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얻는 깨달음…사찰음식, 음식의 의미를 묻다 <군침 도는 책 이야기>

오늘은 어떤 식사를 하셨나요? 바쁜 일 때문에 끼니를 거르진 않으셨나요? 포만감 가득한 식사를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먹는 행위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이게 다 먹고살자는 것인데’, ‘밥부터 먹고 합시다’, ‘언제 밥 한 번 먹어요’ 등의 표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스님들은 건강한 육체를 통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만들고 먹는 음식이 사찰음식입니다. 건강식과 채식 인기가 늘며 사찰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며 사찰음식을 소개했고, 2021년에는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 런던 캠퍼스에서 정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찰음식은 스님들이 건강한 육체와 수행을 위해 만들고 먹는 음식이다. ⓒ뉴시스

선재 스님, 1995년부터 사찰음식 연구

2016년 국내 최초 ‘사찰음식 명장’ 칭호

선재 스님은 한국 사찰음식 대가입니다. 스님은 사찰음식의 의미와 특징, 조리 방법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1995년부터 현재까지 강연을 진행하고 책을 출간했습니다. 2016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최초로 ‘사찰음식 명장’ 칭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선재 스님의 책 가운데 사찰음식을 더욱 잘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두 권을 소개해 봅니다. 2016년 발행한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불광출판사)와 2005년 발행한 《선재스님의 사찰음식》(디자인하우스)입니다.

선재스님은 한국 사찰음식 대가다. 스님은 2016년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최초로 ‘사찰음식 명장’ 칭호를 받기도 했다. ⓒ뉴시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는 선재스님이 사찰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그동안 음식을 만들며 만나온 사람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총 38가지 이야기와 사계절 사찰음식 조리 방법을 읽으면 사찰음식의 특징은 무엇이고, 음식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인 ‘나의 삶과 수행 여정’에서 본인이 왜 출가를 결심하게 됐으며, 사찰음식에 어떻게 관심이 생겼는지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출가 전 스님은 8남매 가운데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수라간 궁녀였던 외할머니와 솜씨 좋은 어머니, 독립운동을 한 아버지 아래 스님은 부모 자식으로 만난 인연과 은혜에 보답하고자 출가했다고 말합니다.

사찰음식으로 맺어온 다양한 사람과의 인연

선재스님이 출간한 사찰음식에 대한 책 두 권 ⓒ더농부

선재스님은 출가 후 중앙승가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사찰음식에 관한 논문을 씁니다. 스님은 다른 스님이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난 일, 간경화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일 등을 겪으며 음식이 곧 삶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언급합니다. 또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먹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저자가 사찰음식을 만들며 만난 사람은 다양합니다. 식당 주인부터 자동차 사고로 남편과 어린 아들을 잃은 동창, 고향을 떠나 프랑스에 거주한 화가까지. 스님은 이들에게 한결같이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정성을 강조합니다.

스님은 사찰음식 맛을 평등하다고 말합니다. 식재료 본연의 맛이 각각 있기 때문입니다. 사찰음식은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사상 가운데 발전했습니다. 불교에서는 다른 생명에 나쁜 영향을 주는 환경오염과 살생은 최소화하라고 강조합니다. 육류 위주 음식과 가공식품. 짠맛과 매운맛, 단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식습관과 정반대입니다. 저자는 음식은 자신이 살아온 모습을 반영한다고 말합니다.

사찰음식,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직접 만들어 봤다!…애호박 된장찌개

사찰음식은 육류와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선재스님의 사찰음식》에서 여름 제철 음식으로 소개하는 애호박 된장찌개와 조리방법. ⓒ더농부

사찰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고 싶다면 《선재스님의 사찰음식》을 추천합니다. 선재스님이 총 229가지 사찰음식을 소개합니다. 직접 만든 음식의 조리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스님은 오이지, 떡국 등 평소 집에서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토란 들깨탕, 돌미나리 겉절이 등 사찰음식만의 조리 방법도 소개합니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 다른 재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많은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어보고 싶지만, 식재료 구매나 조리 시간 등의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름 제철인 애호박이 들어간 된장찌개를 만들어 먹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된장찌개에는 마늘이나 파 등의 재료가 들어갑니다. 그러나 사찰음식에서는 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 등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섯 가지 재료는 자극적이어서 마음을 흩트려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또 간장, 된장, 고추장, 참기름 등의 양념도 음식 풍미를 살리는 정도로만 써야 합니다. 저도 애호박 된장찌개를 만들면서 미원이나 다시다 등의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조리 시간은 오래 걸리나, 식재료 맛은 더욱 풍부

사찰음식은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 심심하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더농부

조리 과정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재료를 가다듬고, 육수를 내는 과정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길었습니다. 애호박을 손질하고, 다시마를 15분간 끓여 육수를 만들었습니다. 육수가 완성되면 집 된장을 풀어 간을 했습니다. 싱겁더라도 소금이나 간장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된장을 오래 끓여 간을 맞췄습니다. 동시에 애호박과 풋고추를 넣고 3분간 더 끓였습니다.

맛이 궁금하실 텐데요. 그전에 반찬 얘기를 하겠습니다. 사찰음식을 먹는다고 하고, 반찬으로 고기와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곤란하니까요. 저는 마늘을 사용하지 않고, 소금 간을 최소로 한 콩나물무침과 기름에 살짝 볶은 버섯을 반찬으로 먹었습니다.

애호박 된장찌개 맛은 마늘과 고춧가루 맛이 강한 일반 된장찌개와는 달랐습니다. 심심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국물 자체만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애호박의 단맛과 아삭한 식감을 온전히 맛봤습니다. 콩나물무침과 버섯볶음 또한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찰음식은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 합니다. 버리는 재료 없이 요리하고 먹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절제와 절약 정신, 그리고 감사와 자비 정신을 배운다고 강조합니다. 저 또한 먹을 만큼 요리했습니다. 넘치지 않게 먹으니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고, 마음은 차분해졌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음식을 낭비했는지 돌아봤습니다. 식습관이 자신을 만든다는 말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여름.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식재료의 온전한 맛도 느껴보고자 한다면, 사찰음식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FARM 인턴 김민우

제작 총괄 : FARM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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