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입니다. 겨우내 갯벌 깊은 곳에 들어가 있다가 추위가 풀리는 봄에 열심히 먹이를 섭취하면서 살이 오동통하게 오릅니다. 봄이 지나 여름이 되면 산란기를 맞아 바지락이 독소를 품습니다. 그래서 봄에는 바지락을 캐기 위한 어민의 손이 분주해집니다.
바지락을 캐는 일은 다른 해산물을 채취하는 방법에 비해 간단합니다. 바지락을 담을 바구니 하나와 호미 하나만 있으면 갯벌을 헤쳐 바지락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지락 캐기 체험은 전국 어촌 체험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러분도 바지락을 캐본 적 있으신가요?
바지락을 캐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질척이는 펄 속에서 딱딱한 바지락이 느껴지는 순간의 짜릿함을 알죠. 바지락이 호미와 부딪치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가 마치 ‘바지락 바지락’하는 것 같다고 해 바지락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빤지락, 반지래기, 반지락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2020년에 발행한 해양문화유산조사보고서에 바지락과 이순신 장군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 바지락 산지로 유명한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에 머무른 기록을 남겼습니다. 남해에서 치열했던 명량해전을 끝낸 뒤, 이순신 장군은 새벽에 길을 나섰습니다.
1597년 9월 20일에 위도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었고 이순신 장군은 위도에서 머무르게 됐습니다. 이때 위도 주민은 다양한 해산물을 이순신 장군에게 대접했고, 그중에는 바지락도 있었습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난 이순신 장군은 ‘천하일미’라고 극찬했습니다.
바지락은 피로 해소에 좋은 음식입니다. 간은 우리 몸에서 영양소 분해와 해독을 담당하는 기관인데요. 바지락은 간 기능 회복과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는 타우린 함량이 높습니다. 그래서 ‘천연 피로 해소제’라고 불립니다. 바지락이 고된 전투를 마친 이순신 장군의 피로도 풀어줬겠네요!
간 기능 회복을 돕기 때문에 술 마신 뒤 해장에도 딱 맞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시원한 바지락국이 생각나는 건 우연이 아니었네요. 해독 작용을 하는 베타인, 글루탐산과 세포 회복을 돕는 메싸이오닌 등의 핵산류도 바지락 속에 모여있습니다. 바지락의 뛰어난 해장 효능은 동의보감에도 기록돼 있습니다.
바지락은 조개류 중 비타민 B12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바지락에 들어있는 철분은 굴의 3배 이상입니다. 바지락은 철분이 많을 뿐 아니라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 C와 유기산 성분까지 갖춰 빈혈 예방에 좋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조개지만 영양 성분이 대단하죠?
제철 바지락을 고추장으로 만들면 입맛 돋워주는 밥도둑이 됩니다. 비빔밥에 넣어도 좋고 쌈에 넣어 먹어도 별미입니다. 아래를 눌러 간단하게 만드는 바지락 고추장 레시피를 확인해보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
헬스경향, <[제철음식 즐기기] 지금이 딱! 봄철 지친 몸 일으키는 ‘바지락’>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문화유산조사 보고서 17 위도>
하이닥, <제철 맞은 바지락, 맛도 영양도 만점>
레이디경향, <피로 날려주는 ‘종합 미네랄제‘ 바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