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서 트랙터 탈 수 있는 곳! 〈국립농업박물관〉 방문기

미국 코미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아시나요? 어릴 적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는데요. 밤이 되면 박물관 전시물들이 하나, 둘 움직이며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죠.

경기도 수원시에는 정말 ‘살아있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바로 2022년 12월 개관한 ‘국립농업박물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살아있는 농작물과 식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농업 기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의 역사와 미래를 설명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죠.

저도 박물관에 가서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고 왔는데요. 그중 재미있었던 체험과 관람 포인트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함께 박물관으로 가보시죠!

국립농업박물관

위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154

매일 오전 10:00~18:00

(명절 당일, 매주 월요일 휴무)

1월 6일 금요일 국립농업박물관 방문기

국립농업박물관은 2022년 12월 문을 열었다. ⓒ더농부

국립농업박물관 입성! 수원역에서 버스를 타고 걸으면 총 20분 정도 걸린다. 교통이 편리해서 차가 없어도 쉽게 올 수 있다.

보관함 칸이 많아서 많은 사람이 짐을 보관하고 편리하게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다. ⓒ더농부

박물관 내부가 따뜻해 겉옷을 따로 보관했다. 보관함 칸이 많아서 많은 사람이 짐을 보관하고 편리하게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랙터부터 드론까지’

다양한 체험 있는 농업관!

국립농업박물관의 중심! 농업관에 들어왔다. 박물관 전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관은 1, 2관으로 구성돼 있다. 1관은 농사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땅과 물, 종자가 긴 역사를 거치며 어떻게 발전했는지 설명한다. 2관은 생산물의 저장, 가공, 운반 과정을 보여주며 과거, 현재, 미래 농업 기술을 설명한다. 1관 관람을 마치면 바로 2관으로 들어가야 흐름이 끊기지 않고 전시를 즐길 수 있다.

1. 거름지게 체험

어딘가 비실비실한 더농부 인턴이 거름지게 체험을 하고 있다. ⓒ더농부

농사에 좋은 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름이 필요하다. 누구나 체험할 수 있게 거름지게가 놓여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냉큼 들어봤다. 전혀 무겁지 않지만, 가로로 긴 모양 때문에 종종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도 했다. 어린이도 잘 든다고 한다. 힘없이 흔들린 나는 부끄러웠다.

2. 우경 쟁기 체험

우경 쟁기 체험은 손잡이의 센서가 사람을 인식하는 순간 시작된다. 손잡이를 마구 흔들기보다, 가만히 잡고 포토존으로 이용하면 좋은 체험이다. ⓒ더농부

거름을 날랐다면 이제 땅을 갈 차례다. 바로 이어지는 체험은 우경 쟁기 체험이다. 쟁기에 손을 올리면 화면 속 사람과 소가 동시에 경작을 시작한다. 소의 속도가 훨씬 더 빨라 일이 금세 끝난다. 우경 쟁기의 효율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3. 트랙터 시뮬레이션

트랙터 시뮬레이터는 실제 트랙터와 같은 구성으로 만들어진 체험기구다. ⓒ더농부

도시 한복판에서 트랙터를 운전할 날이 올 줄 알았을까? 실제 트랙터와 같은 구성으로 만들어진 시뮬레이터에 앉았다. 안내에 따라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건다. 세 가지의 기어를 중립(N)으로 놓고 클러치와 액셀을 밟으면 천천히 전진한다. 구불구불한 논두렁길을 지날 때 울렁이는 차의 흔들림이 리얼하다. “어머..어머!!” 조용한 박물관에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 부끄러웠다. 그래도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평균 체험 시간은 5~7분 정도지만, 사고가 나면 화면이 바로 꺼지니 신중하게 운행해야 한다. 나는 옆에 있는 논으로 빠지지 않도록 우수한 성적으로 면허 시험에 합격한 운전 실력을 뽐냈다. 체험은 모든 창문을 닫고 진행해서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앞뒤와 양옆 화면은 내가 정말 논에서 트랙터를 운전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구불구불한 길을 가까스로 통과해 왼쪽 동굴로 진입했다. 갑자기 자신감이 붙는다. 이곳의 베스트 드라이버는 바로 나다.

트랙터 운전에 한껏 몰입한 더농부 인턴, 그는 사실 장롱면허다. ⓒ더농부

4. 항공방제 체험

항공방제 체험은 VR로 진행된다. ⓒ더농부

베스트 드라이버는 이제 호기롭게 드론을 운행하러 간다. 트랙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도착한 곳은 항공방제 체험 장소다. VR을 착용하고 3분 동안 모든 농작물에 농약을 뿌려야 한다. 장소는 논, 밭, 과수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트랙터로 논을 다녀왔으니 이번엔 밭을 선택했다. 넓은 밭에 농약을 뿌리기 시작했다.

뿌릴 때마다 화면에 달성률이 표시된다. 줄어드는 시간을 보고 몹시 흥분해서 있는 대로 농약을 분사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동하면서 농약을 분사하니까 화면이 뿌옇게 변해 시야를 방해했다. 명백한 작전 실패다. 나도 모르게 트랙터를 탔을 때처럼 이상한 소리를 냈다. “으윽..아아악..” 기이한 소리를 내면서 드론을 움직였음에도 결국 달성률 94%로 게임이 종료됐다. 너무 몰입한 나머지 진심으로 아쉬웠다. 다음에 오면 과수원을 공략하기로 다짐했다.

없던 승리욕도 불러일으키는 항공방제 체험이다. ⓒ더농부

5. 방명록

농업관 2관 끝에는 사진으로 방명록을 남길 수 있는 기계가 있다. 여기서 보낸 사진은 바로 오른쪽 출구에서 볼 수 있다. 삼삼오오 방문한 관람객은 방명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추억을 특별하게 남길 수 있는 공간이다. 나도 혼자 추억을 남겼다.

농업관 2관 끝에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명록이 있다. ⓒ더농부

볼거리·포토존 한가득

다양한 전시관 소개

1. ‘미로와 포토존’ 특별전시 볏짚아트

볏짚으로 만든 미로의 입구 모습이다. ⓒ더농부

농업관을 다 관람하고 나서 박물관 건물 밖에 있는 볏짚아트 전시로 향했다. 볏짚아트는 2월 19일까지 볼 수 있는 특별전시로 볏짚으로 만든 조형물을 관람하고 대형 미로 체험을 할 수 있다. 미로 높이는 어린이 키에 맞춰졌다. 나는 앞길이 막혔는지 뚫렸는지 훤히 보여 전혀 헤매지 않고 탈출할 수 있었다. 미로찾기의 긴박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어린이가 되고 싶은 순간이다.

박물관 외부에서 진행 중인 볏짚아트 특별전시의 조형물이다. ⓒ더농부

볏짚으로 만든 조형물은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찍어줄 사람이 없어 멀리 삼각대를 세워두고 쓸쓸히 찍어도 잘 담긴다. 함께 온 사람과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남기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2. ‘포토스팟’ 가득한 식물원!

식물원은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와 다양한 식물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더농부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 다양한 식물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곤충원도 있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이곳은 물고기를 활용한 식물재배인 ‘아쿠아포닉스’가 있다. 물고기의 배설물은 식물의 양분으로, 식물이 정화한 물은 물고기에게 돌아간다. 어항 바로 옆에는 각종 식물이 자라고 있다. 식물원 안에는 다양한 채소와 열매가 있는데 다 자란 채소는 최근 인근 기관에 점심으로 제공되기도 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재배한 채소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한다.

3. ‘스마트 농업을 한눈에’ 수직농장!

수직농장은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온도 등에서 식물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 관람객은 출입할 수 없다. 대신 밖에 설치된 기계로 수직농장 안에 있는 작물의 특징과 스마트 농업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4. ‘폭발적 인기’ 어린이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농사의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더농부

어린이 시선에 맞춘 전시로 농사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한 타임에 온라인 40명, 현장 15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입구부터 잔뜩 신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궁금했지만, 어린이가 아니라서 들어갈 수 없었다.

5. ‘비빔밥 체험’ 식문화관

교육동에 있는 식문화관은 음식의 재료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더농부

교육동에 있는 식문화관은 음식의 재료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터치스크린으로 주방기구 설명, 식재료 보관법을 설명한다. 먹고 싶은 비빔밥을 선택하고 재료를 넣어 완성하는 체험도 준비돼 있다. 먹거리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즐거운 관람에 필요한

소소한 관람 TIP 몇가지

1. 농업관 전시 해설은 농업에 대한 더욱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관람객 누구나 별도 예약 없이 공지된 시간에 전시관에 가면 된다. 단, 단체해설은 전화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2. 농업관에 전시된 문화재 중 특히 중요한 역사 유물은 파란색 바탕으로 표시돼 있다. 어떤 유물이 표시돼 있는지 찾아보는 건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3. 트랙터 작동·운행 체험과 항공방제 체험은 만 13세 이상, 신장 140cm 이상만 참여할 수 있다. 체험은 당일 안내데스크에서 신청할 수 있다. 노약자와 어린이는 트랙터에 앉아보는 체험만 가능하다.

4. 아동,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유모차 및 휠체어는 신분증을 내고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2022년 12월 개관한 국립농업박물관이다. ⓒ더농부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가능한 국립농업박물관 어떠셨나요? 어린이부터 농업의 역사와 함께한 노인 관람객까지 모두가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 농업박물관 전시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식당, 편의점 등 내부 편의시설은 준비 중인 상태이지만 볼거리와 체험이 많아 몸과 마음을 아주 즐겁게 해줍니다. 교육, 영상 관람 등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 좋은 관람 되시기를 바랍니다!


더농부 인턴 박의진

제작총괄: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클릭 한 번으로 식탁 위에서 농부들의 정성을 만나보세요!▽

▽더농부 구독하고 전국 먹거리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