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태? 파태?차례상 필수 멤버황태의 ‘다중 생활’




어느새 설날이 코 앞입니다. 차례상 필수 멤버 황태가 바빠질 시기입니다. 그런데 황태 이 녀석, 수상합니다. 이름이 하나가 아니더라고요? 워워. 오해하지 마세요. 황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고 나면 이름이 여러 개인 사정이 이해될 거예요.

황태가 명태를 말린 음식이라는 것은 이제 국민 상식처럼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명태를 손질하고 보관하느냐에 따라 황태, 코다리, 동태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죠. 그런데 그중 하나인 황태가 또 이름이 여러 개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명태는 겨울에 많이 잡히는 생선입니다. 그래서 황태를 만드는 작업도 겨울에 시작됩니다. 명태 내장을 제거하고 야외에 매달아 놓으면 밤에는 추위 속에 꽁꽁 얼고 낮에는 따뜻한 햇살에 녹습니다. 밤 온도가 10℃ 이하여야 빠르게 잘 얼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산간 지역에서 황태를 만듭니다.

그런데 만약 날씨가 따뜻해 명태가 빠르게 얼지 못하면 수분과 영양소가 빠져버립니다. 맛도 잘 말린 황태에 못 미칩니다. 여기에 색깔도 검게 변해버리면 흑태또는 먹태라고 부릅니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죠. 살이 물러진 녀석은 찐태라고 부릅니다.

적절한 날씨 속에서 겨울부터 봄까지 서너 달 동안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 명태 살이 부풀었다 줄어들기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탐스러운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맛은 구수해지죠. 이것이 바로 황태입니다.

그런데 만약 날씨가 너무 추워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추운 날씨에 질린 듯이 하얀색이 됩니다. 이것을 ‘백태’라고 부릅니다. 흑태와 정 반대죠? 겨울바람과 봄 햇살을 모두 품은 황태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건조 과정에서 색깔뿐 아니라 형태가 망가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대가리를 처음부터 떼고 말렸거나 말리는 도중에 대가리가 없어져 버린 황태는 ‘무두태’라고 부릅니다. 건조 과정에서 몸통이 손상된 황태는 ‘파태’입니다. 무두태나 황태는 잘게 잘라 우리가 국으로 끓여 먹는 황태 채를 만듭니다. 단순히 모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황태를 활용하는 훌륭한 방법이죠.

명태가 황태로 변신하면 단백질이 약 두 배 늘어납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고요? 고단백 식품으로 유명한 소고기는 100g당 단백질 함량이 약 20g입니다. 그런데 황태 100g에는 단백질이 약 80g 들어있습니다. 단백질이 4배나 더 많은 거죠. 비타민과 칼슘을 비롯한 다른 영양소도 잔뜩 품고 있습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황태를 먹기 좋은 간식으로 만든 제품도 많습니다. 잘게 자른 황태를 조미한 델리황이라는 제품은 올리브영에서 판매해 많은 소비자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황태 껍질을 바삭한 부각이나 튀각으로 만든 제품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황태와 함께라면 단백질 보충하기 어렵지 않겠죠?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국관광공사, <추위 바람이 빚는 황금빛 명작, 대관령 황태덕장마을>
동아일보, <굶지 마세요! 뱃살 빼는황태 다이어트’[정세연의 음식처방]>
주간조선, <북어, 추태, 망태, 지방태, 코다리, 황태, 찐태, 먹태… 별명왕 명태 일제강점기 무슨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