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동차 전문 회사 ‘테슬라’를 아시나요? 처음엔 규모가 작았지만 많은 기업과 개인 투자자가 테슬라의 뛰어난 기술력과 미래 가치에 주목했습니다.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테슬라를 들어봤을 정도로 화제가 됐죠. 그 결과 2021년에는 자동차 제조회사 중 최초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2023년 현재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기 자동차 회사로 자리매김한 상태입니다.
2023 산업 트렌드를 이끌 기업으로 선정된 ‘농슬라’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 자동차만 생산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농업계에도 테슬라 같은 기업이 있습니다. 농업과 테슬라를 붙여 농슬라라고 부르는 미국 기업 디어앤컴퍼니입니다. 디어앤컴퍼니의 농기계 브랜드 ‘존 디어’는 이동형 농기계를 생산하면서 IT 기술도 개발합니다. 2022년 1월에 개최된 세계 최대 IT ·가전 박람회 ‘CES2022’에서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여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트랙터는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살피고 0.1초 안에 사물을 인식합니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가 주행하는 방식과 비슷하죠.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에는 세계인의 관심이 디어앤컴퍼니 같은 농업 기술 회사에 모였습니다. 전쟁과 이상기후, 전염병으로 인해 세계 식량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농업 기술 개발을 향한 관심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입니다. 존 메이 디어앤컴퍼니 최고 경영책임자는 이미 2023년 1월에 열릴 CES2023 기조 연설자로 선정됐습니다. 한 해 동안 주목받을 산업의 관계자가 맡는 연설이죠.
국내 1위 농기계 생산 기업···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그렇다면 국내 농업 기술 분야는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활발한 투자와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중입니다. 한국의 농슬라로 불리는 대동그룹은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같은 이동형 농기계를 생산합니다. 1947년 국내 최초 종합 농기계 업체로 시작해 국내에서 업계 최고 자리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초로 동력경운기를 국산화하는 등 국내 농업이 수작업에서 기계 작업으로 넘어가는 역사에 대동이 함께 해왔습니다. 1985년부터는 ‘카이오티’라는 수출용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 시장에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대동은 76년 역사로 다져진 기계 생산 기술과 ICT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모빌리티 농기계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SK텔레콤과 국내 최초로 직진 자율주행 이앙기를 개발해 농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2022년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와 합작사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했습니다. 출자금 24억 중 대동 자본금이 75%, 현대오토에버 자본금이 25%였습니다. 대동애그테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 주행 농기계와 농작업 로봇을 활용하는 플랫폼 사업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작물 육종, 파종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에 정밀 농업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 농업 비즈니스를 완성하는 것이 대동애그테크의 목표입니다.
대동은 앞으로 농기계를 넘어 건설 장비 시장까지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22년 12월 22일에는 현대건설기계에 소형 건설 장비 제품을 3000대 이상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신사업도 현대그룹과 함께 그린 청사진입니다. 예상 매출액은 1280억 이상입니다. 하드웨어 생산부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대동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작지만 강하다! 존재감을 뿜어내는 농업 기술 스타트업 두 곳
스타트업 중에도 대동처럼 주목받고 있는 국내 농업 기술 회사들이 있습니다. 2022년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앱’ 우수상을 받은 그린랩스와 농식품 업계 최초로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인정받은 트릿지입니다.
그린랩스는 농민이 겪는 어려움을 줄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창업부터 유통 판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농업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모았습니다. 모인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처리해 농민이 정부 보조금, 농산물 경매 시세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습니다. 2020년 7월에 출시된 ‘팜모닝’이라는 농업 데이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팜모닝 이용자는 2022년에 70만 명이 넘었습니다. 국내 130만 농업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죠. 팜모닝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 정보 수집뿐만이 아닙니다. 커뮤니티 서비스 ‘사랑방’을 통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며 지식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아날로그식으로만 가능하던 일들을 디지털로 전환해 이용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죠. 팜모닝은 2022년 12월 1일 2022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앱 우수상을 받으며 인기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회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농·축·수산물 무역 거래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 ‘트릿지’입니다. 트릿지 Tridge는 거래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ansaction과 다리를 뜻하는 단어 bridge를 합쳐 만든 이름입니다. 무역 거래 과정에서 구매자와 판매자를 다리처럼 연결하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트릿지에서는 매일 세계 농산물 공급망 및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델몬트, 월마트, 카르푸, 매켄지 등 다양한 기업과 호주 농림부, 싱가포르 식품청 같은 정부 기관이 주요 고객사입니다.
트릿지는 세계 각국 현지 직원과 인공지능을 통해 15만 종 농산물 가격과 품질, 물량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산물 가격과 품질 정보를 제공합니다. 구매자가 트릿지에서 주문을 넣으면 계약 협상, 운송, 세관 업무 등 무역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트릿지는 2022년 8월에 기업 가치 3조 6000억을 인정받았습니다. 농식품 업계 최초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이르는 말인 ‘유니콘 기업’이 됐습니다. 이후 9월에는 500억 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트릿지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가 불러온 무역 형태 변화였습니다. 기존 전 세계 신선식품 무역 거래는 전통적인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대 감염병 유행으로 거래가 온라인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런 사회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습니다.
트릿지의 목표는 농업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트릿지 서비스를 통해 세계 농산물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농산물 가격 급등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첨단 기술화가 진행 중이지만 농업 기술의 발전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하는 농업 기술 기업들의 미래 행보가 기대됩니다.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총괄: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국경제 긱스, <팬데믹에도 투자 80% 증가…질주하는 ‘농슬라’>
이투데이, < [르포] ‘스마트’ 입은 ‘K-농슬라’의 심장, 대동 대구공장>
스마트시티투데이, <‘농슬라’ 존 디어, CES 2023 기조연설 맡아>
더벨뉴스, <‘농기계 1위’ 대동, 플랫폼기업 ‘대동애그테크’ 설립>
IT비즈뉴스, <농축수산물 무역 플랫폼 트릿지, ‘농업 6대 메가 트렌드’ 서울대 교수 특강>
포브스, <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27) 신호식 트릿지 대표 >
한국경제, <웹툰으로 뜬 리디, 농축수산 혁신한 트릿지…한국 스타트업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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