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들은 더위를 어떻게 느낄까? [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25]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축산업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가축에 있어 고온 스트레스는 증체량 감소, 면역 및 번식 장애, 유량 저하 등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던 2018년 여름, 가축 908만마리가 폐사했다.

올해도 축산농가에 높은 기온으로 인한 피해 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이 올여름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평년보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서다. 극한 기후 속에서 축산업을 지속하고 동물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축산 농민이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더위에 대처하는 동물들…

생존 위해 체내 다양한 변화

동물들은 자연적으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열중 성대(Thermoneutral zone)’라고 불리는 약 18℃~25℃의 쾌적한 환경에서 동물은 체표면을 통해 열을 발산해 체온을 조절할 수 있다. 외부 온도가 열중 성대를 넘어가면 고온 스트레스가 발생하기 시작하며 신체에 대사 불균형이 생긴다. 고온 환경에 노출된 동물들의 체내에선 생존을 위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돼지들이 무더위에 지쳐 누워있다. ⓒ뉴시스

동물은 외부 온도가 오르면 체내 대사열 발생을 막기 위해 기초 대사량과 사료 섭취량을 줄인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시원한 곳을 찾거나 물을 자주 섭취한다. 30℃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는 대류, 전도 등의 물리적인 방열 방법으로는 체온을 낮추기에 한계가 있어 주로 땀을 흘리거나 호흡수를 늘려 수분 증발을 통한 냉각 효과로 체온을 낮춘다.

가축은 일반 동물보다 기초 대사율이 높다.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개량의 결과다. 이로 인한 대사열 발생으로 고온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돼지나 닭은 땀샘이 거의 발달해 있지 않다. 돼지는 두꺼운 피하지방으로, 닭은 깃털로 덮여 있어 체열 발산이 어렵다.

고온 스트레스로 가축 생산성 피해,

가축더위지수(THI)의 필요성

가축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러 문제가 일어난다. 성장률이 감소하고 질병과 번식 장애가 유발되며 심각한 경우 죽는다. 공통적으로는 사료 섭취량과 체중이 줄어든다. 한우는 수태율이 줄고 돼지는 폐사율이 높아진다. 젖소는 우유 생산이 줄고, 닭도 폐사율이 늘어나는 등 각종 피해가 늘어난다.

온·습도 범위에 따른 가축 생산성 피해량을 시험 연구한 결과. ⓒ농촌진흥청

체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동물 체내에서는 체온을 발산하기 위해 혈류가 몸 겉면으로 이동해 장기 혈액량이 줄어든다. 이때 장내 조직 영양소와 산소가 체세포 내로 이동하는 양이 감소하고, 장내 삼투압이 증가해 영양소 흡수를 방해한다. 장기 저산소증으로 장벽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 투과성(Leaky gut syndrome)이 높아져 유해 성분인 항원 세균과 독소가 장 상피세포를 통과해 조직 내로 침투해 장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양계 농민이 고온에 폐사한 닭을 골라내고 있다. ⓒ뉴시스

고온 스트레스는 온도뿐 아니라 다양한 환경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환경온도’와 ‘상대습도’가 중요하며, 고온 스트레스를 평가할 때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동물은 고온 환경에서 주로 호흡을 통해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낮춘다. 습도가 높으면 증발 효과가 떨어져 열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고온 스트레스가 커진다. 높은 온도일수록 습도 영향력이 커진다.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판단할 때는 환경온도와 상대습도를 모두 고려해야 하며 낮은 온도일지라도 습도가 높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습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고온 환경에서 닭의 체열 발산 방법. ⓒ국립축산과학원

‘가축더위지수 (Temperature-Humidity Index)’는 외기 온도(℃)와 상대습도(%)를 일정 값에 곱해 가축이 체감하는 스트레스 정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낸 지수다. 적정 사육기준을 제시하는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가축스트레스지수, 온습도지수를 지칭하기도 하며, 유사한 개념으로 열량지수가 있다. 1950년대부터 다양한 THI 개발이 이뤄졌으며, 미국 가축사양표준인 NRC(1971)에서 개발한 THI 수식이 대표적이다. 환경온도와 상대습도가 높아질수록 THI 값이 커지며 고온 스트레스 피해도 심각해진다.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가축 사양관리 방법

국립축산과학원 축사로(chuksaro.nias.go.kr)의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에서는 기상청 동네예보와 연계해 농가 위치에 따른 축종별 실시간 가축더위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은 실시간 가축더위지수를 제공한다. ⓒ국립축산과학원

문자 서비스를 통해 혹서기 위험 단계 이상으로 예측될 때 경보를 발송해 피해를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고온기 사양관리기술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가축더위지수 단계에 따라 생산성 변화 수준을 알려주는 상태 창과 고온기 사양관리 대표 기술을 설명하는 화면도 볼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축산농가에서 폭염 대응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온기 가축피해 예방 및 축사환경관리 핵심기술서’와 ‘여름철 사양관리 및 위생관리 이렇게’ 안내서를 보급하고 있다. 핵심 기술서에는 주요 축종 외에도 염소, 사슴, 말 등 기타 축종의 고온기 관리 기술이 들어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누리집(http://www.nias.go.kr)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사료가 오염되기 쉬우니 잘 관리해야 한다. ⓒ뉴시스

고온기 가축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선 사전에 시설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사 내 온도를 낮추려면 지붕에 단열 페인트를 칠하거나 그늘막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지붕 위에 자동 물뿌리개(스프링클러)나 점적관수 시설을 설치하면 축사 내 온도를 5℃ 정도 낮출 수 있다.

여름철에는 사료와 물이 오염되기 쉬우므로 사료조나 급수기를 자주 청소하고, 사료 저장고를 잘 관리해 신선한 사료를 먹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료는 되도록 새벽이나 저녁과 같이 서늘한 시간대에 주는 것이 좋다. 음수량이 늘어 급수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료 섭취량 감소로 인한 영양소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소에게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하고 사료 기호성을 높이는 당밀 첨가량을 높이거나 고에너지 사료를 급여할 수 있다.

폭염에는 축사 내부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 ⓒ뉴시스

돼지는 배합사료에 대두유, 우지를 첨가하면 사료 섭취량과 증체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닭은 축사 내부의 습기와 열을 제거하기 위해 환기에 특히 신경 써야 하며 터널식 환기로 초당 2.5m의 풍속을 주거나 사육 밀도를 평소보다 10~20% 낮추면 체감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글= 김혜란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영양생리과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클릭 한 번으로 식탁 위에서 농부들의 정성을 만나보세요!▽

▽농촌 V-LOG부터 먹거리 정보까지 꿀잼 영상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