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화려한 도시를 뒤로 하고 고즈넉한 농촌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귀농·귀촌 인구는 49만 4569명으로, 2019년 대비 7.4% 증가했습니다. 2017년 이후 주춤했다가 3년 만에 다시 늘어난 겁니다.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발간한 ‘FATI(팜 트렌드&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SNS에서 귀농·귀촌 키워드 언급량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온라인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게시된 45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월평균 귀농·귀촌 언급량은 2019년 8680건에서 2020년 7861건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2021년 1만건(1만656건)을 넘겼고, 2022년에는 1만2594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사람들이 귀농·귀촌에 관심이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농림축산식품부는 ‘저밀도 농촌 생활 선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청년농 지원’과 ‘청년 인구 유입 정책’에 따른 성과로 귀농·귀촌을 하는 청년층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삶의 방식,
농촌에서 볼 수 있는 주거 형태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각자의 사정이 모두 다른 만큼 농촌에서 삶의 형태도 다양해졌습니다. 이종순 농정원장은 “최근 라이프 스타일과 주거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귀농·귀촌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농정원은 귀농·귀촌 희망자를 대상으로 귀농·귀촌 관심 단계부터 실행, 정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큰 틀에서는 농업을 중심으로 정착하는 ‘귀농’과 좀 더 넓은 범위에서의 농촌 생활을 뜻하는 ‘귀촌’으로 나뉩니다. 귀농(歸農)의 사전적 정의는 ‘도시에서 다른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두고 땅을 이용하여 농작물과 가축을 기르는 농사를 위해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귀농에는 가족 모두가 농업 종사하는 전업 귀농, 농사 이외에 다른 일을 겸하는 겸업 귀농, 귀농해 농사를 짓지 않고 농업과 연관된 업종에 종사하는 농업 파생 귀농이 있습니다.
귀촌(歸村)은 ‘농촌에 내려와 농업 이외의 직업을 주업으로 하는 생활’을 뜻하는데요. 농촌에서 농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도시로 출퇴근하고, 주말마다 농촌으로 내려와 텃밭을 가꾸거나, 농촌에서 여유 있는 전원생활을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귀촌의 경우 상황에 따라 도시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고, 일단 농촌 생활을 시작해보고 성과와 전망이 좋으면, 겸업 귀농이나 전업 귀농으로 전환하기도 하며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아파트?
농촌에 활력 더하는 다양한 변화!
농촌 생활에 관심 있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주거 형태로 마당이 있는 예쁜 단독 주택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귀농·귀촌인들에게는 원하는 집을 짓는 것이 ‘로망’이기도 하죠.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서 꿈에 그리던 집을 새로 짓는가 하면 기존에 있던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타운하우스와 같은 주택 단지에 입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도시에서의 생활 방식과 비슷하게 시골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됐습니다. 최소한의 생활 환경을 갖춘 자그마한 ‘농막’도 인기입니다.
다양한 주거 형태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1. 전원주택
전원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독립된 공간’이라는 점이겠죠. 여럿이 함께 사는 공동주택에는 층간 소음, 공동 생활 규칙 등 아무래도 제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원주택에서는 집 안에서 만큼은 더욱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경우, 집은 단순히 생활하는 공간을 넘어 사무실, 휴식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전원주택은 매력적인 주거 형태입니다.
마당도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죠.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은 만족감이 더 높은데요. 마당을 직접 가꾸는 것은 번거롭긴 하지만, 직접 가꿈으로써 보람도 느끼고, 활용도가 높아 전원주택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랍니다.
2. 아파트
귀촌 보금자리로 굳이 단독 주택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아파트에 거주하는 귀촌인은 35%에 이르는데요. 다세대·연립 거주자(13%)를 더하면 귀촌 가구의 절반가량이 단독 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을 보금자리로 선택했습니다. 이는 2019년(아파트 31.1%, 다세대·연립 12.9%)에 비해 4%포인트 늘어난 수치인데요.
아파트는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독 주택에 비해 관리가 쉽고, 도심지에서 아파트에서 살던 사람에겐 이전의 생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 아파트는 대부분 지역 중심지를 중심으로 모여있는데요. 각종 행정기관과 교육, 문화, 교통 등 생활 기반 시설이 구축된 곳이죠. 귀촌을 선택해 농촌에서 삶을 살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아파트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3. 타운하우스
새로운 귀촌 주거 트렌드는 아파트와 주택의 장점을 모아 놓은 ‘타운하우스’입니다. 타운하우스는 부동산 용어로 ‘단독 주택을 두 채 이상 붙여 나란히 지은 서구의 주택 양식’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2층짜리 단독 주택이 모여 정원과 담을 공유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주택 단지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됩니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다양한 타운하우스 단지가 생겨나고 있는데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복잡한 아파트 대신 편안하고 안락한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타운하우스는 공동 주택과도 같은 형태지만, 개별 중정, 테라스 등을 갖추고 있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주택이 각각 분리돼 있어 층간, 벽간 소음에서도 자유로운 편이죠.
주거 형태별로 특징과 장단점을 알아봤습니다.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주거 형태는 더 다양해질 전망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지역활력타운’ 사업을 추진합니다. 은퇴자·청년층 등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주거·문화·복지 등이 복합된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지방 이주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단독주택·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유형과 분양·임대 등 여러 공급방식으로 주거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더농부 에디터 김이슬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뉴시스, <‘귀농·귀촌 엄두 안 나셨죠?’…정부 지역활력타운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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