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위 뒹굴뒹굴 은행 열매, 먹어도 괜찮을까?




길에 노란 양탄자가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을 햇살 아래 샛노랗게 빛나는 은행 잎들을 보고 있자면, 어쩐지 마음도 명랑해집니다.
아름답긴 하지만 위험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은행잎 사이사이 지뢰처럼 깔린 은행 열매때문입니다.
잘못 밟아 터지기라도 하면 온종일 고약한 냄새가 따라다니죠.
 
냄새로 무시하기엔 맛있는 먹거리입니다. 은행 열매는 작지만 영양성분 구성이 알찹니다. ‘장코플라톤이라는 성분이 있어 원활한 혈액 순환을 도와주기도 하죠. 고소한 맛도 매력적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그냥 지나치면 아쉬운 이유입니다.
 
가을만 되면 길거리에 널리는 은행 열매,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을까요? 조건부로 가능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열매만 주워갈 수 있습니다. 가로수는 해당 지역구 재산입니다. 열매를 따기 위해 나무를 흔들거나 가지를 부러뜨리면 법적으로 처벌 받습니다.
 
한 가지는 조심해야 합니다. 은행 껍질 속 독성물질입니다. 은행 껍질엔 빌로볼은행산이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껍질을 맨손으로 만지고 눈을 비비면, 해당 성분이 눈으로 들어가 독성 각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환자 사례도 있습니다. 해당 환자는 은행 열매를 만지고 눈 주변을 비볐다고 합니다. 이후 일주일간 심한 통증과 시력 저하를 겪었죠. 눈에서 끈적이는 점액질 분비물이 나오는 독성물질 반응도 있었습니다.
 
은행을 만질 땐 장갑을 껴야 합니다. 손질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득이하게 맨손으로 만졌다면 빠르게 씻어야겠죠. 열매에도 적은 양이지만 독소가 들어있습니다. 반드시 익히고, 많은 양을 한 번에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성인은 하루 10개 이하, 어린이는 2~3개가 적당합니다.
 
안전성은 어떨까요? 차도 옆에서 매연을 마신 은행 열매가 미심쩍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매년 보건환경연구원에 은행 열매 안전 검사를 맡긴다고 합니다. 중금속 오염도 조사 결과, 지금까지 기준치를 넘긴 적은 없다고 합니다.
 
앞으로 도로변에서 은행 열매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20229, 서울 25개 자치구는 한 달여간 열매를 미리 수확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은행 악취를 방지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은행나무에 열매 수집 망을 설치하고, 일부 자치구는 진동수확기까지 도입했습니다.
 
수확한 은행은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증합니다. 연구원에 중금속 검사를 의뢰해 안전성이 확인된 열매만 기부한다고 합니다. 이미 떨어진 열매로 불편이 있다면 은행 열매 수거 즉시처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서울시 응답소(120) 또는 각 자치구(공원녹지과, 푸른도시과)에 전화하면 24시간 안에 처리되죠.
 
도로에서 은행 열매가 사라지기 전에 몇 알 주워보는 건 어떨까요. 맨손으로 만지지 않기, 반드시 익혀 속껍질 벗기기, 많이 먹지 않기. 세 가지만 기억하면 은행 열매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겠습니다.





더농부 인턴 신유정
제작 총괄 : 더농부 에디터 박상익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헬스조선, <길바닥에 떨어진 은행 만지면 안 되는 이유>
서울시 보도자료, <가로수 은행나무 악취 이제 그만!서울시, 은행 열매 조기 채취에 총력>