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도 대출이 되나요?”…서울식물원 씨앗도서관이 빌려줍니다!

‘씨앗도서관’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이름이 ‘씨앗’인 걸까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안 식물문화센터에는 씨앗도서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씨앗도서관은 책이 아니라 씨앗을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곳입니다.

씨앗도 대출·반납된다!

서울식물원 씨앗도서관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1층에는 씨앗도서관이 있다. ⓒ더농부

씨앗을 빌려준다고! 어떤 개념인지 궁금해집니다. 씨앗도서관에서는 씨앗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사람들은 씨앗을 대출받아 재배하고, 식물을 잘 길러서 씨앗을 수확합니다. 수확한 씨앗을 기간과 수량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반납하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절차로 대출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씨앗도서관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씨앗을 고른 뒤, 씨앗 대장을 작성하기만 하면 됩니다. 세상 모든 씨앗이 이곳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할 수 있는 씨앗 목록은 홈페이지나 도서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재배하고 싶은 씨앗이 있다면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세요.

씨앗 고르기부터 대출까지

씨앗도서관에서 해결하자

‘씨앗 도감’과 ‘대출 가능 씨앗 목록’을 참고하면 씨앗 고르기가 수월하다. ⓒ더농부

아직 어떤 씨앗을 길러야 할지 고민된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씨앗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씨앗 도감’을 비치해 뒀으니까요. 씨앗 도감의 목차는 △수확하는 재미가 있는 씨앗들 △화훼류 △허브류 △목본류로 구성돼있습니다. 각 식물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재배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노지재배를 기준으로 어떤 달에 파종하면 좋은지 적합한 파종 시기를 알려주고, 꽃이 피는 개화기와 열매가 달리는 결실기도 표기돼 있습니다. 어떤 계절에 씨를 뿌릴지 고려해 본인에게 맞는 씨앗을 고르면 됩니다.

씨앗 도감은 강낭콩부터 완두, 보리콩, 조선아욱 등 34개 식물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대출 가능 씨앗 목록’은 이보다 더 많은 52개입니다. 상추 정보는 씨앗 도감에 1개로 나와 있는데요, 실제로 빌릴 수 있는 상추는 개세바닥상추, 파랑꽃상추, 조선상추 등 7종입니다. 씨앗이 너무 많아 고르기가 힘들면 추천 씨앗을 골라보세요. 씨앗 도감을 토대로, 파종 적기인 씨앗에 하트 스티커를 붙여 놨습니다. 재배 난도를 상·중·하로 나눠놨으니 한눈에 고르기 쉽습니다.

하트 스티커를 붙여놓은 씨앗 중에서 대분류를 참고해 씨앗을 골랐습니다. 채소를 직접 길러 먹고 싶은 사람들은 토마토나 상추, 당근 등을 고른다고 합니다. 더농부는 꽃을 기르고 싶어서 화훼류인 맨드라미를 골랐습니다. 씨앗 도감에 맨드라미꽃은 수탉의 볏을 닮았다고 쓰여 있는데요, 타오르는 듯한 붉은 꽃 모양이 예술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줘 맨드라미와 관련된 예술 작품이 꽤 있다고 합니다. 이런 맨드라미의 설명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렇게 대출 가능 씨앗 목록과 씨앗 도감을 함께 보니 씨앗 고르기가 수월합니다.

씨앗관리대장을 작성하면 봉투에 담긴 씨앗을 준다. ⓒ더농부

씨앗을 골랐으면 이제 ‘씨앗관리대장’을 작성할 차례입니다. 씨앗도서관에서 어떤 사람들이 씨앗을 빌려 가는지 대략적인 정보를 기록하는 겁니다. 내 개인정보를 모두 기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름은 중간 글자를 빼고 작성합니다. 연령대는 10대 이하/20대/30대 등으로 대략 나눠놨습니다. 주소는 서울시민이라면 구까지, 서울시민이 아니라면 시까지만 적으면 됩니다.

식물명은 ‘대출 가능 씨앗 목록’에 나와 있던 씨앗명을 적습니다. 상추는 7종이 있었는데요, 상추라는 대분류가 아니라 개세바닥상추나 파랑꽃상추처럼 정확한 씨앗명을 적으면 됩니다.

씨앗관리대장을 모두 작성했다면 안내 데스크에 제출합니다. 1인당 씨앗이 담긴 봉투 하나를 빌릴 수 있는데요, 직원이 작성 내용을 확인하고 씨앗 봉투를 건네줍니다. 씨앗 봉투에는 약 1g의 씨앗이 담겨 있습니다. 더농부가 빌린 맨드라미는 서른 개가 넘는 씨앗이 들어 있었습니다.

식물 기르기가 어렵다고요?

씨앗 도감 참고하면 됩니다!

한 번도 씨앗의 발아 단계부터 식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막막했는데요, 기본적인 재배 정보가 담긴 책자가 비치돼 있어 살펴봤습니다.

씨앗은 식물 특성에 따라 적당한 곳에 심어야 합니다. 흙은 보통 물 빠짐이 좋고 수분이 유지되는 인공용토가 좋습니다. 흙의 물빠짐이 불량하다면 씨앗이 썩을 수 있습니다. 야외에서 임의로 가져온 흙은 해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으니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흙이 준비됐다면 씨앗을 심어야겠죠? 씨앗 크기의 2~3배 정도 깊은 곳에 씨앗을 심습니다. 작은 씨앗일수록 흙을 얕게 덮어야 합니다. 흙에 심기 전, 씨앗을 물에 불린다면 싹이 더 잘 나기도 합니다. 흙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물을 주세요. 물을 줄 때는 흙이 파이지 않도록 분무기나 물조리개를 이용합니다.

빌린 씨앗을 어떻게 키울지 모르겠다면 씨앗 도감을 참고하면 된다. ⓒ더농부

위 내용은 대략적인 내용이므로, 모든 씨앗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이 빌린 씨앗에 대한 정보는 씨앗 도감을 다시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양지에서 키워야 하는지, 음지에서 키워야 하는지 씨앗의 재배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흙은 어떤 흙을 써야 하는지, 파종할 때 온도는 몇 도가 좋은지, 어느 정도 깊이로 씨앗을 심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죠.

식물을 더 잘 키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정보도 적혀 있습니다. 맨드라미는 파종 후 신문으로 덮어놨다가 싹이 나오면 신문을 치워 줍니다. 맨드라미가 커져서 다른 곳에 옮겨 심는다면 상토, 퇴비, 마사토를 6:3:1 비율로 섞은 흙에 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식물 잘 길렀다면 씨앗 수확후 반납!

재배기록만 있으면 반납 못해도 돼요

빌린 씨앗으로 식물을 잘 키웠다면, 씨앗을 수확할 차례입니다. 수확 시기는 씨앗마다 달라집니다. 보통 열매가 녹색에서 갈색으로 변하거나, 씨방이 살짝 벌어질 때를 전후로 수확합니다. 수확한 열매는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서 건조합니다. 열매를 건조했다면, 과육과 껍질을 씨앗과 분리합니다.

수확한 씨앗은 습기와 벌레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밀폐용기에 담습니다. 직사광선이 없으면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씨앗을 냉장고에 넣으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씨앗도서관에서 씨앗을 빌렸으니, 다시 반납해야겠죠? 원래 봉투 1개에 담긴 씨앗만 빌릴 수 있었는데, 씨앗을 반납하면 2개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만약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해 씨앗을 반납하지 못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빌린 씨앗으로 식물을 길렀다는 재배기록을 보여주면 씨앗을 또 빌릴 수 있습니다. 재배기록은 씨앗을 심고 기른 사진이면 됩니다.

씨앗 도서관에서 씨앗을 빌리고, 반납하는 과정을 알아봤습니다. 식물을 길러본 적이 없어도 빌린 씨앗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으니 잘 기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씨앗도서관은 식물 정보와 야생식물 씨앗을 전시했다. ⓒ더농부

더농부가 씨앗도서관을 방문한 날 오전에는 연인, 친구, 가족 단위 사람들이 방문했습니다. 유치원에서 단체로 온 어린이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씨앗 도서관 내부를 관람했습니다.

씨앗도서관은 식물에 대한 정보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꽃의 구조, 열매의 구조, 씨앗의 구조, 씨앗의 발아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씨앗 모습이 궁금하다면 서랍을 열어보세요. 국립수목원 종자은행이 제공한 다양한 야생식물 씨앗이 들었습니다.


더농부 인턴 송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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