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는 왜 삭혀먹게 됐을까?




해양수산부가 4월 이달의 수산물로 홍어를 선정했습니다. 홍어의 산란기는 늦가을부터 이른 봄인 11~4월인데요, 이때 많이 잡히고 찰진 맛이 살아 제철이라고 합니다. 수온이 높아지면 홍어 맛이 떨어진다고 하니, 날이 더 따뜻해지기 전에 홍어를 먹어야겠습니다.
 
홍어는 어떻게 먹을까요? 돼지고기와 묵은지에 홍어를 싸먹으면 홍어삼합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막걸리를 곁들이면 홍어삼탁이라고 합니다. 고추 양념에 버무린 홍어무침이나 전, 찜 요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홍어회가 가장 익숙합니다.
 
홍어회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홍어를 숙성해 먹는 삭힌 홍어회는 알싸한 맛과 독특한 향이 납니다. 강렬한 첫맛에 놀랄 수 있지만, 한 번 맛보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별미입니다.
 
홍어를 삭혀먹게 된 유래를 알아봅시다. 우리 선조는 고려시대 때부터 삭힌 홍어를 먹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흑산도 인근에서 살고 있던 백성들은 일본의 침입으로 나주 영산포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흑산도에서 영산포까지 보름 동안 이동할 때, 홍어도 함께 운반했죠. 이때 자연 발효된 홍어의 맛을 알게 됐습니다. 홍어는 얼마나 삭혔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삭힌 홍어회를 처음 먹는다면, 일주일 정도 숙성한 것이 적당합니다. 일반 생선회와 비슷한 맛이 납니다. 약간의 알싸함을 느끼고 싶다면 1개월 이하 숙성된 것을 추천합니다. 숙성 홍어회를 많이 먹어봤다면 1개월 이상 숙성된 것을 먹어야 알싸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 어류는 체내 염분 농도가 바닷물보다 낮습니다. 삼투현상에 의해 체내 액체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죠. 액체가 빠져나가면 탈수가 올 수 있습니다. 탈수를 막기 위해 어류는 바닷물을 마시면, 아가미로 염분을 배출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러나 홍어, 가오리 등은 다르게 진화했습니다. 어류는 소변으로 요소를 포함한 노폐물을 배출합니다. 홍어는 요소를 배출하지 않고 재흡수합니다. 체내에 요소가 많이 축적되면 수분이 바닷물로 빠져나가는 삼투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탈수를 막기 위한 요소는 홍어 특유의 맛을 만듭니다. 홍어가 죽으면 요소가 암모니아와 트리메틸아민으로 분해되면서 자극적인 냄새가 납니다. 암모니아는 강한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삭히는 과정에서 세균 증식을 막기도 하죠. 홍어를 삭힐 때 썩지 않는 것은 암모니아 덕분입니다.





더농부 인턴 송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뉴제주일보, <홍어 내음에 취하고 흑산도 아가씨를 흥얼거리게 되는 섬>
YTN, <과학 수리남산 홍어, 진짜 있었다? 홍어 연구사 국산 홍어랑 비교하면…”>
헬스조선, <‘수리남보면 궁금해지는 홍어냄새는 왜? 효능은 뭐?>
동아일보, <검디 검은 섬, 제철맞은 홍어배 통통통흑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