고 당도 높아
수출이 늘려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경쟁력 갖춘 신품종을 개발해야 합니다. 금실딸기는 새로운 판로를 찾았습니다. 김해 한림면에서 생산한 금실이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했는데요. 2022년 12월 12일 한림농협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서 수출을 위한 딸기를 차에 실었습니다. 1.2t의 딸기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트에서 판매됩니다.
김해시는 그동안 매향을 홍콩과 싱가포르에 수출했는데요. 수출 확대를 위해 당도가 더 높은 금실로 품종을 바꿨습니다. 금실은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품종입니다. 풍미가 뛰어난 매향과 크기가 크고 생산량이 많은 설향을 교배한 종이죠.
농진청이 조사한 2021-2022년 수출용 딸기 재배 면적 285ha 중 금실 재배 면적은 140㏊로 49.23%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판매 점유율은 2위죠. 이병관 김해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유럽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름에도 딸기 수출 기대
신품종 미하, 현장평가회 호평
딸기 수출은 11월 말에서 5월 사이에 이뤄집니다. 겨울에 집중돼 여름 딸기는 수출이 부진했는데요. 이제 여름에도 딸기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농촌진흥청은 2022년 8월 9일 경남 합천군 딸기 재배 농가에서 ‘미하’ 현장 평가회를 열었습니다. 미하는 6월~11월에 안정적으로 재배·생산할 수 있는 여름딸기인데요. 더운 날씨 속에 재배해도 과육이 단단한 품종입니다.
현장 평가회에는 여름딸기 재배 농가와 유통·종묘 업체, 연구기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미하의 생육 상황을 보고 수출 가능성을 평가했죠.
미하는 10여 년 전 수출했던 여름딸기 플라멩고보다 생산량이 2배 정도 많습니다. 2007년 개발한 여름딸기 고하보다 더 단단해 모양이 좋습니다. 수출 딸기는 경도가 중요한데요. 미하는 생산량이 많고 단단해 수출 전용품종으로 기대됩니다.
가야면은 여름에 파프리카를 재배해 일본에 수출하던 지역인데요. 2022년부터 새로운 고소득 작목인 여름딸기로 작목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경남 합천군 가야면 고랭지 지역에 여름딸기 수출 재배 단지를 조성해 가을에도 딸기를 수출할 예정입니다.
현장 평가회가 열린 여름딸기 재배 농가 배현표 대표는 “미하는 더워도 과일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길고, 성장 상태가 좋지 않아도 딸기가 달려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더농부 인턴 송정민
제작총괄: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일본산 프리미엄 딸기 주력 수출시장 조사>
농촌진흥청, <국산 품종 보급률 96.3%… 숫자로 보는 한국 딸기>
농촌진흥청, <수출 딸기 ‘킹스베리’ 복합 기술 지원 날개 달고 수출 훨훨>
뉴시스, <논산딸기 ‘킹스베리’ 캄보디아·두바이로 수출 시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 딸기 동남아 8개도시 전용 항공기 수출길 열었다>
연합뉴스, <김해 딸기 ‘금실’ 미국 첫 수출…로스앤젤레스 마트서 판매>
농촌진흥청, <한여름 더위에도 잘 자라는 여름딸기 ‘미하’ 현장 평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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