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콩’ 먹고 100세까지 살아보자! 노인, 환자들 먹기 좋은 콩품종 개발 [팜소리] 3건

알아두면 좋은 농식품 소식을 정리한 팜소리입니다.

오늘의 팜소리

1. 노인과 환자도 먹기 좋은 ‘백세콩’ 개발

2. 입도 즐겁고, 마음도 행복한 식량 작물 치유 프로그램

3. 정부, 국내 기초 식량 작물 생산 농가 지원 확대


콩 못 먹는 사람도, 안 먹는 사람도

비린맛 없는 ‘백세콩’ 드세요!

노인과 환자도 먹을 수 있는 ‘백세콩’ 개발 성공

잡곡밥에서 콩을 골라내는 사람을 주변에서 본 적 있으신가요? 콩을 안 먹는 사람들이 콩을 싫어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콩에서 나는 비린 맛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콩에서 비린내가 나는 이유는 ‘리폭시게나제’ 단백질이 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정종일 경상국립대학교 농학과 교수는 2022년 12월 23일에 비린 맛과 알레르기,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5가지 성분을 제거한 새로운 콩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이 품종의 이름은 ‘백세콩’입니다. 콩을 싫어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콩을 먹을 수 없는 사람도 우수 식품인 콩을 섭취하고 장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콩이 건강에 좋은 식품인 이유는 철분, 아연, 엽산, 섬유질 등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면서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이 출간한 도서 ‘2023 푸드트렌드’에 따르면 콩은 대체육이나 대체유를 만들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원료입니다. 식물 단백질 대표 명사로서 콩의 입지는 이렇게 단단합니다. 괜히 콩을 ‘땅에서 나는 고기’라고 부르는 게 아니겠죠.

하지만 콩에 들어있는 모든 단백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인슐린 저항성과 면역질환, 메스꺼움, 구토를 유발하는 ‘렉틴’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쿠니츠 트립신 억제제’, ‘7S 알파-서브유닛’ 같은 단백질은 인체에 해롭습니다. 콩 비린내의 원인인 ‘리폭시게나제’ 단백질은 사람들이 콩을 꺼리게 만듭니다. 이 네 가지 단백질 때문에 콩 섭취를 피하는 노약자와 환자가 많습니다.

백세콩은 인체에 해로운 단백질과 비린내를 유발하는 성분을 제거한 콩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백세콩은 유전자 조작 방법이 아닌 교잡육종법으로 네 가지 단백질을 제거했습니다. 서로 다른 품종을 교배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죠. 영어로는 Non-GM이라고 합니다. Non-GM 품종으로 네 가지 단백질을 제거한 콩을 만든 사람은 정종일 교수가 최초입니다.

백세콩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장 속에 가스가 생기게 만들고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당 성분인 ‘스타키오스’도 일반 콩보다 약 80% 적게 들어있습니다. 면역력과 소화력이 낮은 노약자와 환자도 백세콩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정종일 경상국립대 농학과 교수가 백세콩을 잡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정종일 교수는 소비자가 걱정하는 유전자 조작 방법을 쓰지 않기 위해 23년간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노력의 결실인 백세콩은 맛, 영양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다른 품종보다 생산성도 높습니다. 농업 관점에서도 훌륭한 콩이죠. 농업회사법인 씨드웰은 정종일 교수와 손을 잡고 2023년에 백세콩을 30만 평 이상 면적에서 재배할 예정입니다.

콩 심은 데서 힐링 난다!

식량 작물 만지면서 마음도 어루만져요

입도 즐겁고, 마음도 행복한 ‘콩과 함께 치유프로그램’

마음에 ‘힐링’이 필요할 때 무엇을 하시나요? 스트레스를 푸는 대표적 방법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혀에서 느껴지는 황홀함이 온몸에 짜릿한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2022년 9월에 진행한 ‘콩과 함께 치유프로그램’이 참가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022년 12월 21일에 밝혔습니다. 콩과 함께 치유프로그램의 참가자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소방관과 장애아동 보육교사 각 24명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장소는 경기도 용인시 소호마실 현장 실증 농장이었습니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이 2021년 12월 16일 전북 완주군 치유 프로그램 운영농장에서 방역관리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뉴시스

현장 실증 농장이란 농촌 진흥청과 외부 연구기관, 농업인이 농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보는 연구를 수행하는 공간으로 선정된 농장입니다. 참가자 48명은 이곳에서 3주 동안 주 1회로 콩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은 콩 수확하기, 천연 농약 만들기, 콩 주머니 만들기, 콩 아이스크림 맛보기 등 다양한 체험으로 구성됐습니다. 오감을 모두 자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프로그램 종료 후 소감문에 ‘감사’는 68회 등장했고 ‘힐링’은 59회 등장했습니다. 참가자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콩은 형태와 맛이 다양해 오감을 통한 치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식량작물 치유프로그램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스트레스 측정 도구를 활용해 사전 조사와 사후 조사를 비교한 결과도 긍정적입니다. 스트레스는 5점 만점 3.13에서 2.76으로 낮아졌습니다.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인 회복 탄력성은 7점 만점 5.29에서 5.50으로 올라갔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식물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에는 전북광역치매센터와 협력해 치유 농업 프로그램의 인지 기능 향상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2022년 11월에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콩 중심 치유 프로그램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부터 치유 농업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2022년에 제1회 국가시험이 시행됐고 제2회 시험까지 진행됐습니다. 앞으로 치유 농업 프로그램은 전문 치유농업사와 함께 국민 건강을 지킬 예정입니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식량 안보,

기초 식량 작물 중심 지원 강화

정부, 국내 기초 식량 작물 생산 농가 지원 확대하다!

2022년에는 세계인이 함께 전쟁과 전염병, 이상 기후를 겪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특정 작물 혹은 식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식량 안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죠.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타국에 식량 수급을 의존하지 않고 자급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2022년 12월 22일 김정희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022년 12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제13차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발표했습니다. 2018년에 50%였던 식량 자급률이 2021년에는 44.4%까지 떨어졌었는데요. 정부 목표는 2027년까지 식량 자급률을 55.5%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식량안보 체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계획이 소개됐습니다.

2023년 핵심 사업은 국내 기초 식량 작물 생산을 늘리는 것입니다. 수입 비중이 높은 밀, 콩과 밀가루를 대체할 쌀가루용 쌀이 기초 식량 작물에 해당합니다. 밀 자급률은 1.1%에서 8.0%로, 콩 자급률은 23.7%에서 43.5%까지 올릴 예정입니다. 쌀가루용 쌀은 생산량을 연 27만 톤으로 늘려 밀가루 대체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목표를 뒷받침할 다양한 농가 지원책도 있습니다. 재배 안정성과 품질을 올리기 위해 표준 재배법을 보급하고 현장 상담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전문 생산 단지와 저장 시설도 늘립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정리한 시각 자료다. ⓒ뉴시스

이모작 논을 지원하는 논 활용 직불제도 개편할 예정입니다. 전략 작물에 해당하는 작물을 재배해야 직불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동계에 밀·조사료를 재배하고 하계에 콩·가루쌀을 길러 이모작을 할 경우에는 ha당 250만원씩 지원금을 받습니다. 이모작을 하지 않고 한 해에 한 가지 작물만 길러도 밀·조사료는 ha당 50만원, 논콩·가루쌀은 ha당 100만원을 받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12월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2년에 비해 4807억 늘어난 예산 17조 3574억원을 확보했습니다. 그 중 전략식물직불제에 사용할 예산은 1121억입니다. 긴축재정으로 전환하려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아낌없는 투자가 들어간 만큼 식량안보 강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경상국립대학교, <실버세대 및 환자 맞춤형 Non-GM 콩 세계 최초로 나왔다>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2023 푸드 트렌드>

국립식량과학원, <콩 주머니 만들고 아이스크림 맛보고…‘콩’으로 스트레스 날려요>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스트레스 측정도구 개발 및 validity 조사>

데일리팝,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 55.5%로 끌어올린다>

뉴시스, <농식품부 내년 살림 17.4조 확정…식량안보 강화 등 789억 증액>

파이낸셜뉴스, <식량자급률 2027년 55.5%로 높인다…”가루쌀·밀·콩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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