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장애인이 함께 꽃피우는 곳!…장애인 일자리 창출하는 사회적기업들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직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학교 졸업 후에도 가족에게 생활 전반을 의존합니다. 직업을 갖게 되면 사회경제적 활동으로 스스로 자립하고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지체장애인들은 신체 능력에 한계가 있어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내놓은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전체 인구 대비 고용률은 61.2%, 실업률은 4%입니다. 장애인구 고용률은 34.6%, 실업률은 7.1%로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 실업률이 월등하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농업이 장애인의 자활을 돕고 실업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유리온실·축사 등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자동으로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농장인 ‘스마트팜’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체력적 부담은 적고 생산성은 높아 비장애인도 힘든 농사일을 장애인이 하기엔 어려울 거란 편견을 단숨에 사라지게 해줬죠. ‘케어팜’은 이런 스마트팜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농사를 지으며 재활하는 농업 모델입니다.

이 밖에도 농업 관련 사회적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가 직접 꽃을 꾸려 보내는 꽃 구독 업체부터, 발달장애인이 직접 키운 농작물로 친환경 생활용품을 만들어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업체 등 다양한 ‘장애인·농업 상생 모델’을 소개합니다.

KT·푸르메 재단이 만든 ‘스마트팜’

첨단 기술로 치유·자활 동시에 돕다

KT는 2016년 경기 남양주시에 국내 최초로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세웠습니다. 기존 스마트팜에 움직임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일반적인 농가에서는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지만,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은 허리 높이의 ‘고설 베드’를 설치했습니다. 또, 단단한 바닥재를 스마트팜 전체에 깔아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다니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스위치나 스마트폰 조작으로 설비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행잉 베드’도 달아 신체 활동의 제약을 줄였습니다.

2016년 11월 19일 경기도 남양주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에서 KT 드림스쿨 외국인 유학생 멘토들이 허브 잎 따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푸르메 재단도 여주시, SK하이닉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손잡고 케어팜을 만들었습니다. ‘푸르메소셜팜’은 2021년 3월 스마트팜 공사를 마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방울토마토와 표고버섯 등을 키우고 있죠.

케어팜은 기존의 고립된 재활시설이 아닌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일하죠. 그래서 정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자활과 치유를 동시에 도울 수 있는 셈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돈 못 번다’는 편견 깨다

발달 장애인 주축으로 업계 1위 ‘동구밭’

‘동구밭’은 천연 성분과 유기농 인증 재료를 사용해 고체비누, 고체세제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2015년 설립됐고 2018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죠.

노순호 동구밭 대표는 대학 시절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2014년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실천형 비즈니스 리더십 대학생 단체’인 인액터스 친구들과 ‘동구밭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텃밭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농작물을 키우면서 사회성을 기르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죠.

동구밭 직원이 고체 비누를 포장하고 있다. ⓒ동구밭

이후 노 대표는 이 프로젝트 모델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사회적기업도 업계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공장도 발달장애인 사원들이 스스로 대중교통 출퇴근을 할 수 있도록 외곽이 아닌 도심에 설립했습니다. 발달장애인 사원은 근무시간을 자신의 역량에 맞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동구밭은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죠. 매출 규모는 2019년 22억원에서 2020년 55억원, 2021년 110억원으로 늘며 ‘업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카카오 김범수가 100억 들인 ‘베어베터’

정규직 직원의 70%가 중증 발달 장애인

발달장애인 직원이 비장애인 직원보다 더 많은 회사도 있습니다. 2012년 네이버 창업 멤버인 김정호·이진희 공동대표가 세운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입니다. 이 회사는 명함·인쇄물과 쿠키 세트, 커피 원두, 꽃다발 및 근조 화환 등을 만들어 보냅니다.

발달장애인이 직접 제작부터 배송까지 담당하죠. 베어베터는 장애인 중에서도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지적 능력이 떨어져 취업 경쟁력이 낮은 발달장애인으로만 채용합니다.

베어베터는 2012년 5명의 발달장애인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직원 340여 명이 근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베어베터

이 회사의 또 다른 특징은 사무실 벽면에 붙은 ‘마음 확인’ 안내문입니다. 장애인 사원은 매일 마음 상태를 5점 척도로 체크합니다. 이전보다 심리 상태가 악화됐다면 관리자와 면담이 이뤄집니다. 이 대표는 사원들의 정서 변화를 수시로 파악해 돌발 상황을 예방하고자 이런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2022년엔 김 대표가 진행하는 지방 중증장애인 표준사업장 사업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00억원을 지원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22년 4월 기준 베어베터의 중증 발달장애인 사원은 239명으로, 정규직 직원의 70%입니다. 2012년 5명의 발달장애인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직원 340여 명이 근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색감 활용력 뛰어난 청각 장애인이 만든다

2000 구독자 꽃다발 정기배송 업체 ‘플립’

‘플립’은 flower(꽃)과 leaf(잎)의 합성어로,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가 ‘꽃잎’으로 이야기를 전해 작은 변화를 만들어간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배송 기간과 꽃 사이즈를 선택하면 이들이 직접 만든 꽃다발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플립은 2020년 6월 72명의 정기 구독자를 갖고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2000여명이 정기적으로 꽃을 받고 있습니다.

플립은 배송 기간과 꽃 사이즈를 선택하면 이들이 직접 만든 꽃다발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립

청각장애인은 대부분의 정보를 시각을 통해 얻습니다. 그래서 비장애인에 비해 시야가 넓고, 시각 정보 습득이 빠르죠. 박경돈 플립 대표가 플로리스트 교육 현장을 방문해 보니 청각장애인은 꽃의 색감, 조화, 배치 등 플로리스트 업무 능력에 두각을 보였다고 합니다.

플립은 정기배송 서비스 외에도 카페 운영이나 교육 사업도 진행합니다. 파주시의 플립 카페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바리스타, 플로리스트 교육 등 장애인이 직업 훈련을 하고 자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돕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2020년에 플립은 사회적기업 육성 우수기업으로 선정됐죠.

농업과 장애인의 상생 모델…

다른 산업에도 본보기 되길

매년 4월에 오는 장애인의 날이면 언론들이 앞다퉈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뉴스를 내놓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빠르게 식는 관심보다는 법이 수호하는 ‘근로할 권리’를 더 원합니다.

정호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지역본부장은 “장애인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시혜와 동정이 아닌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농업은 이런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오아시스가 됐습니다. 비단 농업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장애로 인한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고, 누구나 원한다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길 기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FARM 인턴 안혜수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이코노믹리뷰,<‘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 구축한 KT>

비즈니스포스트,<[주목! 사회적기업] 천연비누 제조 동구밭, 장애인 직원 50% 유지 목표>

중앙SUNDAY,<[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장애인 인권]직원 70%가 중증 발달장애인 “일하는 게 재미있고 뿌듯”>

매거진한경,<청각장애인들의 세상을 넓힌다, 배리어프리 제안하는 소셜벤처 ‘플립’·‘오롯’>

경기일보,<[기고] 장애인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동아일보,<김범수 ‘장애인 고용 활성화’ 사재 100억 출연>


▽클릭 한 번으로 식탁 위에서 농부들의 정성을 만나보세요!▽

▽농촌 V-LOG부터 먹거리 정보까지 꿀잼 영상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