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하면 천안, 왜?…호두과자와 천안, 과거부터 현재까지!

‘호두과자’ 하면 어느 지역이 떠오르나요? 많은 사람들이 천안을 떠올릴 겁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호두과자’라고 입력하면 자동완성으로 ‘천안 호두과자’가 뜹니다. 천안에서는 호두과자 판매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을 갈 때 들릴 수 있는 휴게소 이름이 ‘천안호두휴게소’인데요, 2017년 한해 이곳에서 팔린 호두과자가 무려 60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호두과자는 왜 천안이 유명할까요? 호두과자의 원조는 과연 천안인가요? 호두과자와 천안의 관계를 알아보겠습니다.

호두나무 처음 심은 이곳!

천안시 광덕면의 광덕사

천안은 한국에서 처음 호두를 재배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충청남도 천안시 광덕면 광덕사에는 고려 시대 때 유청신이라는 사람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호두나무가 있습니다.

천안시 광덕면 광덕사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호두나무가 심어진 곳입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을 보면 고려 충렬왕 때인 1290년 9월, 영밀공(英密公) 유청신(柳淸臣)이 중국 원나라에 갔다가 어린 호두나무와 호두 열매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유청신은 어린 호두나무는 광덕사 안에 심고 열매는 집 마당에 심었습니다. 지금 광덕사에 남은 호두나무가 그때 심은 호두나무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국에 호두가 전래된 시초가 광덕사라고 하여 광덕사를 호두나무 시배지라고 부릅니다. 높이 20m에 둘레 3m인 광덕사 호두나무 앞에는 ‘유청신 선생 호두나무 시식지’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광덕사 호두나무는 1982년 11월 1일 천안시 보호수 제8-17-341호로 지정됐고, 1998년 12월 23일에는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됐습니다.

호두나무 시배지인 천안의 대표 임산물은 호두입니다. 천안 호두는 2019년과 2020년 ‘대한민국 대표과일 선발대회’ 산림과수 호두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2021년에는 장려상을 받았죠. 3년 연속 수상하며 천안 호두는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호두과자 원조는 천안!

천안서 만들어져 퍼졌다

호두과자가 처음 심어진 곳이 천안인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처음 심어진 곳이라고 호두과자가 유명해지진 않았겠죠. 호두과자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호두과자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34년 호두과자를 만든 부부의 손녀가 현재 학화할머니 호두과자를 운영한다. ⓒ학화할머니호두과자

제과점을 운영하던 부부가 호두과자를 만들었단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34년 천안역 앞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조귀금·심복순 부부가 호두과자를 만들었습니다. 부부는 차를 마시면서 곁들일 과자를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이때 천안의 특산물이 호두인 것을 알고, 호두를 활용해 과자를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만들어진 배경은 정확하지 않지만. 천안 호두과자가 유명해진 계기는 확실합니다. 천안역이 생기면서 호두과자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1960~1970년대에 열차는 배차 조정이나 신호 대기를 위해 분기점인 천안역에서 한참을 멈췄습니다. 이때 천안 과자점 주인은 역을 돌아다니며 호두과자를 팔았습니다. 사람들은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호두과자를 사 먹었습니다. 천안역은 충남 천안에서 전북 익산 방향으로 가는 장항선, 서울에서 부산 방향으로 가는 경부선이 교차하는 지점이라 이용객이 많은 역이었습니다. 전국에서 오가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호두과자를 접하는 사람도 많아 천안 호두과자가 유명해질 수 있었습니다.

천안산 재료로 만드나요?

천안 호두과자 명품화 사업

천안 호두과자에는 천안에서 재배한 호두가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10여 년 전, 천안 호두과자가 구설수에 휩싸였습니다. 한 언론이 천안 호두과자 대부분은 미국산이나 베트남산 호두가 들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호두과자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산 호두가 비싸 가격 경쟁력을 위해 외국산을 쓸 수밖에 없다”고 인터뷰했는데요, 당시 국내산 호두는 외국산 호두보다 40% 비쌌습니다.

이에 천안시는 2010년부터 천안호두과자 명품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호두를 비롯해 호두과자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팥까지 천안에서 생산하는 재료로 만들자는 것이 사업의 취지입니다.

천안시는 먼저 밀 재배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농업기술센터는 천안 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농가 소득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했습니다. 밀을 수확한 후 벼나 팥을 재배하는 이모작 재배방법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09년 22㏊였던 재배면적은 2010년 100㏊로 늘어났습니다. 2014년 150㏊, 2022년 187㏊로 재배면적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센터는 천안시 내 호두과자 제조업체에 밀가루를 공급하는 사업도 계획했습니다. 그 결과 천안시 호두과자 가게 80%는 천안에서 생산된 밀로 호두과자를 만들게 됐습니다.

2022년 9월 산림청은 천안에서 호두나무를 키우는 농가와 천안호두 명품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산림청

천안시는 호두나무 재배 면적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4억7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100㏊(2만 8000그루)에 호두나무를 심는 사업을 펼쳤습니다.

호두나무 재배 면적을 넓히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천안호두 명품화를 위해 2022년 9월 16일 천안시 호두나무 재배 농가와 시험 재배 실시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호두나무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우수 개체를 품종화하고 재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점 내용입니다.

2021년 천안시는 농사의 국산 팥 재배를 늘리기 위한 ‘휴경지 경작 팥 파종 사업’을 후원했습니다. ⓒ천안시

천안시는 호두과자에 쓸 앙금용 팥도 천안에서 확보하는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전용 품종을 육성하고, 팥 생산단지 조성에도 나섰습니다. 2014년 40㏊에 이어 2015년엔 80㏊로 늘렸습니다. 앙금용 팥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품종 중 향이 좋은 ‘아라리’를 선정했습니다. 아라리 품종 개발자를 초빙해 앙금용 팥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품종의 특성, 병해충 방제 등 재배기술을 교육했습니다.

2021년 천안시는 ‘휴경기 경작 팥 파종 사업’을 후원했습니다. 농가의 국산 팥 재배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천안 호두과자에 국산 팥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100% 천안산 재료 호두과자 팝니다!

옛날 본점, 시청 1층, 광덕면 판매장

천안시는 천안 호두과자를 천안 재료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천안시가 몇 년 동안 천안 밀 재배면적을 확대한 결과, 현재 천안 호두과자 판매점 열에 여덟은 천안에서 재배한 밀을 사용합니다. 팥과 호두까지 100% 천안산 재료로 만든 호두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흥타령호두과자’는 100% 천안산 재료를 사용합니다. ⓒ천안옛날호두과자

천안시 동남구에 있는 ‘천안옛날호두과자 본점’은 옛날 방식 그대로 팥을 끓여 만든 호두과자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1호선 천안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도보로 3분도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20알에 1만원으로 판매하는 ‘흥타령호두과자’는 모두 천안 밀·호두·팥으로 만듭니다.

천안시 서북구 천안시청 1층에는 ‘천안 명물 호두과자’ 가게가 있습니다. 천안 호두과자에 천안 재료가 없다는 말이 나오자, 천안시 공무원이 시청에 천안 재료를 사용한 호두과자점 입점을 추진했습니다. 2012년부터 운영한 가게는 앙금에 들어가는 설탕을 20% 줄여 팥 본연의 단맛을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24알에 1만원에 호두과자를 판매하는데요, 하루에 50개 세트만 팝니다.

천안시 광덕면에 ‘천안 호두과자 판매장’이 2022년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은 호두 농가들이 힘을 합쳐 만든 호두과자 판매점입니다. 호두 농가는 전문유통센터가 없어 판매유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천안 호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유통하기 위해 천안호두유통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센터는 천안 호두과자 가게에 천안 호두를 납품하고 싶었지만, 단가가 맞지 않아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직접 가게를 열었습니다. 홍순필 천안호두유통센터 대표는 “앞으로 고품격 호두과자를 생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농부 인턴 송정민

제작총괄: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매일신문, <‘호두 최초 재배지’ 천안 호두과자>

디지털천안문화대전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뉴데일리, <대한민국 국민 간식 ‘천안호두과자’…‘호도 성지’>

서울신문, <천안 호두과자 천안 호두 없다>

세계일보, <‘천안 호두과자’ 속에는 ‘국산’ 호두가 없다>

농민신문, <“고물가라지만 부럼과 묵나물 먹어야죠”⋯서울 경동시장 가보니>

농민신문, <천안 빵지순례길>

천안시, <“우리밀로 만든 천안호두과자 명품화 꾀한다”>

천안시, <호두과자 명품화 이끌 우리밀 작황 ‘Good’>

중부매일,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는 자치단체 홍보의 장(場)!>

KBS, <15년 집념으로 일군 천안 ‘우리밀 왕국’>

산림청, <명실상부 ‘천안 호두’, 명성 이을 재배 현장 연구 돌입>

천안시청, <새마을지도자천안시협의회, 휴경지에 팥 파종 추진>

중도일보, <천안호두유통센터 본격 시동, “천안 호두 이미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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