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 모두 즐기며 사는 법…‘반농반X’에서 얻는 유용한 팁

시오미 나오키가 제시한 ‘반농반X’

X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시오미 나오키’가 쓴 ‘반농반X의 삶’ 표지(왼쪽 : 한국, 오른쪽 : 일본). ©교보문고

‘반농반X’2003년 일본의 생태운동가 시오미 나오키가 펴낸 ‘반농반X의 삶’을 통해 시작된 개념입니다. 나오키는 반농반X를 “농업을 통해 정말 필요한 것만 채우는 작은 생할을 유지하는 동시에, 저술.예술.지역 활동 등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X)’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나오키는 2006반농반X로 살아가는 법’까지 출판하며 반농반X 열풍을 이어갔습니다. ‘반농반X의 삶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를 이어가며 중국과 대만에 이어 2015년 한국에서도 번역 출판됐습니다. 도서는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원하는 일을 한다’는 부제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동아일보책의 향기팀은 2015년 올해가 가기 전 소개하지 못해 아쉬운 책으로 도서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 간다

다시 늘어난 귀농·귀촌 인구

2018년 펼쳐진 귀농귀촌 박람회. ©뉴시스

2015년 나오키의 책으로 소개된 반농반X는 국내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2021년 9월 배포한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확정)’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농촌 인구가 42.6%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1717천 명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귀농·귀촌 인구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0년 귀농·귀촌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줄어들던 귀농·귀촌 인구가 다시 증가했습니다. 2020년 국내 귀농 귀촌 인구는 494569명이었습니다. 2019년 대비 7.4% 증가했습니다. 귀농 인구는 17447명, 귀촌 인구는 477122명이었습니다.

귀촌 인구 증가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귀농 인구는 2019년과 비교해 1268명 늘었습니다. 귀촌 인구는 동일 기간 27545명 늘었습니다.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도 적지 않은 배경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귀농과 귀촌 모두 전원생활을 말하지만, 의미는 다릅니다. 귀농은 따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시골로 가 농사로 먹고사는 것을 뜻합니다. 귀촌은 굳이 농사가 아니더라도 시골로 가 다른 일을 하며 생활하는 경우입니다.

‘2020년 귀농· 귀촌 실태조사’ 도표 일부. ©농림축산식품부

농사를 짓기보다 농촌 생활을 위해 시골로 내려왔다고 해석됩니다. 조사 결과는 농업 외 분야 취업(24.1%)’정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15.3%)’, 좋은 자연환경(13.7%)’을 이유로 이들이 시골로 왔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모두 주위 환경이나 상황과 연관이 있습니다. 농사 자체보다는 생활 반경을 시골로 옮기고자 도시를 떠나온 셈입니다.

‘사도삼촌’, 4일은 도시 3일은 농촌

시골에서 꼭 농사 지으라는 법 없다

2018년 제8회 서울 도시농업축제 현장. ©뉴시스

반농반X는 꼭 시골에서만 이뤄질 필요가 없습니다. 나오키는 반농반X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나머지 ‘X’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무궁무진합니다. 농촌과 도시 둘 사이를 오가면서도 가능한 생활입니다. 귀농 귀촌이 반농을 강조한다면, ‘도시농부X’에 무게중심을 두는 선택입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축소된 점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국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에 따르면 2021년 농촌체험휴양마을 방문객은 6183천 명이었습니다. 1280만 명을 넘어섰던 2019년과 비교해 6683천 명이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43이 등장했습니다. 농사를 지어보고 싶고 시골에서 생활해보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중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보내는 생황 양식입니다. 도시에서 본래 자신의 삶을 유지하다 여유가 있는 날에 시골로 가 농사를 짓는 생활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주4일 근무제가 새로운 트렌트로 떠오르며 관심이 더욱 늘었습니다. 여유 시간이 늘어난 만큼 개인 생활과 농사를 모두 잡아 워라벨을 실천해보겠다는 도시민들의 심리로 해석됩니다. 주중은 도시에서 주말은 농촌에서 보낸다는 ‘52(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도 등장했습니다.

서울 양재 문화예술공원 힐링 텃밭. ©뉴시스

홍연권 통계청 농립어업과장은 도시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서 토지를 사서 경작하는 도시농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농립어업총조사에 따를 시 2020년 읍·면 지역 농가는 5년 전과 비교해 12.1% 줄어 752천 가구가 됐습니다. 하지만 도시 지역 행정 단위인 동 지역 농가는 21.8% 증가했습니다. 모두 283천 가구입니다.

도시를 벗어나지 않고 농사를 시작한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대도시 도시농업 현황’을 통해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시농부는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45천 명에서 64만 명으로 14배 증가했습니다. 도시농업 공간 역시 확대됐습니다. 동일 기간 29㏊에서 202㏊로 약 7배 넓어졌습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인구 수로는 3, 인구 비율로는 5위에 해당합니다.

반농반X와 안빈낙도는 같은 것일까?

자신이 즐길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한 것

서울 금천 한 아파트 단지 도시 텃밭에서 작물을 관리하는 주민들 모습. ©뉴시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를 말했습니다.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라는 콘크리트 정글을 벗어나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 라이프 스타일”을 이릅니다.

안빈낙도를 통해 반농반X를 설명하는 국내 경우가 이를 대표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오키가 말했던 반농반X는 단지 즐기는 일을 뜻하지 않습니다. 나오키는 두 가지를 거론하며 반X를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해야 하는 일입니다. 원하는 일만 할 순 없기에 반농반X를 그저 유유히 농사를 지으며 사는 즐거운 모습으로 그릴 수는 없을 듯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해도 농사일이 너무 고되 시간을 낼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생활을 위해 농사가 필수적인 노동일 수도 있고, 농사만으로 생활이 힘들어 도시에서 하던 일을 밤마다 추가로 할 수도 있습니다. 농사만 하며 여유롭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농반X를 선택이 아닌 강제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논어’를 해석한 ‘주자’의 ‘논어집주’ 일부. ©뉴시스

반농반X에 따라붙는 안빈낙도의 의미를 고민해 봐야 할 때입니다. 안빈낙도는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논어’에 있는 구절입니다. 공자가 가난했지만 여유를 잃지 않으며 덕을 실천했던 제자 안회를 평가했던 말입니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11세기 중국 송나라 북송오자로 이름 높았던 정이는 안회로 하여금 도를 즐기게 한 것은 안회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회는 그저 자신의 길을 지켰던 것이지, 가난하기에 도를 즐긴 것도 아니고 도를 즐기는 일에 얽매여 가난해진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농만을 위해 반X를 고심할 이유도, X 때문에 반농을 선택할 이유도 없습니다. 무엇에 중점을 두든 자신이 즐길 수 있다면 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FARM 인턴 김동희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도움=

통계청,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확정)>

더숲, <시오미 나오키, 반농반X로 살아가는 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에 대한 2020년 국민의식 조사 결과>

농림수산식품부, <2020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한국경제신문, <농림어가 인구 5년새 9.3% 감소 … ‘도시농부’는 늘어>

한겨례, <서울 도시농부 8년간 14, 농사 공간은 7배 늘었다>

네이버지식백과, <러스틱 라이프>


▽클릭 한 번으로 식탁 위에서 농부들의 정성을 만나보세요!▽

▽농촌 V-LOG부터 먹거리 정보까지 꿀잼 영상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