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상징 ‘감’에 담긴 7가지 덕을 아시나요? [재미있는 농업 이야기 66]

대표적인 동양 과수인 감(D.kaki)은 아시아의 아열대 지방에서 분기된 감나무속의 식물이다. 인간에 의해 재배되고 선별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재래종 감으로 발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나무속의 식물은 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높이는 14m에 달하고, 잎이 크고 넓으며,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자웅이주 식물로, 200여 종이 동아시아의 열대, 아열대 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감나무 ⓒ게티이미지뱅크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종은 감, 유시, 고욤, 버지니아 등 4종이다. 이 중에서 감나무는 경제적 가치가 가장 큰 종으로 현재 전 세계로 재배가 확대되고 있다.

유시는 중국에 자생하고 있다. 식용으로도 이용되지만 대목이나 도료 추출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고욤은 우리나라, 중국 등에 자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식용, 약용으로 이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떫은감의 대목으로 이용되고 있다. 버지니아는 미국 동부 지방에 자생하고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재배하여 왔으며, 현재는 스페인에서 대목용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뿌리내린 과실, 감

감 ⓒ게티이미지뱅크

감은 우리 민족에게 무척 사랑받는 과실로 밤, 대추와 함께 삼실과(三實果)로서 조율이시(棗栗梨柿), 홍동백서(紅東白西) 등 빠질 수 없는 제수용 과실의 하나였다.

속전시유칠절(俗傳柿有七絶)이라 하여 감에는 7가지 덕이 전해지고 있다. 첫째 수명이 길고, 둘째 녹음이 짙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꼬이지 않고, 다섯째 단풍이 아름다우며, 여섯째 열매가 좋고, 일곱째 낙엽이 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축약하자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나무’다.

감나무 ⓒ게티이미지뱅크

감나무는 오상(五常)이 있다고 했다. 감나무의 잎은 글을 쓰는 종이가 되므로 문(文)이 있고,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쓰이므로 무(武)가 있고, 과실의 겉과 속의 색깔이 같아 충(忠)이 있고, 노인도 치아 없이 먹을 수 있어 효(孝)가 있으며, 서리가 내려도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어 절(節)이 있다는 것이다.

감 하나에서 우리는 우리 민족의 여유와 인심을 엿볼 수 있다. 성경에 이스라엘 민족은 추수할 때 여행자들이 이삭을 주울 수 있도록 곡식을 남기고 수확하는 후한 인심이 있다고 기록하였다. 우리에게는 가을에 감을 수확할 때 맨 꼭대기의 감을 까치나 까마귀의 몫으로 남겨두고 따지 않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는데 이는 사람이 아닌 동물의 몫까지 생각하는 우리 조상들의 넉넉한 인심을 엿볼 수 있다.

감나무 열린 가을 풍경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재래종 감의 유래

대표적인 우리 재래종은 ‘청도반시’, ‘상주둥시’, ‘사곡시’, ‘고종시’, ‘월하시’ 등이 있다.

‘청도반시’는 조선 명종 1년(1545년) 청도군 이서면 신촌리 세월마을 출신인 박호 선생께서 평해 군수로 재임하시다가 귀향할 때 그곳의 토종 감나무의 접수를 무속에 꽂아 가지고 와서 청도의 감나무에 접목한 것이 시작이다. 청도의 토질과 기후에 맞아 새로운 품종인 ‘세월반시’가 되었다가 이것이 현재의 ‘청도반시’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상주둥시 ⓒ농촌진흥청

‘상주둥시’는 경북 상주지방이 주산지이며 충북 영동 등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는 수백 년 묵은 고목 한 그루가 있는데 이 감나무에서 생산된 곶감은 품질이 우수하여 조정의 대신들에게 진상하였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사곡시’는 ‘숲실시’라고도 하는데 이는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동리가 예로부터 숲이 매우 많이 우거져 ‘숲실마을’이라 한 데서 유래하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감은 맛이 조금 시지만 씨가 없고, 육질이 단단하여 식미가 좋다. 최근에는 영양가가 매우 높아 고혈압, 성인병 치료에도 효험이 있다고 하여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고종시 ⓒ농촌진흥청

‘고종시’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나 경북 예천과 경남 서부지방이 주산지이며, 완주군 고산면, 동상면, 운주면 일대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곳의 곶감은 예로부터 명성이 자자하다.

월하시 ⓒ농촌진흥청

한편 씨가 없고 감칠맛이 있어 조선시대 중엽부터 임금님께 진상하였던 명품 곶감 ‘월하시’는 충북 영동과 충남 당진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단성시’는 경남 산청, 그리고 ‘장둥이’는 전남 구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이들 재래종은 육질이 좋고 당도가 높아 홍시 및 곶감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우리 재래종 감과 연계한 지역 축제

우리 재래종 감의 우수성을 알리고 마케팅 효과를 높여 소비 촉진을 위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우리 재배종 감과 연계한 축제들이 추진되고 있다.

감말랭이 ⓒ게티이미지뱅크

청도군에서는 홍시 판매와 함께 감와인, 아이스홍시, 반건시, 감말랭이, 감식초 등 다양한 감 건강식품 홍보와 판매 촉진을 위해 매년 감 축제를 하고 있는데, 청도반시는 5362호에 1362㏊에서 2만여t을 생산하여 연간 200억원의 소득을 올려 전국 제일의 떫은감 주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농촌 어메니티와 연계한 청도반시는 새로운 수요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고 있다. 상주, 영동 등지에서는 곶감 축제를 개최하여 소비 촉진, 산업 활성화 및 수출 확대를 위한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단품과 함께 깊어지는 감의 기능성

단감 대추 초절임 ⓒ더농부

감은 예로부터 식용 및 약용으로 애용돼 왔으며, 비타민 C와 무기질이 풍부하여 피로에 지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과일이다.

감의 기능성 성분으로 손꼽히는 베타카로티노이드와 라이코펜 등은 과실 특유의 색을 발현시키는 물질로 이들 카로티노이드 성분들은 항산화 작용이 매우 뛰어나 노화 억제는 물론 항암효과에도 좋다.

홍시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루테인과 비타민 A는 식약처에서 인정한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로 알려져 있는데, 감에는 루테인과 비타민 A, 그리고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티노이드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눈이 피로한 현대인과 눈을 많이 쓰는 수험생에게 꼭 필요한 과실이다.

또한 감에는 펙틴, 셀룰로오스 등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현대 여성의 다이어트에도 좋다.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나무, 감

감을 건조하는 풍경 ⓒ게티이미지뱅크

감은 가을을 대표하는 과실 중 하나로, 푸르른 가을 하늘과 잘 익은 감은 우리나라의 정겨운 가을 풍경 중 하나이다. 감나무는 벌레가 잘 끼지 않고 병도 적어 예로부터 집안의 정원수로 으레 한 그루씩 심어 왔으며,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은 계절감과 향수에 젖게 하고, 잎이 지고 난 후 가지에 매달린 감은 시골의 정취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단풍과 감은 빼놓을 수 없는 가을 풍경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붉게 물든 단풍과 과실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해 주므로 가을철 녹색 관광자원으로 유망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감 축제 등 지역 축제와 연계하여 관광지에 감나무를 가로수로 이용하는 등 관광 자원화하여 그 지역만의 독특한 이미지로 행락객을 유혹하고 있다.

감나무는 늘 우리 곁에 서 있으면서 어린 시절 고향과 흙냄새의 정취를 풍겨주는 친근한 나무이다. 도시의 아파트 베란다나 가정 주택 정원에 감나무 한 그루씩 심어 깊어가는 가을 정취와 이웃과 자연을 배려하는 넉넉한 여유를 가져보길 기원한다.


글=마경복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농업연구사

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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