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묘종은 튼실한 수확의 지름길…고구마·감자·맥류 씨뿌림 꿀팁 [이주의 농사꿀팁 3건]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죠. 한 해 농사의 중요한 시작점, 씨와 관련한 농사 꿀팁을 모았습니다.

오늘의 농사 꿀팁

1. 고구마 한 해 농사, 못자리에서부터 시작

2. 봄 감자 안정 재배를 위한 씨감자 관리요령

3. 가을에 놓친 사료용 맥류 씨뿌림, 봄에도 가능


1. 튼튼한 고구마 묘종은?

튼실한 고구마 수확 지름길!

고구마 한 해 농사, 못자리에서부터 시작

씨고구마를 뿌리는 시기를 맞아 농촌진흥청이 건강한 묘종 생산을 위한 육묘상(못자리) 관리요령과 병해 예방법을 소개했습니다.

보통 고구마는 씨를 뿌린 후 싹이 트기까지 1주일 이상 걸립니다. 본 밭에 옮겨 심기까지는 한두 달이 걸리죠. 이를 고려해 적당한 시기를 맞춰야 합니다. 고구마를 제철 재배한다면 남부 지역을 기준으로 3월 중순까지 못자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한 해 동안 고구마를 건강하게 기르려면 모부터 튼튼하게 길러야 한다. ⓒ농촌진흥청

고구마를 병 피해 없이 많이 생산하려면 튼튼한 모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씨고구마를 뿌린 뒤 모가 자라기 적합한 온도와 습도 조건을 만들어주면 건강한 모를 길러낼 수 있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씨고구마를 뿌리기 전에 병에 걸린 고구마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검은무늬병, 표피썩음병, 둥근무늬병에 걸린 씨고구마는 주로 껍질 상처 부위에서 이상 증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은무늬병에 걸린 고구마는 껍질에 둥글고 큰 검은색 무늬가 생깁니다. 표피썩음병에 걸린 고구마 껍질에 생기는 둥근 무늬는 검붉은색입니다. 썩은 부위에 곰팡이실(균사)도 보입니다. 둥근무늬병에 걸린 고구마는 두 가지 색 무늬가 모두 생길 수 있으며 균열도 보입니다.

왼쪽부터 검은무늬병, 표피썩음병, 둥근무늬병에 걸린 고구마 모습이다. ⓒ농촌진흥청

이렇게 병에 걸린 고구마는 속까지 썩기 때문에 손으로 만지면 누른 자리가 움푹 들어가고 물컹합니다.

씨를 뿌린 후에는 온도와 습도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싹이 고르게 빨리 나오게 하려면 싹이 틀 때까지 흙 온도를 3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2월에는 비교적 기온이 낮으므로 비닐 터널과 보온 덮개를 덮어 온도를 높여줍니다. 씨고구마와 못자리 흙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싹이 튼 후에는 흙 온도를 25℃로 낮춥니다. 못자리 흙의 수분은 70% 내외가 좋습니다. 수분이 지나치게 많으면 고구마가 쉽게 상할 수 있습니다. 한낮에는 고구마 모가 들어있는 비닐 터널을 조금씩 벗겨가며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고구마 못자리를 관리할 때는 습도와 온도를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부패한 씨고구마를 묻은 자리는 곰팡이가 보입니다. 썩은 냄새가 나거나 모가 시들기도 하죠. 그래서 부패한 씨고구마가 있다면 주위 흙도 함께 제거하고 살균제를 뿌려야 합니다.

모를 기르는 중에는 흰비단병과 덩이줄기썩음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전남 지역 고구마 주산지에서는 평균 70% 정도 못자리에서 흰비단병이 발생했습니다. 고구마가 흰비단병에 걸리면 땅 표면에 하얀색 곰팡이실이 생깁니다. 병이 심해지면 줄기와 덩이뿌리가 썩어버리죠.

흰비단병으로 생기는 곰팡이는 흰색 실을 닮았다. ⓒ농촌진흥청

흰비단병에 걸린 씨고구마는 파내서 제거해야 합니다. 그다음 플루디옥소닐 액상수화제처럼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에 등록된 약을 뿌립니다. 못자리 흙 온도나 습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환기도 해야 합니다.

덩이줄기썩음병에 대처하는 방법은 증상이 있는 고구마를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다. ⓒ농촌진흥청

고구마가 덩이줄기썩음병에 걸리면 땅에 닿는 부위부터 검게 시듭니다. 심하면 식물체 전체가 시들어 죽게 되죠. 그런데 덩이줄기썩음병 예방에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시든 부위는 즉시 제거하고 다른 모로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감자 싹을 미리 틔우면?

감자 농사에 여유가 생긴다

봄 감자 안정 재배를 위한 씨감자 관리요령

고구마 형제라고 하면 감자가 가장 먼저 떠오르죠? 농촌진흥청이 소개한 씨감자 관리법과 그늘 싹틔우기 방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

봄 감자 심는 시기는 중남부 지역을 기준으로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입니다. 그늘에서 씨감자 싹을 미리 틔우고 나서 땅속에 심으면 땅 위로 싹이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냥 심을 때보다 감자가 자라는 기간을 10∼20일 더 확보할 수 있죠.

‘새봉’ 품종 감자로 실험한 결과 감자 싹을 미리 틔우면 18일 일찍 싹이 올라오고 수확량은 25%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이렇게 하면 감자를 더 많이 수확할 수 있습니다. 감자가 어릴 때 걸리기 쉬운 여러 가지 병도 예방할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밀폐된 곳에서 감자를 오래 저장할 때 산소가 부족하면 흑색 심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자 속이 검게 변하고 쉽게 썩는 증상이죠. 이렇게 된 감자는 씨감자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늘 싹틔우기를 하기 전에 공급받은 씨감자가 상하거나 흑색심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흑색심부 증상은 감자 속이 까맣게 변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씨감자를 그늘에서 싹틔우는 작업은 감자를 심기 20∼30일 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작업을 진행할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감자가 직사광선에 데이지 않도록 비닐하우스 같은 시설을 설치하고 햇빛 가림망을 30~50% 정도 쳐줍니다. 바닥에는 두꺼운 부직포나 스티로폼을 깔면 완성입니다. 이후 바닥에 씨감자를 얇게 깔아주면 됩니다.

왼쪽은 감자를 얇게 깔아놓은 모습이고 오른쪽은 감자를 상자에 담아 엇갈려 쌓아놓은 모습이다. ⓒ농촌진흥청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상자에 씨감자를 담고 2~3단씩 엇갈리게 쌓는 방법입니다. 모든 상자가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2~3일에 한 번씩 위치를 바꿔줘야 합니다. 싹 길이는 1cm 내외가 될 때까지 기르는 것이 알맞습니다.

적정 온도는 15∼20도(℃)입니다. 낮에는 바람이 잘 통하게 하고, 밤에는 얼지 않도록 감자 위에 덮개를 덮어줍니다. 하루에 한두 번 바닥에 물을 뿌려서 습도를 80∼90% 정도로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칼을 사용해 씨감자를 자르는 모습이다. ⓒ농촌진흥청

씨감자를 자를 때는 눈(맹아, 싹)이 많은 부분에서 아래 방향으로 자릅니다. 감자 크기에 따라 2∼4등분으로 잘라주세요. 한 조각에 눈이 두 개 이상 들어가야 하며, 무게는 30∼50g 정도가 적절합니다.

칼을 통해 병이 전염되지 않도록 작업 전에 칼을 소독해야 합니다. 끓는 물에 사용할 칼을 30초 이상 담그고 식히면 됩니다.

3. 가을에 사료용 맥류씨 못뿌렸다?

봄철에 맞는 씨뿌림 기술 쓰세요!

가을에 놓친 사료용 맥류 씨 뿌림, 봄에도 가능해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정보는 맥류 씨 뿌림 정보입니다. 맥류에 해당하는 식물로는 보리, 밀, 귀리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사료용 맥류에 속하는 식물은 트리티케일, 귀리, 청보리, 호밀 등입니다.

맥류 중 사료로 많이 쓰이는 종은 트리티케일, 귀리, 청보리, 호밀 등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료용 맥류 생산량은 최근 이상기후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줄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국내외 풀 사료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습니다. 고종철 농촌진흥청 중부작물과장은 “풀 사료 수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죠.

좋은 해결책 중 하나는 우리 농가가 직접 사료용 맥류를 길러서 풀 사료 생산을 늘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은 가을에 맥류를 심을 시기를 놓쳤던 농가가 봄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봄철에 맞는 씨뿌림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2월 후순에 심은 맥류를 5월 중순에 촬영한 사진이다. ⓒ농촌진흥청

사료용 맥류 씨를 뿌리기 적절한 시기는 일 평균 기온이 0도 이상인 날이 일주일 이상 계속될 때입니다. 지역별로 정리하자면, ▲광주·해남·진주 등 남부 지역은 2월 중순, ▲천안·청주 등 중부 내륙 지역은 2월 하순, ▲산간 지역을 제외한 연천 등 북부 지역은 3월 상순입니다.

봄에 씨를 뿌려서 키운 맥류는 가을에 늦게(연천 지역 기준 11월 10일) 심은 맥류보다 수확량이 많습니다. 하지만 봄에 씨를 뿌릴 수 있는 적정 기간을 잘 지켜야 합니다. 지역별 봄씨 뿌림 한계 시점은 ▲남부 2월 28일, ▲중부 내륙 3월 5일, ▲북부 3월 15일인데요. 이보다 늦어지면 수확량이 급격히 적어집니다.

2015년에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실험한 결과, 밀·보리 씨를 언제 뿌리느냐에 따라 수확량이 달라졌다. ⓒ농촌진흥청

사료용 맥류 종자를 봄에 심을 때는 가을보다 10% 더 많이 뿌려야 수확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보다 많은 양을 뿌리면 너무 빽빽하게 심어져 웃자라버립니다. 길게 자라버린 풀은 쉽게 쓰러지죠. 이는 결국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트리티케일, 귀리, 청보리, 호밀에 주는 비료는 질소-인산-칼륨을 12-10-10(kg/10a) 비율로 맞춰 밑거름으로 주면 됩니다.

만약 재배지에 잡초가 많으면 씨를 뿌리기 전에 흙을 갈아줍니다. 씨를 소독하고 물 빠짐 길을 만드는 작업은 가을과 똑같이 하면 됩니다.

재배지 관리는 가을 농사와 비슷하게 하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맥류는 습기에 약합니다. 만약 재배지가 논과 가깝다면 가장자리 물 빠짐 길로 물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벼 단일 경작 논이 근처에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씨를 모두 뿌린 뒤에는 3일 안에 제초제를 뿌려야 잡초를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제초제는 작물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농촌진흥청 누리집 ‘농약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하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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