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위별로 당도가 제각각이라고? 과일 당도 완전 정복! [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39]

과실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중요한 내적 특성에는 맛, 향기, 식감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순위는 단맛일 것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과일을 구매할 때 당도를 굉장히 중요시하며, 소비자들이 말하는 ‘맛있는 과일’은 단맛이 풍부한 과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수박뿐만 아니라 사과·복숭아·포도에서도 당도 선별을 통해 고당도의 과실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당도 선별을 통해 10Brix 이상 과일만 판매하는 농가 상품이다. ⓒ농촌진흥청

단맛, 당도, 당 함량…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달콤함의 측정 기준 확실하게 알아보자

당도를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흔히 달콤한 과일의 맛을 표현할 때 ‘단맛이 많다’, ‘당도가 높다’, ‘당 함량이 높다’라고 말한다. 단맛(Sweetness), 당도(Brix), 당 함량(Sugar contents)은 모두 같은 말일까?

엄연히 말하면 모두 다른 뜻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단맛은 설탕이나 꿀 등에 의해 느껴지는 맛 중의 하나이며,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정제된 설탕(Sucrose) 또는 과일의 과당(Fructose)의 단맛이 주요 요인이다.

당도는 용액 속에 들어있는 설탕의 질량을 말한다. 설탕 외에도 유기산, 무기질, 수용성 펙틴 등을 포함한다. ⓒ농촌진흥청

그러면 당도, 당 함량은 같은 말일까. 그렇지 않다. 과일의 단맛을 표현하는 수치 중 하나인 당도(Brix)는 100g의 수용액에 들어있는 가용성 고형물의 양을 %로 나타낸 것이다. 가용성 고형물에는 당뿐만 아니라 유기산, 무기질, 수용성 펙틴 등이 포함돼있다.

당 함량은 과일에 포함된 자당, 과당, 포도당 등의 유리당 함량을 의미하며, 각각의 유리당 함량 또는 총 당 함량으로 표현이 된다. 따라서 당도와 당 함량의 값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으며 당도는 당 함량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다.

그러나 과실의 당 특성 및 단맛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형질의 상관 분석에서 당도와 총 유리당 함량은 r=0.84의 매우 높은 상관성을 나타냈다.

지금 먹는 과일, 얼마나 달콤할까?

혀부터 빛까지 이용하는 당도 측정의 비밀

비파괴품질측정기로 복숭아 당도를 재고 있다. ⓒ농촌진흥청

당도계 개발 이전에는 관능평가를 통해서 단맛을 평가했다. 그러나 관능적인 단맛 평가는 평가자에 따라 매우 주관적이며 정량화될 수 없다. 현재는 과육을 착즙해 당도를 측정하는 굴절식 당도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굴절식 당도계는 빛의 굴절 변화를 이용해 액체의 당분 함량에 따라 달라지는 굴절 변화를 전기적 또는 광학적 신호로 표출해 주는 측정기이다. 과일별 당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고 정량화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과육을 착즙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파괴적으로 측정해 과실을 버려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좌) 비파괴품질측정기를 통해 포도의 당도를 확인하고 있다. (우) 포도 당도를 재기 위한 초분광 이미지다. ⓒ농촌진흥청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비파괴적으로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당도계들이 개발돼 상용화됐다. 비파괴 당도계는 빛 투과 방식을 이용하며, 주로 근적외선(700~2,500㎚) 파장대의 빛을 이용한다. 또한 당도(Brix)가 아닌 자당, 포도당, 과당 등과 같은 당 함량을 측정하는 것으로 굴절식 당도계의 값과는 오차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비파괴 당도계 역시 문제점이 있다. 과실 한 부위의 당도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과일의 평균 당도라고 말할 수 없으며, 과일 표면에 부착해 측정하기 때문에 복숭아와 같은 과육이 연한 과일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현재 다분광이나 초분광 이미지를 찍어 과일에 부착하지 않고도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과일 부위별 당도가 다르다고?

달콤한 과일 고르는 법 알아보자

과일마다 당도 범위가 정해진 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과일의 종류마다 당도의 범위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과일 종류에 따른 당도 범위는 사과 9~14, 복숭아 8~13, 배 10~14, 포도 13~21 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 당도 범위가 다르며, 또한 햇빛을 많이 받는 수체(나무) 상단부에 착과된 과일의 당도가 높다. 품종·착과위치·재배 방법 외에 한 과일에서도 부위에 따라 당도가 다르다.

사과는 과정부(꼭지 반대편)가 과경부(꼭지)와 적도부(과육 중앙부)보다 당도가 높고, 과피에 가까운 과육인 과피부가 과심부(씨앗에 가까운 쪽)보다 당도가 높다. 차이가 심한 경우는 4Brix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착색이 잘 된 부위와 그 반대편 부위를 종단면으로 과심부까지 잘라내어 측정한 당도와 과일 전체의 당도 값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사과를 구매하기 전 맛을 볼 때는 과경부·적도부·과정부를 모두 포함한 종단면을 과심부까지 잘라내어 맛을 보아야 한다.

사과를 구매할 때는 세로로 잘라 꼭지, 과육 중앙, 꼭지 반대편 과육을 모두 맛봐야 한다. ⓒ게티이미지 뱅크

복숭아는 과정부(골)가 과경부(꼭지)보다 당도가 높고, 총 유리당 함량 및 당 대사 관련 효소의 활성이 높다. 또한 사과와 마찬가지로 과피부가 과심부보다 당도가 높으며, 복숭아의 봉합선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볼록하게 비대가 된 과육 부분이 더 달콤하고 맛있다.

포도는 송이 꼭지 부분에 달린 포도알이 아래쪽에 달린 알보다 당도가 더 높다. 잎에서 생성된 광합성 산물들이 송이 꼭지 부분으로 먼저 전류돼 당이 축적된다고 알려져 있다. 재배 농가에서도 포도 구매 전 맛을 볼 때, 송이 아래쪽 포도알을 먹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첫 입부터 끝 입까지 달게 먹으려면?

재미로 보는 과일 맛있게 먹는 법

소고기는 지방이 없는 부위부터 많은 부위 순서로 먹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일 바구니에서 어떤 과일부터 골라 먹어야 할까, 그리고 과일은 어느 부위부터 먹어야 할까. 재미로 보는 과일 먹는 순서를 알아보자.

과일마다 최대 당도에 차이가 있다. 덜 단 과일을 먼저 먹어야 단맛을 오래 느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 식탁에 여러 과일이 놓여 있을 때는 당도가 낮은 과일부터 먹자. 산도에 따라서 느껴지는 단맛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당도가 낮은 사과, 복숭아, 배, 포도 순으로 먹는 것이 좋다. 포도를 먹고 사과를 먹으면 아무리 맛있고 달콤한 사과라고 하더라도 단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사과는 자를 때 과일 전체 맛이 느껴지도록 과경부, 과정부, 과심, 과피가 한 조각에 모두 들어가게 종단으로 잘라 골고루 먹는 게 좋다. 딱딱한 복숭아는 사과처럼 종단으로 잘라 먹으면 된다.

복숭아의 움푹 들어간 부분을 봉합선이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사과처럼 자르기 어려운 물렁물렁한 복숭아의 경우, 봉합선과 그 반대 부위를 먼저 먹고 봉합선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볼록하게 비대한 부위를 먹어야 마지막까지 달콤함을 느끼면서 먹을 수 있다.

포도는 맛을 볼 때 당도가 더 높은 꼭지 부위보다는 아래쪽 포도알을 먼저 맛보는 것이 좋다.


글=이슬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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