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군대, 회사에서 급식으로 임연수어구이를 만난 적 있으신가요? 대량으로 조리하다 보니 눅눅하고 식어버린 상태로 마주하게 됩니다. 보통 카레로 얇은 옷을 입히는데도 비릿한 냄새를 감출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살을 한 점 먹어보면 별 특징 없는 밋밋한 맛이 느껴집니다.
이런 식의 만남이 많은 사람에게 임연수어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밥도둑’의 반대인 ‘밥경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임연수어는 억울합니다. 사실 급식에 나오는 임연수어는 단기임연수어라는 다른 녀석이거든요.
단기임연수어는 대부분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 수입합니다. 오랜 시간 냉동 유통을 거치기 때문에 맛이 떨어지고 비린내가 나죠. 하지만 국산 임연수어는 애첩도 모르게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생선입니다. 그동안 임연수어가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단기 임연수어와 국산 임연수어는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단기 임연수어는 줄무늬가 선명하고 크기는 40cm 정도입니다. 국산 임연수어는 줄무늬가 비교적 옅고 몸길이는 25~35cm 정도로 더 작습니다.
국산 임연수어는 2월부터 4월까지 제철입니다. 알을 낳기 위해 속살을 찌우고 지방도 단단히 채운 다음 강원도 동해안 지역 바다로 옵니다. 그래서 제철 임연수어를 구우면 식용유를 따로 두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름이 많이 나오고 살과 껍질이 쉽게 분리됩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임연수어 껍질로 김처럼 밥을 싸 먹으면 찰떡궁합입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서해안 사람들은 숭어 껍질에 밥을 싸 먹다가 가산을 탕진했고, 강원도 사람들은 임연수 껍질 쌈밥만 먹다가 배까지 팔아먹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임연수어를 먹는 방법 중 최고로 치는 것은 동해 바람을 맞은 반건조 임연수어를 석쇠로 굽는 것입니다. 소금을 적당히 치고 머리와 꼬리가 탈 정도로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밥도둑 완성입니다!
삼치, 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은 동물성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임연수어는 등 푸른 생선이 아니지만, 혈관 건강과 두뇌 계발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고등어만큼 풍부합니다.
임연수어는 다양한 비타민도 품고 있습니다. 임연수어 속 비타민 B2/B12/D/E는 성장 촉진, 빈혈 예방, 칼슘 흡수율 향상, 세포활성에 효과가 있습니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우리 임연수어! 이제는 밥경찰이라고 오해하지 마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지역N문화, <천금이 아깝지 않은 임연수어 구이>
머니투데이, <낚시 하나 잘해서 역사에 이름 남은 그 분, 임선생님>
하이닥, <오메가3가 듬뿍? 4월 제철 생선 ‘임연수어’의 맛과 효능>
국제신문, <박수현의 오션월드 <26> 임연수가 잘 잡아 임연수어>
인어교주해적단, <임연수어 맛이 없는게 아니라 잘못 먹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