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선’의 간은 바다의 푸아그라




푸아그라라는 음식을 아시나요? 살찌운 거위의 지방 가득한 간을 익혀 먹거나 생으로 먹는 음식입니다. 최근에는 거위보다 저렴한 오리 간으로 많이 만듭니다.

고소한 맛이 특징인 푸아그라. 바다 세계에도 푸아그라 뺨치는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아귀 간입니다. 한자인 간() 대신 순우리말 를 써서 아귀 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거위나 오리로 푸아그라를 만들려면 음식을 끊임없이 먹여 인공적으로 살을 찌워야 합니다. 그러나 아귀는 애초에 식성이 좋아 닥치는 대로 먹이를 배 속에 집어넣습니다. 가끔 아귀 배에서 갈매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 어부들이 붙여준 이름이 아귀입니다. 불교에서 늘 굶주려 있는 귀신을 가리키는 말이죠. 이런 특성 덕분에 아귀는 굳이 사람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살찌운 통통한 간을 자랑합니다.

아귀 간은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너무 강해서 단독으로 먹기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소스나 다른 음식과 곁들여 먹는 건 필수죠. 일본에서는 폰즈라는 새콤한 소스와 함께 먹습니다. 감귤류 과즙과 식초, 간장을 넣어 기름진 맛을 확 잡아주는 소스입니다.

아귀 간 자체를 술에 담가 잡내를 제거하고 담백하게 쪄내기도 합니다. 일본어로 안키모라고 부르는 이 음식은 마치 소시지처럼 생겼습니다. 안키모를 만들 때는 질긴 힘줄을 빼내야 하는데요, 아귀 간이 터지지 않도록 핀셋이나 바늘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잘 만들어진 안키모는 크림처럼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푸아그라 대용품처럼 빵에 발라먹거나 파스타 같은 서양 요리에 넣어도 잘 어울립니다.

일본식으로 먹는 방법은 고추냉이, 무순 등을 올려서 폰즈 소스를 묻혀 먹는 것입니다. 새콤하고 알싸한 맛이 안키모의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안키모를 올려 먹는 초밥도 있습니다.

아귀 간 요리를 할 때는 신선한 생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제철에 잡히는 아귀를 사용하면 딱 좋겠죠? 아귀 제철은 추운 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입니다. 뻔한 아귀찜, 탕 대신 색다른 요리를 원한다면 아귀 간 요리를 추천합니다!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지역N문화, <바다의 푸아그라, 아귀 간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