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키우기’ 들어보셨나요? 대파는 화분에 심어 놓고 물만 주면 아무리 잘라도 불사신처럼 다시 자랍니다. 도시민 사이에서는 ‘무한 대파’라며 대파 값이 오를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추도 대파처럼 재생력이 좋은 식물인데요.
부추를 한 번 심으면 무려 4~5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계속 부추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밭을 갈거나 다시 씨를 뿌릴 필요 없이 수확하고 다시 자라고, 수확하고 다시 자라는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부추는 4월부터 10월까지 약 7달 동안 수확할 수 있습니다. 한 해의 절반이 넘는 기간이죠. 횟수로 따지면 한 해에 8~9번 정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효자 작물이 또 있을까요!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부추를 연중무휴 생산할 수는 없습니다. 부추도 추운 겨울이 오면 겨울잠을 자야 하거든요. 그래서 11월부터 3월 전까지는 부추를 키우는 농민도 한숨 돌리며 봄을 준비합니다.
부추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 추위를 견디면서 땅의 기운을 흠뻑 흡수합니다. 이후 언 땅을 뚫고 3월에 처음으로 고개를 내미는 새순은 1년 동안 수확하는 부추 중 맛과 영양이 가장 좋습니다.
인삼이나 녹용보다 좋아 사위도 안 준다는 첫 부추. 처음 자른 부추라는 뜻에서 보통 ‘초벌 부추’라고 부릅니다. 다른 시기에 수확하는 부추보다 향이 훨씬 진하고 단맛도 더 강합니다. 식감은 새순답게 연해서 먹기 좋습니다.
초벌 부추는 일반 부추랑 생김새도 다릅니다. 일반 부추는 끝 모양이 뾰족하고 전체적으로 초록빛을 띠는데요. 초벌 부추는 끝 모양이 둥글고 뿌리와 가까운 줄기 부분이 붉은빛을 띱니다. 이 붉은 부분이 핵심이므로 자르지 말고 흙만 씻어 먹으면 좋습니다.
초벌 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길이가 훨씬 짧고 두께도 얇지만 딱 한 철만 조금 나오는 귀한 몸이기 때문에 훨씬 비쌉니다. 일반 부추의 2~3배 정도 되는 높은 몸값을 자랑하죠.
비타민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분을 품고 있는 부추. 특히 간 건강에 좋아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새 계절을 맞이하는 우리 몸에 새 생명의 기운을 가득 담은 초벌 부추를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MS투데이, <연매출 1억5000만원 효자··· 부추를 아십니까>
경북일보, <쓰린 속 달래고 기력 떨어질 때 부추가 제격>
경남일보, <김해 대표농산물 ‘대동 초벌부추‘ 봄수확 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