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가라사대…한방에서 알려주는 몸에 좋은 약초는? [재미있는 농업이야기 27]

쑥, 입맛과 면역력을 높이다

한방에서 약재로 쓰는 쑥은 ‘애엽’으로 황해쑥, 쑥, 산쑥 등이 있다. ⓒ농촌진흥청

일반적으로 약재로 쓰이는 쑥은 한방에서 ‘애엽’이라 한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인 황해쑥·쑥·산쑥의 잎 또는 어린줄기를 여름에 꽃이 피기 전에 따서 말려 쓴다. 사철쑥은 인진쑥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데 한약재 이름이 ‘인진호’라서 그러하다. 인진호는 예부터 황달과 간염 치료에 사용돼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철쑥을 대용해 ‘더위지기’라는 이름의 쑥도 사용한다. 개똥쑥은 몸의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어 급성 열성질환인 학질(말라리아) 치료에도 사용했다는 옛 기록이 있다. 실제로 2015년 중국 의학자 투유유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 성분을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한의학에서는 개똥쑥과 개사철쑥을 ‘청호’라고 하며, 그 지상부를 가을철 꽃이 필 때 채취해 사용한다.

이렇게 쑥에는 다양한 종이 있으며 모두 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식물의 성상과 성질, 채취 시기 등이 다르다. 여기서는 봄철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황해쑥·쑥·산쑥 등 애엽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한방의료기관은 쑥뜸으로 여성질환을 치료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쑥을 우려낸 물로 주 1~2회 좌욕 또는 좌훈을 하면 좋다. ⓒ뉴시스

<동의보감>에선 애엽에 관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고 했다. 오래된 온갖 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데, 특히 여성질환에 효과가 있어 월경과다·복통·대하(냉)를 고치고 임신을 잘 되게 하며 태아를 안정시킨다고 했다. 그래서 한방의료기관에서는 이런 질환들을 쑥뜸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일주일에 1~2회 쑥을 우려낸 물로 좌욕 또는 좌훈을 하면 좋다. 이외에도 쑥은 항염 효과가 있어 습진 등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반한 피부질환 치료에도 쓰인다. 쑥을 우린 물로 환부를 부드럽게 씻으면 염증성 피부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쑥에는 영양소와 약리 성분이 있다. 신진대사를 촉진할 뿐 아니라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종마다 성분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쑥에는 비타민 A·B·C, 칼슘 등 영양소가 두루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질병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쑥(황해쑥)에는 유파틸린과 자세오시딘이라는 기능 성분이 있다. 유파틸린은 위궤양과 장 질환·위암·간 질병 치료 등에 효과적인 약리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자세오시딘은 항산화·항암·항염증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쑥의 정유(기름) 성분인 시네올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시원한 맛을 내는데, 항균·해독 작용을 하고 소화액 분비를 늘려 원활한 소화를 돕는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고 계절과 관계없이 손발이 찬 경우엔 쑥을 물에 우려내 하루 500mL 정도 차로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혈액순환도 개선된다.

‘대표 보혈약’ 당귀, 뿌리 우린 차로 기와 혈을 보하다

당귀(當歸)는 ‘마땅히(當) 돌아온다(歸)’는 뜻이다.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전쟁에 나가는 남편이 기력을 회복해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며 아내가 남편의 품에 넣어준 것이 당귀라는 설이 대표적이다. 결혼 후 몸이 약해 소박맞은 아내가 당귀를 먹고 시집으로 되돌아간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당귀는 ‘와야 할 것을 응당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묘한 힘이 있는 약재다.

경남 함양군은 2010년 참당귀 10㏊를 농가에 보급하고 재배를 추진했다. ⓒ뉴시스

환자들에게 당귀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면 한약 또는 쌈 채소로 섭취했다는 이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약으로는 참당귀를, 쌈 채소로는 일당귀(일본 당귀)를 먹은 것이다. 편의상 당귀라는 이름으로 통칭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당귀는 참당귀, 일당귀로 나눌 수 있으며 둘은 엄연히 다른 식물이다.

현재 참당귀와 일당귀 모두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에서 한약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참당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참당귀는 미나릿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중국·일본 등에 걸쳐 분포하는 온대성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선 참당귀의 뿌리를 채취해 말린 것을 당귀라 부른다. 참고로 한·중·일의 당귀는 각각 기원과 학명이 다른 별개의 식물이다.

참당귀 뿌리를 당귀신이라 부른다. 옛사람은 혈액을 보충하는 용도로 당귀신을 썼다. ⓒ농촌진흥청

<동의보감>에선 당귀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면서 맵고 독은 없다고 했다. 당귀는 보혈약으로 분류되는데,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고 어혈을 부숴 혈액순환을 순조롭게 한다. 그래서 여성의 생리 주기가 일정하도록 맞춰주고 생리통을 줄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밖에도 중풍·타박상·두통·관절염·변비 등을 치료하고 기운을 북돋는 효능이 있다.

옛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당귀의 부위별 효능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당귀는 몸통인 당귀신(當歸身)과 잔뿌리인 당귀미(當歸尾)로 나눠 처방할 수 있다. 당귀신은 혈액을 보충하는 용도로, 당귀미는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어혈을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연구결과 참당귀 주성분은 항염증, 항종양, 순환계 질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참당귀의 주성분인 데커신과 데커시놀, 데커시놀 안젤레이트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새로운 약리 효과 규명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는 추세다. 참당귀의 약효와 관련해 규명된 주성분들의 약리 효과는 항종양, 순환계 질환 개선, 항염증, 인지 기능 개선, 혈소판 증가, 임신율 증가, 항암제에 의한 호중구 감소증 예방, 그리고 항헬리코박터파일로리 효과 등이다.

특히 참당귀의 지표성분인 데커신과 데커시놀 안젤레이트는 중국당귀와 일당귀에 없는 성분으로 전립선암·폐암 예방, 간 보호, 항균, 항산화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의 약’ 오가피, 잎·열매·순 버릴 것 없는 팔방미인

오가피나무의 속명은 아칸토파낙스로 ‘만병을 치료하는 가시나무’란 뜻이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 효능에 대한 다양한 문헌 기록이 있다. <신농본초경>에서는 오가피를 “불로장생의 약초”라고 처음으로 기록했다. <본초강목>에서는 “한 묶음의 오가피를 얻는 것이 한 마차에 실을 만큼의 황금을 얻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오가피나무 뿌리·줄기껍질은 한약재로 사용한다.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악전서>에서는 “술에 담그는 여러 가지 약 가운데 오가피만이 술과 서로 적합하므로 사람에게 매우 유익한 데다 맛도 좋다”면서 귀하게 여길 만한 약재로 오가피를 꼽았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몸이 여윈 것을 치료하여 살찌게 하며 오가피로 술을 빚어 먹거나 달여 먹어도 좋다”며 “한 줌의 오가피를 먹어 수명을 더하고 늙지 않으니 실로 신선의 약이다”라고 했다.

한약재로는 오가피나무 또는 기타 동속식물(두릅나뭇과)의 뿌리껍질, 줄기껍질을 사용하는데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간과 신장을 보해주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팔·다리·허리·무릎에 힘이 없거나 붓고 저린 통증이 있을 때 이를 치료하는 약재로 쓴다.

오가피의 유효성분인 엘루테로사이드E는 관절염과 2형 당뇨병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 또 다른 유효성분인 엘루테로사이드B는 항암, 간 보호, 항염증, 항피로, 항당뇨, 진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피 열매 추출물은 2019년 ‘혈압조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을 받았다. ⓒ농촌진흥청

오가피는 한약재로 쓰는 뿌리껍질과 줄기껍질 외에도 버릴 것이 없다. 오가피 종류에 따라 사용 부위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잎·열매·순도 먹을 수 있다. 오가피잎은 위장 보호, 항산화, 소염진통, 조골세포 분화 증가, 항암, 항균, 심근경색 개선, 혈당강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피 열매에 대해서는 항염증·항산화·항암·혈압강하 등의 약리작용이 보고됐다. 이를 바탕으로 오가피는 의약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 다양한 소재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오가피 열매 주정 추출물은 농촌진흥청과 기업이 공동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기능성을 입증, 2019년 ‘혈압조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제2019-11호)을 받기도 했다.


글=강민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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