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트에 가시면 어떤 과일에 손이 가시나요? 과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맛, 가격, 편리함 중에서 무엇인가요?
매우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하나 알려드릴게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마트에서 과일 매출 1, 2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딸기와 포도라고 합니다. 이마트는 이 결과를 두고 ‘과일의 껍질을 까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최근 간편 식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무엇이든 간편하게 먹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이 과일을 고를 때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트렌드에 비춰 키위는 어떤가요? 맛은 좋지만 먹기 편함을 생각한다면 선택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과일은 아니죠. 갈색 털로 덮혀 있는 억센 껍질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제 키위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 대열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껍질째 먹는 키위 품종을 개발했는데 묘목이 일반 업체로 보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묘목이 농가에 보급돼서 품종을 재배하면 우리는 몇 년 안에 맛있는 키위를 껍질째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새콤하고 달콤한 과육이 풍부한 키위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에 좋습니다. 키위에 든 ‘액티니딘’이라는 단백질 효소는 변비를 해소해주는 것에도 탁월한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키위를 많이 먹으면 액티니딘 때문에 혀가 따가워지거나 입 안이 헐기도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키위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부 미용에도 좋습니다. 풍부하게 함유된 엽산으로 임산부에게도 도움을 줍니다.
키위 껍질, 조금만 손질하면 버릴 것 없다!
과일의 영양이 껍질에 많다는 사실은 흔하게 들어보셨을 텐데요. 키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들부들한 털이 있는 키위 껍질에는 소화를 돕는 식이섬유, 비타민과 미네랄, 혈압을 낮춰주는 폴리페놀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함유량은 과육보다 더 풍부하다고 합니다.
지금 유통되는 키위도 깨끗하게 세척하면 껍질째 드실 수 있습니다. 그린키위는 털이 길고 억세면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꼼꼼한 세척이 필요합니다. 골드키위는 껍질이 연해 세척 후 먹기에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식초를 넣은 물에 1~2분 정도 담그고 수세미로 털을 제거한 다음 흐르는 물에 헹구면 껍질째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키위를 껍질째 먹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껍질에 아무리 영양분이 많다고 해도 털을 제거하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인기인 요즘 트렌드와 어긋나기도 하죠.
키위와 참다래, 같은 이름이라고?
이제는 키위로 통합되는 추세죠
마트에 가면 키위를 진열하고 ‘참다래’로 써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과일의 이름을 두고 키위인지 참다래인지 헷갈리는 사람도 많은데요. 결론을 말하자면 키위와 참다래는 명칭만 다를 뿐 같은 과일입니다. 한 과일에 두 개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무역 개방을 염두에 두고 국내에서 생산된 키위에 ‘참다래’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골드키위가 등장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키위와 참다래 명칭에 대한 혼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생산 단체에서도 ‘키위’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산자 연합회도 ‘한국키위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위와 참다래! 똑같은 과일이지만 이제는 키위로 부르는 추세입니다.
말랑한 느낌 들면 후숙 잘된 키위
냉장고 보관은 씻어서 건조한 후
‘후숙’은 과육이 익어 부드러워지는 것을 의미하죠. 키위는 후숙일 때 먹는 과일입니다. 후숙이 잘된 키위는 높은 단맛과 풍부한 과즙을 자랑합니다. 잡았을 때 말랑말랑한 느낌이 든다면 구매 후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거죠. 단단한 것보다 말랑한 것이 후숙이 잘된 키위입니다. 후숙이 잘되면 껍질이 쭈글쭈글하지 않고 탄력 있습니다. 만약 껍질이 주름져 있다면 이미 과일의 수분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뜻이므로 피하는 게 좋습니다.
키위를 보관할 때는 언제 키위를 먹을 것인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보관하고 싶다면 0도에 가까운 낮은 온도에 두면 키위가 익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후숙이 다 된 말랑한 키위를 구매해 바로 먹을 경우에는 상온에 보관해도 괜찮습니다. 조금 늦게 먹을 경우에는 냉장고에 넣어두시면 4~7일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키위를 그냥 보관하면 냉장고에 키위 털이 날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키위는 씻어서 말린 다음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는 후숙이 안 된 단단한 키위가 판매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플라스틱 통에 담겨있어 말랑한지 확인하지 못하고 단단한 키위를 구매했다면 집에서 후숙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사과는 ‘에틸렌’이라는 물질을 많이 분출하는데요. 이 성분은 함께 보관하는 과일을 부패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단단한 키위를 사과와 함께 상온에 보관하면 후숙이 빨리 진행될 수 있죠. 먹기 좋은 키위가 될 때까지 그렇게 보관하면 됩니다. 이때 키위를 보관 중인 비닐을 열어 키위가 호흡하도록 해주세요. 그렇게 후숙을 도울 수 있습니다.
‘키위 사촌’ 중간 교잡 다래 나왔다!
농촌진흥청,껍질째 먹는 3품종 개발
농촌진흥청은 2월 3일,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종간 교잡 다래’ 3품종을 소개했습니다. ‘다래’는 국내 자생종 과일로 ‘맛이 달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성인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작은 크기인데요. 껍질에 털이 없어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고 보급 중인 종간 교잡 다래는 기존 다래보다 2배 이상 크고 털이 없습니다. 껍질의 털이 많아 깎아 먹어야 하는 키위의 번거로움을 보완했죠. 그렇게 탄생한 대표 품종 3가지를 소개합니다.
1. 녹가
녹가는 2017년 품종 출원한 키위입니다. 무게는 44g으로 다래보다 2~3배 크며 당도는 15.7브릭스입니다. 국내에서 흔히 먹는 새콤달콤한 설향 딸기가 11~12브릭스인 것을 생각하면 당도가 높은 편이죠. 이 품종은 국내 남부 해안가나 제주지역에서 재배합니다.
2. 그린몰
그린몰은 2018년 품종 출원했습니다. 무게는 33g으로 다래보다 2배 크지만 녹가보다는 작습니다. 당도는 16.9브릭스로 상대적으로 높은 단맛을 자랑합니다.
3. 스키니그린
2009년 품종 출원한 스키니그린은 과일 무게 20g으로 세 품종 중에 가장 가볍고 작습니다. 하지만 당도는 17~18브릭스로 가장 높습니다. 남부 해안가나 제주에서 재배하는 녹가, 그린몰과 달리 내한성이 우수해 대한민국 전역에서 재배할 수 있습니다.
녹가와 그린몰은 2021년 품종 보호 등록을 마친 뒤 일반 묘목 업체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스키니그린은 신품종 이용 촉진 사업으로 강원지역에만 보급 중입니다. 세 품종은 3월에 묘목을 심으면 2~3년 뒤부터 수확할 수 있습니다.
껍질까지 몸에 좋은 키위도 간편하게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날이 몇 년 안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 너무 좋을 것 같네요. 신품종 키위뿐만 아니라 맛있는 키위 구매하는 방법 및 보관법도 알려드렸으니 키위를 드신다면 오늘 내용 잘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더농부 인턴 박의진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키위, 토종 다래 장점만 닮았네 ‘작은 키위’ 삼총사>
더농부 TV, <씻고 나서 껍질째 먹어도 되는 ㅇㅇ키위가 있다?! (농촌진흥청 질문맛집 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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