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를 살 때 어떤 등급을 고르시나요? 비싸지만 풍미를 위해 1++나 1+등급을 고르셨다면, 앞으로 1, 2, 3등급을 골라 집에서 숙성해 보세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등급 고기도 숙성하면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근육이 풀리는 숙성>
소를 도축하면 근육이 굳어지는 사후강직이 옵니다. 도축 후 하루가 지나면 칼페인·카뎁신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가 서서히 분해됩니다. 이렇게 근육이 풀리는 숙성 과정을 거쳐야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고기가 맛있어집니다.
<숙성하면 고기가 부드럽고 감칠맛 난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을 4℃에서 14일 숙성했을 때 고기가 부드러워집니다. 기계로 고기의 강한 정도를 측정했더니 수치가 50% 낮아졌습니다.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글루탐산) 함량은 3배 정도 높아졌습니다.
<포장하지 않는 건식 숙성, 진공포장한 습식 숙성>
쇠고기를 냉장 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맛을 좋게 하는 것이 바로 숙성입니다. 건식 숙성과 습식 숙성으로 나뉩니다. 건식 숙성은 고기를 포장하지 않고 숙성하는 것이고, 습식 숙성은 고기를 진공 포장해 숙성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간편하게 습식 숙성>
집에서는 습식 숙성이 더 간편합니다. 습식 숙성은 진공 포장한 쇠고기를 냉장 온도인 0~4℃에서 1주일 이상 숙성하면 됩니다. 숙성 기간은 등급과 부위, 숙성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1등급 등심 부위는 2℃에 3주 정도 숙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맛에 따라 부위를 고른다>
숙성할 고기는 취향껏 고르세요. 마블링이라고 부르는 근내지방이 많으면 육즙이 풍부해집니다. 등급이 낮고 근내지방이 적어도 등심, 채끝, 부챗살 같은 구이나 볶음용 부위는 숙성하면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단, 등급이 낮고 지방이 적을수록 숙성을 더 오래 해야 합니다.
<진공 포장된 고기를 고른다>
한우고기가 진공 상태로 포장됐는지 확인하고 구매합니다. 진공 포장에서 부패 미생물 성장은 억제되고, 자연적으로 고기가 부드럽게 되는 연화 과정이 진행됩니다. 가정용 진공 포장기가 있다면, 일반 포장된 한우고기를 구매해 1회 먹을 양만큼 나눠 진공 포장해도 됩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0~4℃ 사이 특정 온도를 설정하고, 숙성하는 동안 같은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냉장고에서 자주 여닫지 않는 칸에서 고기를 숙성합니다. 평소에 자주 열지 않는 김치냉장고를 이용해도 됩니다. 어느 냉장고에서 숙성하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숙성이 끝나면 맛있게 먹는다!>
숙성이 끝났다면 평소 고기를 먹던 대로 요리해 먹으면 됩니다. 쇠고기는 구워 먹거나 불고기, 샤부샤부, 산적, 갈비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진공 포장을 뜯었다면 바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더농부 인턴 송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농촌진흥청, <저등급 한우고기 숙성해 더 맛있고 알뜰하게 즐기세요>
더농부, <소고기 더 맛있게 만드는 숙성기술, 한우산업 발전 이끈다 [재미있는 농업이야기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