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밸런스 잡는 ‘지중해식 식단’ 유방암 위험도 줄인다고?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 과일, 올리브유 등 신선한 식재료를 영양 균형에 맞게 꾸린 것을 뜻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위험도를 낮춰 유방암 발병률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조아라 라이프센터 차움 교수 연구팀은 섬유질과 단일 불포화 지방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유전자 변이 기능을 약화해 유방암 발병률과 재발률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고 2022년 8월 23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 식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IF 6.59)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비만은 에스트로겐 등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활성화합니다. 비만을 야기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면 비만과 함께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대표적인 비만 관련 유전자로 포만감에 관여하는 MC4R 유전자가 변이되면 포만감 대신 배고픔을 느껴 과식을 합니다.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꾸는 지방저장(FTO) 유전자가 변이되면 체지방량이 지나치게 증가합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식품과 해산물, 닭고기 등 저지방 육류를 곁들인 식사를 뜻합니다. 고지방‧고당분‧가공식품을 제한해 비만 위험도를 낮춘 식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만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으로 이 유전자 변이를 통제할 수 있는지 연구가 활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단이 비만 유전자 변이의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1~3기 유방암 환자 71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지중해식 식단을 실시한 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눴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을 한 환자들은 MC4R 유전자 변이가 있더라도 비만 위험도가 낮아졌습니다. 비만 정도를 수치화한 체질량지수(BMI)가 1.3, 체중이 3.1kg 감소했죠. 단백질 섭취량은 평균 2.7%,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은 7.6% 늘었습니다.

일반 식단을 실시한 MC4R 변이 유전자 보유 환자들은 어땠을까요? 체질량지수와 체중의 감소량이 현저히 적었습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포화지방 섭취량이 3.1% 늘고, 단백질 섭취량은 오히려 1.4% 줄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변이된 FTO 유전자 기능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체중이 2.9kg, 체지방량이 1.3kg 감소하고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이 8.7% 증가했습니다. 일반 식단 실시 환자군에서는 체중과 체지방의 감소량이 각각 0.5kg 이하로 적었으며, 단일불포화지방 섭취량은 1.5%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교수는 “변이된 비만 유전자에 따라 발생률이 높아지는 비만은 유방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며 “섬유질과 단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은 비만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약화해 비만을 예방하며 유방암 환자의 회복을 돕고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건강식으로 유명한 지중해식 식단을 한국에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연구자들은 한국 사정에 맞춘 지중해식 식단도 심혈관질환 예방, 혈당 관리, 체중 감량 등에 효과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지중해식 식단에는 생선도 꼭 포함됩니다. 꼭 서양식이 아니라 한식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은 올리브 오일 등 불포화지방산과 견과류·생선·과일·채소·통곡물과 같은 식이섬유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붉은 고기와 첨가당·가공식품 등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겁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US월드앤리포트에서 매년 선정하는 ‘최고의 식단’ 1위를 3년 연속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지중해식 식이는 채소·과일·콩류 등을 매일 섭취하면서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생선·해산물·가금류 등을 섭취하는 방식입니다. ‘지중해식’이라는 이름 때문에 한국에서는 먹기 어렵다는 인식도 있는데요. 의료계와 식품업계에서는 우리 현실에 맞는 한국형 지중해 식단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활발합니다.

이 교수 연구팀은 ‘한국식 지중해식이(KMD, Korean style Mediterranean diet)’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KMD는 일반 식단에 비해 열량이 약 300㎉ 정도 낮고,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비율을 5:3:2로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2019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인의 영양소별 1일 섭취량은 탄수화물 60.8%, 지방 23.6%, 단백질 15.6%였습니다. 2009년(탄 66.3%·지 19%·단 14.6%)과 비교해보면 10년 사이 탄수화물 섭취량이 줄고 지방 섭취량이 다소 늘었으나 여전히 탄수화물 섭취량이 높습니다.

연구팀은 KMD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해 탄·단·지와 오메가3·오메가6의 적정 비율을 유지하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합니다.

고지혈증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KMD를 4주, 일반 식단을 4주 동안 먹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몸무게는 1.76㎏, 허리둘레는 1.73㎝가 줄었습니다.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지방간 지수 등 이상지질혈증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들도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체내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백혈구 수치를 비롯해 공복 혈당, 공복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지수 등 대부분의 수치도 감소 추세를 보였습니다.

연구팀 실험에서 활용된 KMD 식단에는 흔히 생각하는 양식과 같은 일반 지중해식과 함께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소불고기덮밥·오징어해물볶음밥·연근밥이나 두부함박스테이크라이스 같은 퓨전식들도 들어 있습니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왼쪽)와 조아라 라이프센터 차움 교수 ⓒ세브란스병원

연구팀 관계자는 “한국형 지중해식이라는 게 식단을 단순히 한식처럼 만들었다는 게 포인트가 아니다. 한국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적합 배율을 찾아서 적용을 했다는 것”이라며 “꼭 우리가 실험에서 쓴 메뉴가 아니더라도 영양 비율만 잘 지키면 개개인이 집에서 어떤 음식을 만들어도 상관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좋지 않은 탄수화물을 안 먹고 단순 당 등을 피하고 과일·견과류·올리브유 등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개념”이라며 “한국인들의 사망률·만성률을 낮춰줄 수 있는 음식적인 밸런스를 고려했다는 것”다고 말했습니다. 지방 비율 맞춘다고 튀김 같은 걸 막 먹어도 된다는 게 아니라 좋은 지방, 좋은 단백질, 좋은 탄수화물로 구성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교수는 KMD의 특징과 관련해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을 맞춘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원시 시대에는 오메가3와 오메가6를 1대1로 먹었는데 현대인의 식습관은 이 비율이 1대10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메가3·오메가6와 같은 불포화지방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아서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합니다. 오메가6는 흔히 먹는 식용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 대부분에 함유된 반면, 오메가3는 등푸른 생선·견과류·들기름·아마씨유 등에 많습니다. 의식적으로 오메가3 섭취량을 늘리지 않으면 오메가6 섭취 비율이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교수는 “어떤 건 먹고, 어떤 건 먹지 말라는 게 아니라 모든 걸 다 먹되, 좋은 음식으로 비율을 맞춰서 먹으라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덧붙였습니다.


더농부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뉴시스, 심혈관질환 막는 ‘한국형 지중해食’, 집에서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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