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멸종 막아라!” 잊혀진 ‘리베리카’가 돌아온다




어느 날 갑자기 커피가 사라진다면? 기후에 민감한 커피는 기후 위기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100년 만에 돌아온 리베리카품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점점 따뜻해지는 시대, 리베리카가 주요 농작물로 재등장할 수 있다.” 영국 왕립큐식물원의 에렌 데이비스 박사 등 연구팀이 20221215(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 플랜트에 쓴 문장입니다. 이 연구팀은 커피 작물 분야에서 세계적 전문가죠.
 
커피 좀 마신다~ 싶은 사람도 리베리카는 낯선 품종일 텐데요. 이래봬도 100년 전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린 커피 품종이랍니다. 해충과 질병에 비교적 강하고 수확량이 많아 따뜻한 저지대에서 많이 생산됐다고 합니다.
 
리베리카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 건 20세기 들어섭니다. 풍미와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으며 커피 상인에게 버림받았는데요. 동시에 아라비카가 고급 커피로 자리 잡고 낮은 가격의 로부스타도 확산하자 커피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현재 아라비카는 전체 생산량의 55%, 로부스타는 45%를 차지하면서 리베리카는 사실상 사라진 셈입니다. 아무리 기후 적응력이 좋은 품종이라도 값이 비싼데 맛은 없으면 소비가 안 돼 생산도 힘들게 되죠. 리베리카의 치명적인 약점, 21세기엔 극복할 수 있을까요?
 
연구팀은 그렇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100년 전 커피 생산자는 좋은 열매를 선별하고 가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품질 관리에 실패했지만 커피 재배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리베리카 품종의 부활을 꿈꿀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연구팀은 리베리카 품종의 일종인 엑셀사커피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우간다 커피 농장들은 로부스타에서 엑셀사로 작목을 전환하며 해마다 재배지를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남수단에서도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엑셀사를 재배하는 추세입니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가 심해지는 미래에 리베리카는 상업적 경쟁력이 있는 고급 커피가 될 잠재력을 갖췄다아라비카보다 더운 지역에서 재배될 수 있는 데다 로부스타보다도 기후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위 25도~북위 25도의 열대·아열대 지역인 커피 벨트에 가뭄이 찾아오며 커피 생산량이 출렁이는 요즘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 리베리카 커피가 무사히 식탁 위에 안착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봅시다.





더농부 인턴 전영주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nature plants, <The re-emergence of Liberica coffee as a major crop plant>
한겨레, <기후위기 시대, ‘아라비카지고 리베리카뜰까?>
마부뉴스, <어느 날 갑자기 커피가 사라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