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음료가 정말 장염에 효과 있을까?…한번 파헤쳐 봤습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장염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콕콕 쑤시는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친구가 그러더군요. “장염일 때는 포카리스웨트를 먹어야 해.” 저는 그 말을 듣고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친구는 “몰라, 근데 먹으면 괜찮아진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궁금해졌습니다. 주로 운동 후 수분 보충을 위해 마시는 이온음료가 정말 장염에 효과가 있을까요? 이온음료를 한번 파헤쳐봤습니다.

격한 운동 후 이온음료 한 모금

수분과 전해질 보충에 좋다.

격한 운동을 하고 숨이 찰 때 이온음료 한 모금으로 갈증이 싹 해소된 경험 있으신가요? 가파른 산을 오르다가 이온음료를 마시면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한 황홀한 기분이 들죠. 어떨 땐 물로도 해결되지 않는 극심한 갈증이 이온음료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이온음료가 물보다 쉽게 갈증을 풀어주는 이유는 바로 이온음료에 들어있는 ‘전해질’ 때문입니다. 이온음료를 마시면 수분뿐만 아니라 몸에 부족한 전해질을 보충해주죠.

그렇다면 전해질은 무엇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전해질을 ‘물 따위의 용매에 녹아서, 이온화해 음양의 이온이 생기는 물질’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의는 다소 어렵지만, 신체 조직과 혈액 안에 있는 ‘미네랄’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나트륨, 염소, 칼륨 등이 전해질에 속합니다.

호흡이 가빠지거나 근육에 경련이 온다면 전해질이 부족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전해질은 우리 몸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양분을 몸 구석구석으로 퍼지게 하고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돕습니다. 뇌와 심장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도 하죠. 만약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거나 근육에 경련이 오는 증상이 생긴다면 전해질이 부족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거나 음식을 충분히 먹지 않아도 전해질이 부족해집니다. 다이어트를 한다면 전해질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증상을 특히 조심해야 하죠.

이온음료는 운동을 시작하기 1시간 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럴 때 이온음료를 마시면 수분과 전해질을 한꺼번에 보충해줍니다. 컨디션 회복에 도움을 주죠. 몸에 수분이 흡수되는 속도도 물보다 빠릅니다. 격한 운동 후 이온음료가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온음료는 운동을 시작하기 1시간 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중 땀으로 배출되는 손실을 미리 보충해서 운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 중에는 30분마다 조금씩 마시고 운동이 끝나면 땀으로 줄어든 체중의 1~1.5배 정도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코로나19로 이온음료가 혜택 봤다고? 왜?

이온음료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도 유용하게 쓰여 판매율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이 한창이던 2021년 당시 백신접종 전후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을 통해 몸 상태를 최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접종 후 체온이 오를 경우 수분 손실이 일어날 수 있어 체내에 수분을 빠르게 흡수시키기 위해서는 이온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백신을 맞고 나서 이온음료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포카리스웨트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2년 1~4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4% 늘었다. ⓒ뉴시스

2022년 초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확진자가 수십만명씩 쏟아져 나왔는데요. 당시 1월부터 재택치료가 전면 실시되면서 수분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이온음료가 거론됐습니다. 이는 곧 사람들의 이온음료 구매로 이어졌죠.

이온음료 회사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는 2022년 1~4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4%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게토레이도 21% 성장했습니다. 이온음료는 날씨가 더워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판매량이 많은데요. 이렇게 연초에 판매량이 급증한 건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수분과 전해질 보충에 좋은 이온음료의 특성 때문이었죠.

전해질·당분 함량 따라 세 가지 종류

이온음료, 운동 유형에 맞춰 마셔야

이온음료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전해질과 당분 함량에 따라 ‘아이소토닉·하이포토닉·하이퍼토닉’ 세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아이소토닉은 혈액과 비슷한 농도로 이뤄진 전해질과 6~8%의 당분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수분을 지속적으로 소모하는 운동 즉,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에 먹으면 효과가 좋습니다.

하이포토닉은 전해질과 당분 농도가 낮아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운동에 섭취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운동을 할 때 먹는 걸 추천합니다.

하이퍼토닉은 혈액보다 높은 농도의 전해질과 고농도의 당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큰 힘을 써야 하는 운동에 섭취하면 효과적이죠.

이온음료는 전해질과 당분 함량에 따라 ‘아이소토닉·하이포토닉·하이퍼토닉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각 상황에 맞게 이온음료를 섭취하면 좋은데요. 아쉽게도 시중에 유통되는 이온음료 대부분은 아이소토닉입니다. 그래서 아이소토닉을 약간 바꿔서 마시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하이포토닉으로 먹으려면 포카리스웨트를 3배로 희석시켜 농도를 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이퍼토닉을 만들려면 포카리스웨트 분말을 정량보다 2배 더 넣으면 됩니다. 필요한 상황에 맞게 이온음료의 농도를 조절해 먹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장염에 이온음료 정말 효과 있을까?

장염, 식중독, 숙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몸의 이상으로 구토나 설사를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해당 증상이 심한 경우 탈수로도 이어질 수 있죠. 그래서 몸속 수분과 전해질을 끊임없이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염이 심해 병원에 가면 수분과 전해질로 구성된 수액을 맞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은 이온음료가 장염이나 기타 소화 문제로 인한 설사, 구토에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도 장염으로 고통받는 저에게 바로 이온음료를 권했죠.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이온음료는 설사나 구토로 인해 몸에서 빠져나간 성분을 보충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이온음료보다 물에 설탕, 소금을 타서 마시면 몸에 필요한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온음료는 몸에 필요한 수분을 더욱 빨리 흡수하고 전해질을 보충해주지만 설탕 함량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장염에 걸리면 아주 고통스럽죠. 이온음료로 회복이 어렵다면, 어떤 걸 먹는 게 좋을까요? 설사와 구토가 멈출 때까지 하루 정도는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은 맑은 흰죽을 소량씩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장염이 다 나을 때까지는 탄산음료, 커피, 초콜릿과 같은 단당류와 우유,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인스턴트 식품을 비롯한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밀가루 등의 섭취를 멈춰야 합니다.

이온음료는 몸에 필요한 수분을 더욱 빨리 흡수하고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음료와 마찬가지로 설탕 함량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온음료를 물처럼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포카리스웨트 1ℓ면 성인의 일일 당 섭취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이온음료 활용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 효과를 높입니다. 필요에 따라 올바른 이온음료 섭취로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더농부 인턴 박의진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매일경제, <전해질 균형이 필요한 때-혹시 나도 전해질 부족?>

데일리임팩트,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충분한 수분섭취 ‘필수’… 이온음료도 도움>

경상일보, <장염땐 금식하고 이온음료나 소금물 마셔야>

비즈니스워치, <우리가 몰랐던 ‘이온음료’의 비밀>

뉴스핌, <벌써 덥다! 이런 땐 뭐?…동아오츠카·코카콜라·롯데칠성, ‘이온음료’ 3파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생활 속 소화기계 주요 질병 ① ‘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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