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농부 에디터는 ‘단짠’ 조합을 좋아합니다. 여기에 바삭한 식감까지 더해진다면? 입 안에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축제가 열리겠죠. 군침이 싹 돌던 찰나에 눈에 띈 동생에게 김부각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 다시마튀각을 사 왔네요. “이건 튀각이잖아!”라는 외침에 돌아오는 볼멘소리. “그게 그거 아니야?”
어떻게 부각과 튀각도 구분 못 하냐며 면박을 주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둘 사이 차이점이 뭔지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해조류나 채소 등을 주재료로 쓴다는 점, 재료를 기름에 튀겨서 소금과 설탕으로 맛을 낸다는 점이 모두 같은데요. 부각과 튀각은 무엇이 다를까요?
튀각은 만드는 방법이 간단합니다. 물기 없는 재료를 적당한 온도로 맞춰진 기름에 넣고 튀긴 다음 설탕과 소금을 기호에 맞게 뿌려주면 끝입니다. 옛날엔 튀김 과정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해야 했지만, 요즘은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하면 튀각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름도 필요 없죠.
부각 만드는 방법은 복잡합니다. 부각은 김, 고추 같은 주재료에 찹쌀 풀이나 밀가루를 묻혀서 튀긴 음식입니다. 이때 찹쌀 풀이나 밀가루에 채소, 해산물, 육류 등 다양한 재료로 끓인 육수를 섞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깊은 감칠맛을 더할 수 있죠. 육수를 내지 않고 원물 그대로 갈아서 만든 가루를 섞기도 합니다.
찹쌀 풀을 곱게 만들지 않고 밥알 형태가 느껴질 정도로 되직하게 만들면 식감이 더 살아있는 부각이 됩니다. 깨도 솔솔 뿌려주면 오독오독 씹는 재미와 풍미를 더할 수 있죠. 부각은 이처럼 주재료에 어떤 부재료를 바르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과 식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맛있는 옷을 온 몸에 바른 부각은 무척 촉촉합니다. 이 때 바로 기름에 풍덩 넣어버리면 온 바닥이 기름 바다가 되겠죠? 그래서 부각은 튀기기 전에 반드시 건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건조하는 동안 숙성 작용도 일어나므로 부각은 시간을 품고 맛이 더 깊어집니다.
건조 후 주재료와 부재료가 한 몸으로 말라붙으면 드디어 기름에 넣을 차례입니다. 여기부터는 튀각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부각이 이렇게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음식이었다니, 놀랍죠? 기름이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 바치는 진상품이었다고 합니다.
귀한 음식이었지만 임금님만 드실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내륙‧산지 지역 주민은 해산물을 오래 두고 먹기 위해 부각으로 만들었죠. 속세를 등지고 산속에서 제한된 음식만 먹었던 스님에게는 부족한 열량과 지방을 보충할 수 있는 중요한 음식이었습니다.
이제 부각과 튀각의 차이를 아시겠나요? 부각과 튀각은 모두 밥반찬으로 시작된 전통 음식이지만 오늘날에는 다양한 재료와 만나 간식으로서 더 사랑받고 있습니다. 맛도 아주 다양한데요, 심지어 불닭 맛 부각과 튀각도 있습니다. 오늘 간식으로 바삭한 부각이나 튀각, 어떠세요?
더농부 인턴 방정은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나수연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천지일보, <[지역명물] ‘바스락 바스락’ 씹히는 그 맛, 남원 부각에 빠지다>
경남도민일보, <해산물로 읽는 우리네 식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