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축산물에 ‘무관세’ 적용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진정되나?

대형마트가 대대적인 소고기 할인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달부터 수입 소고기 무관세가 적용되는데, 여기에 최대 40~50%를 더 할인해 물가 안정 정책에 힘을 보탠다는 취지입니다. 수입 소고기가 관세를 물지 않고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소비자는 수입 소고기를 싸게 살 수 있을 전망입니다.

대형마트는 정부가 내놓은 물가안정대책에 힘을 보태기 대대적인 소고기 할인 행사에 나섰다. ⓒ뉴시스

앞서 정부는 2022년 7월 8일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4년 만에 6%대로 오르자 두 차례 내놓은 물가 대책에 이어 추가 방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핵심은 소고기, 닭고기 등 수입 축산물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인데요. 식료품 중 물가 기여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를 낮춰 서민 물가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사상 첫 무관세 수입 축산물,

관세 없애 수입 가격 낮춘다

정부는 지난 7월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뉴시스

정부는 이달 20일부터 수입 축산물을 포함해 주요 생필품 6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 물품을 일정 기간 관세율을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입니다. 관세가 낮아지면 그만큼 수입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연말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한 소고기 10t을 비롯해 돼지고기 2만t, 닭고기 8만2500t을 들여올 예정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특히 밥상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적극적 할당관세 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닭고기, 돼지고기 등 6개 신규 할당관세 품목 중 정부가 가장 신경 쓴 건 국내 소비량의 65%를 수입에 의존하는 ‘소고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미국과 호주에서 수입 소고기를 들여오는데 최근 국제 사료 곡물 가격이 요동치면서 수입 단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7월 13일 기준 미국산 소갈빗살 100g당 평균 가격은 4383원으로, 1년 전 2728원 대비 61%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 돼지고기(삼겹살) 100g당 평균 가격은 1459원으로 10% 올랐습니다. 이 기간 국산 돼지고기(삼겹살) 100g당 평균 가격은 2812원으로 8%, 국산 소고기(등심) 100g당 평균 가격은 1만2869원으로 0.3% 각각 올랐습니다.

최근 수입 단가가 크게 올라 소비자가 수입 비중이 높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구매하는 데 가격 부담이 커졌다. ⓒ뉴시스

기존 수입 소고기는 관세율이 40%입니다. 그중 수입 소고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호주산 소고기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율이 각각 10.6%, 16%에 달합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소고기 소매가격이 최대 5~8%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부터 할당관세 0%를 적용 중인 수입 돼지고기도 할당 물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먼저 할당관세를 적용해 1만t을 들여왔지만, 대부분 물량이 소진되자 수요가 많은 삼겹살 할당 물량을 2만t 늘려 총 3만t을 추진하기로 한 겁니다.

수입 닭고기는 94%가 브라질과 태국에서 들여오는데요. 현재 20~30%인 수입 닭고기에 0% 관세를 적용할 경우 수입 단가가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사료 값도 올랐는데 수입산 고기값은 내린다?”

“축산업 포기하라는 얘기”…축산업계 강력 반발

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지난 7월 1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 축산물 무관세 개정 철회’를 촉구했다. ⓒ뉴시스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정책에 축산 농가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대한한돈협회, 전국한우협회, 대한양계협회 등 20여 개 단체로 이뤄진 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수입축산물 무관세! 축산업 포기!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소, 돼지, 닭 사육 농가를 사지로 내모는 수입 축산물 무관세 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책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을 내고 “사료 가격 폭등에 시름하는 농가를 사지로 몰아넣는 무관세 정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무관세로 들여오는 수입 소고기 10만t을 소 마릿수로 환산하면 약 40만 마리에 달합니다. 연간 한우 생산 물량의 절반에 달합니다. 협회는 “한우 연간 도축 물량이 80만 마리가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 소고기 무관세 조치는 국산 소고기 자급률을 더욱 떨어뜨리고 한우 산업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협의회는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적용이 시행되면, 국산 축산물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 우려했다. ⓒ뉴시스

협의회는 “축산물 무관세 수입을 강행한다면 전국 축산농민과 230만 농업인들의 연대 속에 맹렬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2023년부터 닭고기, 2026년부터 소고기·유제품 관세 철폐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조치는 축산농가에 대한 사형선고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국민 밥상에 오르는 고기, 우유, 계란은 전부 외국산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농식품부, 축산 농가 달래기에 주력

“부담 줄일 지원책 마련하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 농가 반발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월 11일 전국한우협회 회장단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수입 축산물 무관세 조치에 대한 이해를 구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0~16% 수준의 미국·호주산 소고기 관세 인하 시 최대 5~8%의 소매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되고, 멕시코산 소고기엔 기본관세 40%, 뉴질랜드산은 18% 관세가 붙어 관세 인하로 수입 축산물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입 축산물 무관세는 특정 단체가 아닌 서민들을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식품부는 사료 가격이 올라 시름하는 축산 농가 부담을 덜기 위해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뉴시스

농식품부는 사료비와 도축 수수료 지원 등 축산농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구상 중입니다. 사료구매자금 금리를 연 1.8%에서 1%로 낮추고 상환 조건도 ‘2년 거치 일시 상환’에서 ‘3년 거치 2년 분할 상환’으로 완화했다. 수입 조사료 하반기 할당 물량을 30만t 늘리고, 추석 성수기에 한우 암소 도축 수수료를 마리당 10만원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부, 관세 인하분 반영토록 지시

수입 축산물 소비 가격 낮아질까

정부는 이번 수입 축산물 무관세 정책은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피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정책에 따른 관세 인하분이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반영되도록 업계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지난 7월 20일, 경기 용인에 있는 수입축산물 검역 시행장에서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 주재로 소고기 수입·가공·유통업체, 할당관세 추천기관,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 등과 수입통관 준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가 수입 축산물 검역시행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현장 점검은 할당관세가 적용된 수입 소고기 등 수입 축산물 통관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과 업계 관계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축산물 물가 안정에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박범수 차관보는 “할당관세 추천기관에서는 할당관세 추천 세부요령을 수입·유통·가공 업체가 알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FARM 인턴 김이슬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

뉴시스, <고물가에 꺼내는 수입축산물 관세 0%… 고육책 속 농가 반발>

뉴시스, <정부, 축산물 유통·가공업체에 할당관세 인하분 즉각 반영 협조>

한국경제, <소·닭고기도 관세 0%…6개 생필품 가격 낮춰 밥상물가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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