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끓는 밥물, 동시에 솔솔 풍겨오는 구수한 밥 냄새. 뚜껑을 열었을 때 얼굴을 감싸는 모락모락한 김과 따뜻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내뿜는 향긋한 향기. 바닥에 노릇노릇 눌어붙은 고소한 누룽지까지…. 상상만으로도 침이 가득 고이는 이 음식은 바로 ‘요즘 대세’ 솥밥입니다.
솥밥은 이전부터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였습니다. 돌솥에 지어 맛이 일품인 돌솥밥은 옛날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지었다는 설도 있죠. 돌솥밥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몸에 좋은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데다 윤기가 흐르는 따뜻한 밥을 바로 먹을 수 있어 특별한 음식으로 여겨졌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최근 들어 간편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한 그릇 요리’가 트렌드가 되면서 솥밥이 큰 사랑을 받는 메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우리의 식탁’은 2022년 플랫폼 이용자 100만 명과 약 3천 건의 메뉴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로 ‘올해의 집밥 트렌드’를 선정했는데요. 그 결과 2023년 집밥 트렌드의 주인공은 ‘한 그릇 요리’가 됐습니다. 그중 솥밥은 여러 가지 한 그릇 요리 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보였습니다. 우리의 식탁에 소개된 ‘가지솥밥’은 ‘한 그릇 레시피’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죠.
솥밥 더 맛있게 먹으려면
뿌리 다시마를 기억하자!
솥밥을 만들려면 바닥이 두껍고 뚜껑이 무거운 솥이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통 3중이나 5중 스테인리스 냄비도 좋습니다.
쌀 품종도 솥밥을 만들 때 영향을 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혼합미보다는 단일미, 도정한 지 보름이 지나지 않은 쌀로 하면 맛이 더 좋아집니다. 솥밥은 밥에 감칠맛을 내는 것도 중요한데요. 국물용 뿌리 다시마 한 장을 불에 살짝 그슬리고 쌀 위에 올려 밥을 지으면 육수를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른 쌀과 물을 넣고 밥을 지으려면 비율은 1대 1로 합니다. 하지만 버섯, 굴 같은 물기가 많은 식재료가 들어간다면 물의 양을 더 줄여야 합니다.
솥밥의 인기는 집밥에서만 그치지 않습니다. 외식 업계에서도 솥밥 음식점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코스 요리를 내는 고급식당에서도 추가 메뉴로 솥밥을 내놓는 추세죠. 우리는 이제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맛있는 솥밥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즉석밥 시장에서 존재감 ‘뿜뿜’ 솥밥
즉석밥과 솥밥. 언뜻 보면 조리해서 먹는 과정이 전혀 다른 이 두 개가 공존할 수 있나 의문이 생기는데요. 이제는 솥밥을 즉석밥으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미 시중에는 즉석밥으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솥밥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편리하면서도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추구하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업계의 밥 출시 경쟁이 치열합니다. 저마다 다양한 건강식 재료를 더해 프리미엄 간편식 솥밥을 출시하고 있죠.
CJ제일제당의 ‘햇반’은 2021년 6월 즉석영양 솥밥인 ‘햇반솥반’을 출시했습니다. 영양가 있는 즉석밥으로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출시한 지 약 7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천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햇반은 차별화된 기술인 ‘신(新) 무균밥 공정’으로 특허를 획득하고 전복내장영양밥, 소고기우엉영양밥 등으로 고기와 해산물을 즉석밥에 담아냈죠.
즉석밥의 프리미엄화를 노린 시도였습니다. 즉석밥 중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었지만 소비자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햇반은 버섯영양밥, 뿌리채소영양밥 등 더 건강하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즉석밥을 출시했습니다. 또 다른 즉석밥 회사인 오뚜기에서도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를 통해 건강한 버섯솥밥, 건강한 나물솥밥을 출시했습니다.
이렇듯 즉석밥 시장에서도 건강하고 간편한 한 끼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집밥에서 즉석밥 시장까지 들어와 사랑받는 솥밥. 인기가 상당한데요. 한 그릇 요리 중 특히 솥밥이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요? 솥밥의 인기 요인 몇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솥밥이 인기 있는 이유 네가지
1. 영양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계속 뜨겁습니다. 이 상황에서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건강식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는데요. 솥밥은 어떤 자극적인 양념 및 조미료 대신 솥밥 위에 올려진 식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소를 최대한 살려줍니다. 그래서 따뜻한 밥과 재료의 맛과 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죠. 신선한 식재료의 풍미를 느끼며 동시에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이 솥밥을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2. 1인을 위한 구성
솥밥의 차림은 1인 기준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도 매력입니다. 음식점에서 솥밥을 주문하면 1인용 솥밥과 국, 소량으로 담긴 갖가지 반찬이 하나의 구성으로 나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개인의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상황에서 솥밥은 각자의 메뉴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죠. 1인 가구라면 외식할 때 먹고 싶은 메뉴가 2인 이상부터 주문이 가능해서 고민에 빠진 경험 한 번쯤은 있을 텐데요. 1인 차림으로 구성된 솥밥은 늘어나는 1인 가구와 수많은 ‘혼밥족’에게도 부담 없이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3. 내 입맛에 맞춘 차별화된 요리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나만의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도 솥밥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입맛에 따라 토핑 종류를 고를 수 있어 차별화된 프리미엄을 경험한다는 생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갈한 솥밥 차림과 내 취향에 맞춘 화려한 토핑은 겉보기에도 좋아 SNS에 올리기에도 안성맞춤이죠.
4. 간편함
우리의 일반적인 밥상은 어떤 메뉴가 있든지 대부분은 밥, 국이나 찌개, 여러 가지의 반찬이 올려져 있습니다. 이 푸짐하고 건강한 밥상은 가짓수만큼 준비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많은 재료가 들어가죠. 누군가의 시간과 정성도 듬뿍 들어가야 합니다. 한 그릇 요리인 솥밥은 다양한 반찬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즉석밥으로 나온 솥밥이라면 각종 원물을 손질해야 하는 일차적인 번거로움까지도 해결할 수 있죠.
시중에는 반건조생선솥밥, 연근꼬막솥밥, 무나물명란솥밥, 장어솥밥, 도미솥밥 등 다양한 재료로 이색적인 솥밥까지 먹어볼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를 올려 먹을 수 있는 솥밥은 그 결과물이 무궁무진하죠. 그래서 아주 매력적인 나만의 한 그릇 요리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의 맛과 향, 찰진 밥의 조화를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오늘 저녁 메뉴로 솥밥 어떠신가요? 아, 마지막 누룽지까지 꼭 놓치지 마세요!
더농부 인턴 박의진
제작총괄: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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